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정치놀음으로 전락한 광주형 일자리 불참, 협약파기 선언!

-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먼저 파기한 이용섭시장 비판
- 중소기업과 하청노동자도 함께 살자, 상생방안 강구하라

- 자격미달(보은인사?)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 물러나야
- 광주 400억, 경상도 수천억, 지역균형발전차원에서 바로잡아야
- 청년의 미래와 지역발전 위해 시민사회와 민주노총에 공동대응 호소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늘 정의로운 광주시민여러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온 국민이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도 이러한 상황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어떠한 역할이라도 다하겠다는 것을 밝힙니다.

이처럼 비상한 시기임에도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광주시와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잘못된 정책과 사업을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광주시민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지역 노동계는 지난 6여 년 동안 광주광역시(이하 광주시)와 함께한 광주형 일자리사업 참여중단과 협약파기를 공식선언합니다. 광주시 이용섭시장이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먼저 파기했기 때문입니다. 이용섭시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광주광역시는 지난 2014년부터 노⋅사⋅민⋅정의 사회적 대화와 상생협력이야말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창출’ 정책을 추진해왔다... 광주광역시와 협의회는 다음과 같이 노사상생발전을 추진하고 투자자는 이에 동의한다.

- 다음 -

1... 2... 3... 4... 5... 6. 협의회는 동 협정서가 그 내용에 따라 유효하게 이행되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적극 참여하는 지역 공동 협조체계를 확보, 유지한다.

위 노사상생발전 협정서에 명시되어 있듯이, 현대차와의 투자협정조건은 ‘사회적 대화와 상생협력’이고 이를 전문에 못 박고 있습니다. 또한 협정서 이행을 위한 지역공동협조체계를 확보,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집과 독선, 비밀협상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광주시는 2019년 1월30일 광주노사민정협의회에서 체결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스스로 파기하고 투명하지 못한 협상, 공정하지 못한 거래, 비상식적인 인사를 추진하였습니다. 사회적 대화와 노사상생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노동을 천대시하고 대상화하는 개발독재시대의 행정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에 노동계는 광주시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추진과정과 정치놀음으로 전락한 상생형 일자리의 부끄러운 실상을 알리고, 예견되는 광주시의 재정파탄과 고용참사를 시민여러분께서 나서서 막아주실 것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일자리를 간절히 바라는 지역민의 열망이 어떻게 왜곡되는지 사례를 통해 우선 실상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시민 현혹ㆍ부풀리기, 광주시 이용섭시장의 투자유치 실상]

- ‘이용섭 시장, 오스트리아 영산그룹과 투자협약 체결, 광주에 250억 원 투자…자동차 첨단부품 제조공장 신설’ (2019/06/16일자 보도)

- ‘광주시 강운태 시장, 오스트리아 영산그룹과 1천만불 투자협약 체결’ (2012/07/23일자 보도)

 

광주시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사실을 알아보니 강운태 전 시장이 7년 전 체결한 내용과 사실상 같습니다. 장소까지 같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약속대로라면 올해부터 광주에 첨단부품공장을 건립하고 200명을 고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뻥협약’아닌가요? 아니라면 채용계획을 발표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무릎 꿇고 시민들께 사과해야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늘 정의로운 광주시민여러분.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려면 시민 모두가 내 일처럼 나서야 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는 시장의 철학과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괘도를 이탈하고 좌초위기에 내몰린 가장 큰 책임은 이용섭 시장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문제는 이렇습니다.

첫째, ‘밀실협상⋅ 몰래 합의’ 전말을 공개하십시오.

한국노총 광주본부가 2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협정 파기와 참여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광주인
한국노총 광주본부가 2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협정 파기와 참여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광주인

기업의 이익보다 광주시민의 이익이 우선입니다. 밀실협상도 문제이지만 합의문을 지금까지도 감추고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용섭시장이 꽁꽁 감추고 있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현대차에 의지하는 광주시의 무능과 전략부재 탓 입니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전략에 말려 꼭두각시가 되었습니다.

