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종 - ‘확장성 한계의 벽 넘어야’
배종호 - ‘겸손 실종, 넘치는 자신감이 독’
김원이 - ‘상대적 낮은 인지도, 낙하산 논란 극복해야’

‘선거는 혼자 달리기가 아니다’

선거는 후보가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지지자로 끌어 들이는 부단한 작업이다.

매일 수많은 대중을 만난다. 그러나 후보는 자칫 판세를 읽는 판단력이 흐려지기 쉽다.

악수하는 이들 모두 자신의 지지자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착시 현상’이다. 선거 경험이 적을수록 이런 수렁에 빠져들기 쉽다.

반대로 선거 경험이 많은 후보일수록 악수하는 순간, 감촉에서부터 ‘내표’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

또한 선거는 트랙 위를 혼자 질주하는 ‘홀로 달리기’가 아니다. 대중들은 선거에 나선 후보 모두를 ‘타임라인’ 위에 올려놓고 저울질하고 판단한다. 그러기에 ‘나홀로 질주’에 매몰되는 후보일수록 실패하기 쉽다. 경쟁 상대의 전략과 전술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보는 ‘상품’, 포장은 ‘선거전략’

왼쪽부터 김원이 배종호 우기종 더불어민주당 목포 예비후보. ⓒNews in 전남 제공
왼쪽부터 김원이, 배종호, 우기종 더불어민주당 목포 예비후보. ⓒNews in 전남 제공

또한 자신의 취약점을 ‘사막을 건너듯이’ 끊임없이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

뿐 만 아니라 후보가 대중이라는 ‘시장’에 출시하는 ‘상품’이라면, 이를 소비자인 대중들이 주목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일은 당연히 선거캠프의 몫이다. ‘프레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김원이, 김한창, 배종호, 우기종이다. 이들 예비후보는 여의도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3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2개의 산은 당내 경선과 4·15 본선이다. 그런데 2개의 산을 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취약점이라는 산을 돌파해야 한다.

우기종, 배종호, 김원이 예비후보의 취약점을 정리해 봤다.

우기종, 목포에서 초·중·고교 안 나와

우기종 예비후보에 대해 지역에서는 지지세력의 ‘확장성’ 면에서 취약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안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미국유학, 행정고시 합격, 통계청장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목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지금껏 대한민국 각종 선거에서 학교동문이라는 울타리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동문 선후배’라는 결집력이 작동되기에 그렇다. 우기종 예비후보는 재목포신안향우회장을 맡고 있지만 선거에서 향우회 조직은 결집력이 약하다.

전남정무부지사를 퇴임한 뒤 2년 동안 더불어민주당 목포지역위원장을 맡아왔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그가 갖고 있는 전공 실무능력과 정치적 능력은 별개의 항목이다.

그러나 목포지역위원장으로서 우기종 예비후보는 목포시의회 성희롱 발언 사태 등을 처리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리더십 논란을 불러 왔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목포시의원들도 ‘확실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우기종 예비후보는 김원이 예비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전 초반이지만 2년 동안 표밭을 일궈온 우기종과 김원이는 목포로 내려온 지 3주 가량 된 시기에 조사한 결과다. 우기종-김원이 간 보인 접전양상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기종 예비후보측은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기종 예비후보가 사람 앞에서 발언하는 워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거는 전문가들끼리 모여 앉아 담론을 펴는 학술세미나 장이 아니다.

사람을 만날 때 어떻게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로 대중을 감동시키고 지지자로 만들 것인지를 숙고해야 한다.

‘마음이 선하고 달밤에 비단 옷을 걸치고 다닌다’고 해서 야박한 선거전에서는 결코 득이 될 수 없다.

지역 일각에서는 선거경험이 없고 선비기질의 소유자인 우기종 예비후보가 ‘자칫 일부 선거꾼들에게 휘둘리다가 마음의 상처만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배종호, 비호감도 극복이 과제

KBS 뉴욕특파원 출신 배종호 예비후보는 목포에서 4번째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 19대 총선 때,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1만여표를 얻으며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3명 후보 중 가장 오래 목포에 머물렀지만, 배종호에 대한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를 자신의 주장과 논리로 설복시키려 한다’는 지적이다. 지지자를 끌어 모아야 할 선출직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더라도 경청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람과의 만남을 논쟁의 장으로 만드는 사례가 배종호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선거는 대중을 자신 앞으로 모이게 하는 군중집회가 아니다. 후보가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대중을 감동시키는 기술이다.

여기에 겸손한 맛이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매사에 당차고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이런 지적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200년 전 중국대륙에서는 천하를 놓고 두 주인공이 격돌했다. 항우와 유방이었다. 그들이 먼 훗날 ‘장기판의 주인공’이 될지 짐작이라도 했겠는가. 유방은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의 조상이다.

초나라 귀족가문 출신인 항우는 영리하고 똑똑하고 용맹스러웠다. 반대로 유방은 변변한 이력을 내세울 것이 없는 ‘건달 출신’이었다. 그런데 유방은 겸손했고 참모들을 잘 만났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았다. 인복이 있었던 유방은 결국 항우를 제압했다. 그가 세운 왕조가 한(漢)나라다.

김원이, 젊은 나이가 ‘양날의 칼’

마지막으로 김원이 예비후보는 목포로 내려 온 지 갓 1개월이 지났다.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한 이력에다가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이라는 중책을 끝으로 목포로 귀향했다.

그러나 김원이도 취약점은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권자는 자기가 모르는 후보에게는 표를 던지지 않는다.

연령층별로 고르게 인지도가 높지 않으면 선거에서는 이기고 개표에서는 패배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김원이 예비후보는 현재까지 짧은 기간임에도 3,40대와 50대에서는 호감도가 높아 보인다. 하지만 6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또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경쟁 후보 중에서는 53세로 가장 젊다. 젊다는 점은 ‘득’도 될 수 있고,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 경쟁자들이 ‘김원이는 젊기에 나중에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며 대중을 설득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상대 후보들이 ‘낙하산’ 논란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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