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크게 뜨고 정의를

인간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만나는 날이 있다. 매년 12월 31일과 1월 1일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날에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한 해가 가는구나. 내가 뭘 했지. 올해는 정말 보람 있게 살아야지.

후회와 다짐이 교차하는 하루하루를 인간은 죽는 날까지 반복하며 산다. 그것이 인간이 타고난 운명이라고 하지만 생각하면 인간의 기구한 운명이기도 하다. 이 같은 운명을 벗어나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왜 없겠는가. 인간의 지혜는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속 빈 정당까지 만들어 내는 인간이다.

양심 가지고 도둑질하느냐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정치인이 양심을 말할 때 웃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정치인에게 양심을 물으면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나라에서 양심을 가지고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 긍정하자니 거짓말이고 부정하자니 서글프다.

도둑에게 양심을 가지고 도둑질을 하느냐고 물으니 양심은 도둑질하는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인에게 양심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선거법이 통과되던 날, 매우 재미있는 영상을 보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필사적으로 가로막는 한국당 의원이 있었다. 의장이 그를 밀쳐내는데 그 의원이 한결같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린다. 자기 얼굴이 방송에 공개되는 것이 싫어서라고 생각한다. 회색 양복을 입은 한국당 의원이다.

의장석으로 종이 피켓이 날아왔다. 선거법은 통과됐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종이 피켓이 나를 것인가. 그와 함께 의원들의 양심도 의사당을 나비처럼 날아다닐 것이다. 보라 자신들의 양심은 어떤 모습인가를.

세계적 영화감독이 한국의 정치를 무대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반드시 망할 것이다. 이처럼 더러운 영화를 누가 볼 것인가. 매일처럼 추악한 영화 같은 정치를 보고 살아야 하는 한국 국민도 참으로 불쌍하다.

예술작품 같은 아름다운 정치 좀 보여주면 벼락 맞는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검찰개혁이 이루어지면 지금까지 국민에게 미움을 받던 검찰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검찰이 될 것이다. 이 아니 좋은 일인가.

도둑질하는 데 양심은 장애밖에 되는 것이 없다. 선거법 반대를 외치며 주먹을 휘두르는 의원들의 얼굴에서 무엇을 발견하는가. 증오 이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저러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가. 저러기 위해서 오장 다 빼버리고 살아가는가. 기자 출신의 임XX 의원의 얼굴에선 섬뜩한 전율을 느낀다.

정치인을 만나서 물어본다. 왜 그 짓을 하느냐고. 대답은 간단하다. 누군 하고 싶어서 하느냐는 것이다. 처음에 피켓을 들 때는 죽기보다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단다. 도둑이 초범일 때 겁도 나고 양심의 통증을 느낀다. 전과가 누적되다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것과 같이 담배 중독되고 알콜 중독되는 것과 같다면 화를 낼 것인가.

■양심은 본능이 아닌가

‘넌 양심도 없느냐. 짐승이냐.’

‘맞아요. 난 양심도 없어요. 짐승이에요.’

몇 번인가 자신에게 잡혀 온 도둑과의 문답이다. 처음에는 개과천선을 철석같이 약속하더니 몇 번인가 지나서는 태연하게 양심을 부정한다. 인간종점에 온 것이다. 정치를 유의 깊게 살피면서 어지간한 정치인의 이력은 꿰뚫고 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면 저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안다.

자신들의 족보를 환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소름이 끼칠 것이다. 실은 국민들도 다 안다. 그럼 왜 이들에게 국회의원을 시키는가. 여기에 정치에 비극이 있다.

이건 큰 의미의 사기다. 국민이 사기를 당한 것이다. 누가 더 책임이 큰가. 의원이나 국민이나 모두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조국과 검찰밖에 없는 나라

국민들은 처절하게 느꼈을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대한민국은 조국과 검찰밖에 없었다. 검찰이 가지고 놀았다. 날고 기는 인재들이 모인 검찰이 오로지 조국을 잡기 위해 불철주야 땀을 흘렸다. 땀 값은 했는가. 국민이 본 그대로다. 이 정도가 됐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누가 책임을 지는가. 몰라서 묻는가.

확인되지 않은 거짓 표창장 하나로 나라가 잠잘 틈이 없었다. 국민도 잠 좀 자자. 검찰은 바뀌어야 한다. 잘못된 것을 고치는 데 인색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잘못했으니 앞으로는 고쳐서 잘 해 보겠습니다.

국민에게 하는 고백이다. 지금 검찰을 신뢰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는가. 슬픈 일이다. 검찰은 조국에 대해 별건 수사를 연구 중인가. 아서라. ‘인디언 기우제’는 이제 그만 지내자.

이제 국민의 나라로 돌아가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이제 사람처럼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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