감추면 궁금증을 자아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입니다. 현대차는 이것을 노리고 공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지역사회의 갈등을 부추겨 비용부담을 키운 다음 이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다른 이익을 취하는 전형적인 나쁜 거래 수법입니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현대차의 속내를 알려주며 광주시가 협상을 공개적으로 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지금까지 묵살되었고 이로 인한 갈등과 불신만 증폭되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를 설계하고 30여 년 간 현대차와 협상을 추진하여 현대차를 가장 잘 알고, 그래서 현대차에서 가장 기피할 수밖에 없는 전문가를 왕따 시키고, 협상의 기본도 모르는 시장과 부시장, 국장들이 협상을 주도하면서 지역사회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것입니다.

자동차제조는 물론이고 노사관계에 백지상태인 사람들의 정보와 판단은 오직 현대차의 말뿐이었습니다. 광주시는 지금이라도 협약서를 공개하고 향후계획에 대해 광주시민께 보고하고 묻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해야 합니다. 광주시는 협정서에 명시된 사회적 대화를 위반하고 있습니다.

이용섭시장 개인 돈이 아닌,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공장이다.

시민사회에서도 합의서 공개요구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용섭시장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만 반복해왔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용섭시장 개인 돈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광주시민의 세금이 들어간 것입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이용섭시장께 다시 묻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일에 시민이 몰라도 되는 것입니까?

끝까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 향후 적자발생 또는 파산 시 형⋅민사상 법적책임을 이용섭시장 개인으로 명문화하고 이것만이라도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광주시민이 원하는 것은 좋은 일자리이지, 누군가의 이익이 과도하게 보장되는 불공정한 밀실협상이 아닙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광주시민의 바람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라는 것이지 감추면서 몰래 추진하는 불공정한 일자리협상이 아닙니다.
 

둘째, 자동차기업은 자동차를 잘 알고 광주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임원이 되어야 합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임원들은 비전문가입니다. 자격미달입니다. 대표이사는 배임⋅횡령으로 유죄까지 받았던 사람입니다. 광주시는 사회적 대화를 쓰레기통에 쑤셔 넣었고, 시민의 의사 따위는 뭉개고 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11월7일 KBS보도에 따르면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이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53.3%)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18.3%)의 두 배가 훨씬 넘습니다.

시민다수가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입니다. 고집부릴 일이 아닙니다. 이용섭시장은 잘못된 인사에 대해 광주시민께 사과하고 전직시장과 퇴직공무원이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즉각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광주시민의 세금으로 왜 이들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합니까? ‘시장선거에서 도움 받아서 그랬다’느니, ‘재선을 노리고 인사를 했다’는 등의 부정적인 말들이 많이 떠돌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실력으로 가야할 자리를 불공정하게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경험도, 전문성도, 시민의 지지도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장과 경영본부장에 앉았을까요? 정말 이용섭시장과 가깝지 않은데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는 말을 믿을 시민이 있을까요? 이용섭시장이 여러 차례 얘기한 대로 시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주주들이 결정한 것이라는 말을 믿어야 할까요?
 

주주총회 하루 전, 광주시에서 이사자격 기준 바꾸고 1명만 추천토록 지시
 

우리가 상황을 파악해봤습니다. 작년 8월 20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선임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전날인 19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이사3명을 추천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때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고 다음날인 20일 오전 다시 회의를 개최합니다. 그리고는 대표이사만 추천을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격기준이 바뀝니다. 자격기준을 바꾼 것도 광주시 간부가, 이사 3인이 아닌 대표이사만 추천하도록 한 것도 광주시 간부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광주시에서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용섭시장이 모른다고 하면 됩니까?

