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종 선대본 해단식 송별사 [전문] 

승리는 빼앗겼지만 꿈은 뺏길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이번 총선과 관련한 걸음을 멈춥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저와 길을 동행해주신 모든 분들께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계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한 분 한 분 잊지 않겠습니다.

박시종 민주당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
박시종 민주당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

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정치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건 김대중 대통령의 투쟁,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벗이었던 제정구 선배의 정신,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었던 김근태 선배의 품격, 권력이 낮은 데로 임한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 우리 광주도 그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길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에게는 다른 꿈도 있었습니다. 광주와 호남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본적을 숨겨야 하는 이 시대의 불의를 뒤집고, 변방으로 밀려나는 지역의 현실을 혁파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바꿔온 광주의 위상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그 길은 아직도 버릴 수 없는 꿈이라 믿습니다.

여러분, 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제가 그것조차 넘어설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많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악한 모습, 추한 싸움, 낡은 방식은 결코 우리 몫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저는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전국이 놀란 ‘광산의 기적’은 바로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이 진정한 승자이고, 영웅이십니다. 오염된 2차 경선에선 졌지만, 반칙에 졌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슬퍼하지 마십시오.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더라도 당당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저는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광야로 나갑니다. 그러나 비에 무너지고, 바람에 무릎 꿇지 않을 것입니다. 군부독재의 폭압에도 견뎠습니다. 모진 고문도 이겨냈습니다.

정의를 위한 길이라면, 제가 제 벗들을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인간의 길이라면, 저는 기꺼이 그 길을 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오랜 시간 선배로, 동지로, 후배로 함께 대장정을 나서주신 여러분,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리를 함께 해주신 여러분, 여러분의 마음을 제 가슴 속에 별처럼 새기겠습니다.

제가 어두워질 때마다 여러분들이 밝히는 빛을 따라 힘을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20년 3월 26일

여러분의 벗 박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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