기자회견문 [전문]

 5·18민중항쟁 진상규명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확실히 밝혀야 정확한 진상이 규명된다.

1. 1980년 5월 잔인한 폭력과 학살은 정예로 훈련된 군인들에 의해 자행되었으며 군사작전의 권한과 지휘권은 미국에 있었다.

기획과 실행, 종료, 그리고 사후보고와 책임까지 군사작전의 모든 것은 지휘권에 복속되며 지휘에 의거하지 않는 군사작전이란 없다.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2. 이런 이유로 1989년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미국의 개입과 역할, 그리고 책임을 밝히고자 48개 달하는 질문을 미국 정부에 보냈으나 돌아온 답변은 “1980년 그 불안한 시기에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그리고 시민들에 대한 군사작전을 견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5.18행사위원회 제공
ⓒ5.18행사위원회 제공

같은 기간 동안 한국군의 어떤 부대도 미국의 통제 하에 있지 않았다. 미국은 특전사가 광주에 배치된 사실을 사전에 몰랐으며, 그들이 광주에서 취한 행동에 대한 책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나고 있다. 
오랜 시간 은폐되고 속여왔던 미국 정부의 5‧18에 대한 방조와 개입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탐사 전문기자인 팀 셔록의 이른바 ‘체로키 파일’, 미군 501정보여단 요원이었던 김용장씨의 증언, 용기있는 연구자들과 한국언론들의 집요한 탐사로 미국의 음흉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5·18 진상규명을 은폐, 방해하고 한국국민을 속이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미국에 당당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3. 충격적인 사실은 1980년 5월 22일 바로 오늘, 미국정부는 ‘백악관 정책검토위원회’를 통해 1)광주에 한국군 20사단 추가 투입을 허용하고, 2)정찰과 경보기 2대를 일본기지에서 출동, 항공모함 함대를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파견하는 ‘광주의 위기상황에서 구체적인 미군의 한반도 증파계획’이 확인되었다.

80년 5월 25일 미국의 항공모함이 부산으로 파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계엄군의 외곽 포위로 완전히 고립된 광주시민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과 공포 속에서도 미국만큼은 광주를 지켜 줄 것이라는 간절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 희망은 미국의 암묵적 승인을 받은 계엄군이 도청에 진입하며 처참하게 꺾이고 말았다. ‘백악관 정책검토위원회’ 결정의 속내는 ‘신군부가 무력을 유능하게 사용했다’라고 전두환을 지지한 발언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미국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낯낯이 밝혀야 한다.  

4.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오월항쟁의 염원을 완성해 가는데서도 매우 중요하게 나서고 있다.

 5·18민중항쟁의 역사적, 구조적 근원은 분단이었음을 우리는 정의의 저항과 민주화의 재단에 바친 피의 교훈으로 깨달았다.

분단의 사슬을 끊어야만 다시는 학살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민중의 자유와 권리가 신장된다는 각성으로부터 80년 광주공동체를 민족공동체로 확대, 승화시키는 것, 즉,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이루는 것이 오월정신의 참다운 계승이라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역사적인 4.27공동선언과, 9.19평양합의는 남과 북, 우리민족이 하나되는 평화와 번영의 기념비적 이정표를 세웠고 드디어 분단의 근원을 없에고 통일로 가는 서막을 열었다.

그러나 4.27공동선언과 9.19평양합의는 여전히 군사지휘권과 전시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장벽이 되고 있다. 오월의 과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미래도 우리의 바램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5·18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확실히 묻는 것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청산하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 미국 정부는 5·18 관련 원본자료 일체를 공개하고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라.
- 정부와 국회는 미국의 역할과 책임규명에 책임있게 나서라.
- 5.18 진상규명에 미국의 역할과 책임규명을 포함하라.
- 미국의 책임규명으로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하자.

2020. 5. 22.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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