그 뒤 이용섭시장은 이사 3인이 아닌 1인만 추천한 배경에 대해 나머지 2인은 자동차전문가가 선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문가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결국 이사선임은 소문처럼 누구와 가깝거나 현대차에서 잘려나간 사람 일자리 만들어준 것뿐입니다.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시장과 가깝다는 것만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가까운지 그 반대인지 잘 모릅니다. 더 큰 문제는 누가 봐도 전문성이 없고 자격미달이라는 것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자동차기업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기업운영을 맡긴다는 것은 자동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현대차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임원명단을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망하겠네”라고 했습니다.

지역청년들의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잘못된 인사에 대해 시민이 반대하는데도 독불장군처럼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면 대다수 시민은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대차 추천임원이 수천억 원 공사비와 부품단가 결정, 사실상 셀프
 

셋째, 공사업체선정과 자금사용이 투명해야 합니다.

이용섭시장은 공사업체선정 및 자금과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이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기업경영 문외한인 전직시장과 자동차제조에 대해 전혀 모르는 현대차 퇴직자(대관담당)가 무엇을 알아서 할 것이며, 기업경영과 고용담당업무를 해본 경험이 없는 퇴직 공무원이 공사⋅채용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와 관계된 그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한 것이 시민의 불만을 잠재우고 노동계를 압박하기 위한 보도자료 말고 또 있나요?

이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수천억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향후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 현대차와 위탁단가를 협상하고 거래할 책임자인 재경담당임원은 현대차 부장을 현대차에서 그만두게 하고 셀프인사로 앉혔습니다. 이쯤 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신생기업은 인재선발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임원의 전문성이 결여되어 고작해야 현대차가 시키는 대로 하거나, 채용마저 아웃소싱 할 수밖에 없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월급은 받아가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시민들이 동의할 수 없습니다. 총체적으로 비정상적이고 한심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사실조차도 이용섭시장이 모르고 있다면 직무유기이고 알고도 방관한다면 직권남용입니다.

노동계는 작년 9월,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설과 설비는 최신식으로 하되 공사대금은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생산제품경쟁력도 생기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공사 후 잡음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공사입니다. 그 중 광주시민의 세금이 가장 많이 들어갑니다. 또한 일반적인 기업이 아닙니다. 현대차가 현대차 공장을 짓는다면 이런 요구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넷째, 약속대로 원⋅하청 상생방안과 주거⋅교육⋅의료 등 공동복지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이용섭시장은 노사민정이 처음 약속한 대로 원⋅하청상생방안 마련과 빛그린 산단 내 주거와 교육, 의료가 가능하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기반시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합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임금을 받더라도 공동복지를 통해 결코 적은 임금이 되지 않도록 뒷받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열악한 협력사 노동자들의 임금을 끌어올림으로서 격차를 축소한다는 공동체 정신으로 추진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적정임금을 통한 이윤은 현대차가 챙겨가고, 협력사 노동자들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공정하지 못한 거래입니다. 약속위반을 떠나 도둑놈 심보입니다.

적정임금은 대기업 더 배불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같이 나누는 연대임금입니다. 중소기업노동자와 하청노동자도 함께 살아야 합니다.
 

임금 깍아 대기업 배불리고, 주거용 땅 한 평도 구입하지 않고 계획도 없어
 

빛그린 산단 내 주택지원 정책도 수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수년 전 계획이 지금도 계획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나중에 중앙정부지원으로 추진하겠다는 말뿐입니다.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통근버스 이동 시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 북구를 비롯해 여기 저기 남아 있는 영구임대주택이나 행복주택을 안내하고 임대료를 지원하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는 기초생활수습자 등 저소득층이나 주거취약계층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공동주거는 일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단지조성을 통해 사회안전망 확대, 자존감성취와 공동체의식함양이라는 공간적 사고의 중요성에 기반 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이용섭시장의 철학과는 맞지 않을 수 있고, 노동자들은 이것이라도 감지덕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과 노동에 대한 천박한 사고로 애초의 취지를 완전히 구겨버린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생존을 위한 정책이지 연애⋅결혼⋅출산포기라는 사회적 문제해결과 더 나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죽지 않을 만큼 일하고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던 70년대 노동환경을 당연히 여기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말로는 시간이 없어 그런다고 하지만 의지가 없는 것입니다. 이용섭시장의 임기가 2년이 다되어가는데도 현재까지 빛그린 산단 내 단 한 평의 부지도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부지확보계획도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

빛그린 산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죽도록 일하고 파김치가 되어 퇴근하면, 한 시간 동안이나 버스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 상생입니까. 광주에서 30-40분 떨어진 농공단지쯤으로 생각하니 주거공간을 뿔뿔이 흩어놓고 학교나 병원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없는 것입니다.

