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이의 작가탐방] 모두의 피안- 김해성
[범현이의 작가탐방] 모두의 피안- 김해성
  • 범현이 문화전문 기자
  • 승인 2020.01.3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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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별, 새가 있는 세상 속 작가

자주 지나치는 충장로 중심가 2층에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신발들만 바라보며 길을 걷다보면 금세 작업실이 있는 곳에 다다른다.

로드숍을 비롯해 꽃가게 앞을 지나고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는 빵집도 지나친다.

이 번화가는 살아있는 역사이자 백과사전인 셈이다.

계단을 올라 작업실에 들어서면 충장로의 화려한 불빛과는 다른 투명한 색색의 화려한 그림들을 마주한다.

작가는 태어나 현재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떠날 수 없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마티스와 샤갈의 부드러움과 은유적 화려함

김해성 작가. ⓒ광주아트가이드
김해성 작가. ⓒ광주아트가이드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인 샤갈의 그림에는 온통 사랑이 들어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유대인의 학살을 겪었던 시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형성된 그의 작품을 보면서 무엇이 이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뛰어넘게 만들었을까를 궁금해 했다.

‘도시 위에서’와 ‘산책’이라는 작품은 말 그대로 연인들의 절정에 다다른 사랑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풍선처럼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것.

색과 색의 보색으로 마치 색채의 마술사처럼 형상화한 그림이라니.

마티즈도 있다.

‘붉은 방’을 그린 그의 그림은 강렬하다 못해 극단적이지만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매우 부드러운 음악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마티스와 샤갈의 공통적 요소는 색의 자유로움과 꽃과 별들의 노래인 음악적 리듬감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에는 마티스와 샤갈과의 공통분모가 들어 있다.

절대적 자유로움과 부드러움.

해맑은 표정의 웃음과 눈빛.

삶의 절정, 마음의 인식과 평화의 절제 속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삶의 치유와 위무 같은 것.

작가는 “인상주의에 영향을 받은 자연주의 화풍이 작품 안에 드러난다.”며 “독일작가인 막스 베크만(Max Beckmann)을 매우 좋아하는데 내게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표현주의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막스 베크만은 독일인임에도 불구하고 외적 리얼리티 추구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판화를 선택함으로써 현실에서의 이념을 표현하려 했다.

결국은 미국으로 이주 후 그의 걸작이 된 삼폭대(三幅對)의 대작 ‘아르고호(號) 원정대원’이란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작가는 막스 베크만의 전쟁의 잔인함과 상흔을 그린 ‘전쟁선포(1914)’와 ‘The Night(1918~19)’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
 

■삶은 같이·가치로 이어진 삶의 여행

김해성 작가 - '초록눈물'. ⓒ광주아트가이드
김해성 작가 - '초록눈물'. ⓒ광주아트가이드

시대를 바라보는 리얼리즘의 냉철함으로 완전무장 했던 젊은 날이 있었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서식지로 인해 1980년 5월은 작가의 삶을 관통했다.

부채의식에 시달리며 국가폭력을 가한 부조리함에 발언할 수 있는 길을 찾게 했으며 마침내 광미공의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작가는 “그 당시 우리 모두는 그저, 사람이고자 했다.

하고 싶은 말을 그림이란 형식을 빌려서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때 그렸던 그림을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10m 연작인 ‘오월광주’가 이런 연유에서 생산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가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에 천착한다.

누구나 꿈꾸는 것. 겪을 수 있는 것. 흔들릴 수 있고 바로설 수 있는 것.

이 모든 주제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감동을 느끼게 작업하려 한다.

삶에 순응하며 동화되어 삶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해마다 떠나는 오지여행은 삶을 살아가며 나누는 인류 보편적인 같이·가치로 이어진다.

작가는 “1994년 이후 해마다 진행되는 해외 오지문화 탐방과 그곳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예술행위인 벽화 그리기 예술체험 등은 같이와 가치에 주목한다. 그동안 티벳, 네팔, 몽골, 키르키스탄 등을 방문했다. 서로 알아가며 서로 나누는 문화인 셈이다.”고 이야기 한다.

모든 작업에는 새와 꽃, 별 그리고 밝고 따뜻한 색채가 덧입혀져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심성의 발현일 것이다.

어린 소녀의 머리에는 밝고 화사한 한 무더기의 꽃이 성성하고 그 위로는 새가 날고 나비가 앉아 있다.

소녀의 얼굴은 미소로 밝고 머리 위의 꽃들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활짝 피어서 빛이 난다.

작가의 화폭은 밝고 화사하다.

그림 속 세상은 말 그대로 무욕의 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가 가보고 싶어 하는 피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마음 깊숙이 바라는 세상일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림으로 동시대를 말한다. 현재는 다소 어두워도 마음으로 가 닿을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치와 같이를 추구하며 떠나는 오지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한국문화를 그곳에 알려주고 광주정신을 발신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의 여정도 지금과 같을 것이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23호(2020년 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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