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남 영광 한빛발전소 앞에서 '오체투지'

기자회견문 [전문] 

3.11 후쿠시마 9주기 행동 두 번째 in 영광

2020년 원자력진흥법 폐지로 핵과 전쟁 없는 세상을 시작하자!
 

후쿠시마 9주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싸여 있는 사이 아베 정권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습니다.

도쿄 방사능 올림픽도 무서운 속도로 강행하고 있습니다.

11일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전남 영광 한빛발전소 앞에서 원전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 제공
11일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전남 영광 한빛발전소 앞에서 원전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 제공

문재인 정부는 탈핵 공약을 내건 이후로 어떤 실질적인 조치도 없습니다. 오히려 에너지 전환의 이름으로 재생 에너지가 확대되면서 에너지 과잉이 우려될 정도입니다.


핵 수출과 핵잠수함, 경주 혁신 원 자력연구단지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이 결정되었습니다.

인류는 멈출 수 없는 공멸을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청소년들이 자본과 권력에 일침을 가한 것은 이런 파국을 경고한 것입니다.

영원한 성장을 전제로 한 무한 질주를 끝내라는 것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감으로 지금 당장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즉각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돌이킬 수도, 막을 수도 없는 한계점을 넘어섰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인류가 직면한 재앙은 미세먼지나 화재, 기후위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질병뿐만이 아닙니다. 관리도 통제도 불가능한 핵이야말로 무서운 재앙입니다.

전쟁과 죽음을 부르는 핵발전과 핵무기, 그리고 100만 년 이상 가는 고준위핵폐기물이 그것입니다.

후쿠시마 핵 참사 9주기가 되면서 3.11의 경고는, 핵발전의 위험성은 차츰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제염이나 부흥을 외친다고 핵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피폭의 위험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이곳 영광에서 두 번째 핵과 전쟁 없는 세상을 향한 행동을 이어갑니다.

지난주 광화문에서 시작한 오체투지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희망을 만들어 가자는 작은 외침입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서울과 수도권은 핵발전소도 없고, 핵폐기장도 없습니다. 전기는 멀고 먼 바닷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생산됩니다.

이곳 영광은 아름다운 풍경과 농사 짓기 좋은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198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한빛 1호기 이후 모두 6기의 핵발전소가 지어졌고, 590만㎾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천혜의 갯벌은 쏟아지는 온배수로 이미 예전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핵 진흥 정책은 한적한 시골 마을을 수십년 간 핵발전 중심으로 재편시켜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파괴하고 심하게 왜곡시켜 왔습니다.

핵발전소 설계 수명 종료가 다가오면서 지역 경제의 붕괴를 운운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하지만 그 전에 치명적인 안전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열 출력 급증으로 인한 정지나 격납 콘크리트 공극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들이 터지고 있습니다만 안전을 위한 대책은 전혀 없습니다.

핵발전 사고는 아주 작은 사고라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나 피폭으로 인한 피해는 가늠할 수 없고, 지역과 시간의 한계 또한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영광핵발전소 6호기의 전면 가동 중단을 결정해야 합니다. 일부의 폐쇄로는 중대한 사고를 막을 수 없습니다.

쌓여가는 고준위핵폐기물 역시 100만년 동안 끌어 안고 있어야 하고, 세계 어디서도 해법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만드는 것 뿐 선택의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작은 울림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2020년, 핵 진흥 정책의 기본이 되는 원자력진흥법 폐지를 시작으로 핵과 전쟁 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갑시다.

2020년 2월 11일

핵폐기를위한전국네트워크(강원도골프장문제해결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강원생명평화기도회/나무닭움직임연구소/내성천의친구들/노동당반핵평화의제기구(준)/부산평화센터(준)/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원불교환경연대/차일드세이브/천성산의친구들/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의정부교구환경농촌사목위원회/토지강제수용철폐전국대책위/평등노동자회/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생명평화분과탈핵자연에너지팀/한일반핵평화연대/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AWC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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