다섯째, 이용섭시장이 약속한 1만2천 개 일자리 창출 계획은 무엇입니까?

이용섭시장은 현대차 투자를 통해 1만 2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했습니다. 떠나갔던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광주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약속한 1만2천 개 중 1만1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1천명 외에 어디서 1만1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 지는지 세부적인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일자리 창출 광주는 1천개, 1만 1천개는 경기도와 영남에 쏠릴 듯
 

광주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부품은 광주의 중소기업들이 납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는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채용계획이 없습니다.

경기도와 충청도, 경상도에서 생산하는 부품이 들어오니 그쪽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지만 우리 지역에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아직 생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서둘러 현대차와의 불공정한 협상을 다시 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용섭시장이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민의 뜻을 받들어 시정하면 상황은 좋아지겠지만 현재까지 지켜본 노동계의 판단은 회의적입니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이용섭시장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닙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 현황을 재점검한 후 대책을 다시 세워 광주형 일자리가 제대로 추진되고 안착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는 광주형 일자리에서 출발합니다. 상생형 일자리는 산업⋅노사관계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에 나갔던 기업들이 돌아오고 또 새로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본래의 정신과 의미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혁신은 실종되었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일자리도 아닙니다. 돌아올 기업도 없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성과에 눈이 어두워 기업들의 최대이익을 보장해주며 세금을 퍼붓는 일자리, 특정지역에 집중된 투자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추진되는 일자리가 이전과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 혁신이라는 말은 부끄러워졌고, 광주형 일자리라는 화려한 명성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 미사여구만 넘쳐날 뿐 실속 없는 빈껍데기가 되었습니다.
 

광주 400억, 부산/울산/구미에는 수천억 원 투자, 균형발전차원 바로잡아야
 

광주에는 대기업이 고작 400억 원 투자에 그친 반면 부산, 울산, 구미에는 수천억 원씩의 대기업투자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정부의 지원도 이어질 것입니다. 상생형 일자리 성공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더 늦기 전에, 세밀한 점검과 대대적이고 혁신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밀실협상, 몰래 합의’, 자격미달 경영진, 천문학적인 공사대금 집행의 투명성 재고, 특정기업 밀어주기 의혹, 지역차별 투자, 상생포기 등 사업의 총체적 부실과 문제점이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이용섭시장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매번 ‘노동계와 대화하고 설득하겠다’는 생뚱맞은 언론플레이용 답변을 반복하며 어물쩍 넘어갔습니다. 상생은 파기하고 최근에는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합니다. 노동자는 시민이 아닙니까. 이용섭시장이 문재인정부와 철학이 다를 수 있고, 노동계가 미워 보일 수 있지만 불통과 오기로 사업까지 망치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와 지역노동계는 현대차의 이익과 정치인들의 출세를 위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홍보성사업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우리의 충정을 무시하고 무대포식의 사업추진이 이대로 지속되면 향후 기업파산과 노동자의 실직으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광주시 재정은 파탄 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용섭시장과 광주글로벌모터스 이사진, 그리고 광주형 일자리를 팔아 정치적으로 재미를 본 위정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늘 정의로운 광주시민여러분.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지역노동계가 광주형 일자리에 참여한 이유는 ‘양극화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6년 전, 민선6기 광주시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제안할 때만 하더라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행정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이 일의 책임자가 민주노총 출신이라는 점도 정서적으로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같은 노동자이지만 그만큼 교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노동조합도 감히 해결하지 못한 일을 광주시가 척척 추진하는 것을 보며 관심이 높아졌고, 초지일관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자의 자존감을 중요시 하는 태도를 보며 닫힌 문을 활짝 열 수 있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사업은 전광석화처럼 추진되었습니다. 시장 방침 한 달 만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을 추진했고, 청소년노동인권보호와 노동조합 조직화 사업 등 노동존중의 노동정책을 초지일관 거침없이 추진하였습니다.

이러한 것은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소위 진보정당 소속 단체장들도 하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행정기관이 노동조합을 대하던 태도와 완전히 다른 모습에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지역 노동계도 크고 작은 소통을 활발하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과 광주시는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되었습니다. 광주시민 대다수가 노동자이듯이, 광주시 행정의 주요정책과 책임자도 노동과 노동자가 중심에 있었습니다. 광주시는 노동과의 협치를 선언했고 노동자출신이 경제부시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양극화와 좋은 일자리 부족이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높고 낮음이 없는 ‘공정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노와 사, 그리고 행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뜻을 모으고 지혜를 만드는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라는 사회적 대화 기구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노/사/민/정이 모인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핵심이라고 하는 이른바 4대의제에 합의하였습니다. 적정임금과 적정노동시간, 원하청 상생, 노사책임경영입니다.

적정한 임금과 적정한 노동시간을 보장받고, 여기에 주거, 교육, 문화 등 기업복지를 지역복지로 돌려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며, 대공장과 중소공장 노동자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경영자가 부당하게 불이익 받지 않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였습니다.

노사가 불필요한 담합과 소모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책임과 권한을 함께 함으로써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과 동시에 기업경쟁력 도모로 지속성을 담보하는 ‘노동존중 사회통합일자리’ 창출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정착되면 산업이 낙후된 광주에도 기업이 들어서게 되어 지역의 청년들이 타 지역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게 되어 국내에 수많은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나 사업할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사각지대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도 함께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됩니다. 여성과 장애인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부당한 차별도 사라집니다.

광주의 성공을 전국으로 확대해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의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러한 큰 구상과 실행계획을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담아 정치민주화를 선도한 도시 광주에서 광주시와 노동계가 함께 손을 맞잡고 경제민주화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것입니다.

민선6기와 7기의 노동행정은 잘 꾸며진 전원주택과 퀴퀴한 반지하의 차이

하지만 이용섭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사회적 대화기구인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는 일방적으로 해체되었습니다. 존립근거인 조례마저 폐지시켜버렸습니다.

위원들과 단 한 차례의 상의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노동계와 광주시는 ‘우리’라는 틀이 깨지게 되었고 갈등하고 투쟁해야 하는 불신과 대립의 관계로 악화되었습니다. 시장 한 사람이 바뀌니 모든 게 달라진 것입니다.

광주시와 현대차 간 밀실투자협상 이후 노동자와 광주시민은 필요할 때만 동원되는 들러리가 되었습니다. 광주시와 현대차 간 ‘밀실 협상, 몰래 합의’는 일정, 장소, 과정, 내용 모두 서너 사람만 아는 비밀입니다.

광주시민의 세금이 가장 많이 들어가고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광주시가 감추다보니 지금 이 시간까지 투자협상 내용이 광주시에 불리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아는 시민이 없습니다.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라는 이름이 부끄럽게도 광주시 이용섭시장의 비민주적 불통행정이 이어진 탓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지켜본 광주시와 현대차의 관계는 지극히 비정상적입니다. 광주시가 전문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처럼 늘 현대차의 눈치만 보며, 현대차의 말이라면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알아야겠습니다.

금고지기는 현대차 셀프인사, 곳간 문 통째로 열어줘

5754억 원짜리 공장 짓는데 겨우 400억 원 투자하고 공사 맡아 수익을 남기고, 향후 기업이 흥하면 이익을 챙겨가고 망하면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 이것은 특혜 말고 설명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금고 열쇠마저 현대차 셀프인사 임원에게 맡긴다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현대차 외에도 수많은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릴만한데도 유독 현대차만을 고집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은 알권리가 있습니다. 밝히지 못할 비밀이 있다면 그것을 우리는 밝혀내야 하겠습니다.

이것을 지적하고 시정하라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와 노동계의 요구를 광주시는 묵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비정상적인 기업과 경영진 구성이 존재한 사례가 없습니다. 이러다 큰 사고가 납니다.

자랑스러운 도시 광주에서 4대강 공사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자격미달 임원이 하루빨리 물러나고, 공사는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과 늘 정의로운 광주시민께 호소합니다.

우리는 일자리를 필요로 합니다.

그 일자리는 지속가능한 일자리이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졌다가 금세 없어지는 정치⋅선거용일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자리가 정치적 이해관계가 중심이 되면 그 일자리는 바닷물에 씻겨나가는 모레 위에 쓴 글씨에 다름 아닙니다.

아무리 그럴싸한 일자리를 만든다한들 사라지는 건 순간이고 그 책임은 시민에게 전가됩니다. 특히 당해 노동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습니다.

그러므로 일자리를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대기업의 이익과 정치인들의 성공을 위한, 그리고 이들과 밀착관계인 중심의 일자리 창출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현재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좋은 일자리가 절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일자리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는 일은 같은데 지나치게 격차가 큰 일자리는 사회적 불신과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이익이 많은 기업은 이익이 적은 기업에게 이익금을 나누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자는 임금이 낮은 노동자에게 연대임금이 적용되도록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터에서 노사가 담합과 갈등에서 벗어나 상생과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넘어 원⋅하청 간의 상생과 연대,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연대는 따뜻한 포용사회로 가는 유일한 통로이자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에 ‘함께 사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중소기업과 하청노동자도 함께 살아야합니다. 조직된 노동과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위정자들을 심판하고, 잘못된 일자리 정책을 바로잡아 상생과 연대의 일자리가 되도록 행동에 나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청년의 미래와 지역발전을 위해 민주노총도 함께 하자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에도 간곡히 요청합니다.

여러분도 피부로 느끼시겠지만 좋은 일자리 창출은 절실하고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우리가 양극화해소와 격차 없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분의 생각과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접근방식의 차이가 있다 보니 이견이 있었습니다. 할 말도 많을 것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반대하고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선동과 구호로는 한계가 명백합니다.

지금은 비상 상황입니다. 평가는 얼마든지 나중에 할 수 있습니다. 대화도 좋고 토론도 환영합니다. 필요하다면 원하는 시기와 방식을 전부 위임하겠습니다.

우리도 분명 부족함이 있었기에 이에 대해 비판을 한다면 얼마든지 수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판하고 경쟁하는 데에 역량이 소모되어서는 안 됩니다. 광주시민의 권리와 좋은 일자리 창출,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를 위해 힘을 모을 때입니다.

이용섭시장의 잘못된 노동관과 현대차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사업추진을 노동계가 함께 나서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금 만들어지는 기업은 현대차는 소액투자만 하는 기업일 뿐, 시민의 세금과 빚으로 지어지는 공장입니다. 더군다나 경영진은 경험과 전문성이 없고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관하면 돈의 향연이 끝나고 빚의 잔치가 시작되는 날 우리는, 땅을 치며 통한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후일, 재벌의 이익과 개인의 출세를 위한 위선과 거짓을 심판한다한들 때는 늦어, 금전적 피해와 사회적 상처는 온전히 광주시민이 지게 됩니다.

우리끼리 선명성 경쟁 따위를 할 시간이 없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서로 힘을 합합시다. 힘을 합하면 이용섭시장의 불통과 비민주적 행정을 얼마든지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일에 노동조합의 역할이 절실할 때입니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가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4. 2.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 광주형 일자리에 함께한 지역노동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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