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인내는 어디까지…

동네에 조폭들이 있었다. 어른들은 못 본 체 했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느냐. 그러나 실은 겁이 나서였다.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 괜히 나섰다가 봉변이나 당하면 나만 손해다. 거의가 그렇다.

전두환은 12·12 내란 후 폭력배 소탕을 벌였다. 삼청교육대다. 국민들은 박수를 쳤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억울하게 끌려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시원하다는 국민들이 있었다.

■국회의원과 삼청교육대

국회에서 난리가 났다. 국회의원들이 의사당에 사지를 내 던진 채 벌렁 누었다. 자주 보는 광경이다. 며칠 전부터 국회에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아우성이다. 가관이고 꼴불견이다.

“고질병이 도졌다. 입원시켜라.”

친구가 삼청교육대 얘길 해서 끔찍한 소리 말라고 했더니 조폭들 소탕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조폭이란 말인가. 국회의원과 도둑놈이 한강에 빠졌는데 국회의원을 먼저 건졌다고 한다.

당연한 일 같지만 실은 한강이 오염될까 봐 의원을 먼저 꺼냈단다. 고약한 비유다. 그러나 훌륭한 의원이 얼마나 많은가. 오물통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 꼴이다.

솔직하게 대답해 보자. 의원들은 자신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배지는 죽어라 달려고 기를 쓴다. 이유가 뭔가. 답해 보라. 예산안이 통과됐는데 쪽지 예산은 또 뭔가. 예산안 가지고 낮과 밤이 다른 의원들. 박쥐다.

■황교안, 목숨이 몇 개나 되는가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심재철 원내대표(맨 왼쪽).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걸어 온 길에는 반드시 발자국이 남는다. 진흙탕 길. 풀밭 길. 모래밭 길. 눈에 보이진 않아도 반드시 있다. 어떤가.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이 걸어 온 길에 발자국은 어떻게 남아 있을까.

자신들이 걸어 온 발자국을 돌아보면서 어떤 감회에 젖을까. 공안 발자국. 사기 발자국. 불륜 발자국 등등 그 밖에도 많다.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매우 즐기는 단어가 있다. ‘결사’라는 것이다. 목숨을 던지는 것이 결사다. ‘결사항전(決死抗戰)’, ‘결사투쟁(決死鬪爭)’, ‘결사보국(決死報國)’이란 말이 있다.

특히, 요즘 결사(決死)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정치인이 있다. 황교안이다. 나경원은 빠졌다. 황교안은 목숨을 버리기 위해 무기한 단식을 했다.

무기한은 죽을 때 까지다. 성공했나. 실패했다. 병원에 실려 갔다. 다음은 농성이다.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농성을 한다. 그 뒤에 반드시 따르는 것이 말은 역시 ‘결사’다.

이건 분명히 비아냥인데 황교안은 목숨이 몇 개나 되는가. 이제 황교안이 ‘결사’라는 말을 하면 ‘또냐? 목숨이 몇 개나 남았으냐?’고 묻고 싶다.

황교안은 검사 출신에 법무부 장관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했다. 그가 걸어 온 길은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더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의 길이었다.

특히 공안검사로서 이름을 날릴 때 그의 이름 석 자 뒤에서 공안범은 덜덜 떨었을 것이다. 공안범을 처벌한 그의 공적은 찬란하게 빛을 낸다.

그는 몸 자체가 공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의 경력은 오늘의 제1야당 대표가 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소중한 목숨인가.

그런 목숨을 왜 그토록 쉽게 버리려고 하는 것인가. 투철한 애국심 탓이리라. 자신이 아니면 이 나라가 좌파세력에게 점령당할 것이라는 선견지명(先見之明) 때문일 것이다.

황교안은 독실한 신자다. 그래서 묻는다. 황교안의 하나님은 동족을 결사적으로 증오하라고 하시던가. 황교안의 하나님은 용서를 말하지 않으시던가. 황교안의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법의 순리는 어디서 찾는가

술도 먹어야 맛이다. 당연하다. 이태백의 술이라 해도 마시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법은 어떤가. 법은 어겨야 제맛이라는 친구가 있다.

법을 제대로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고 법은 어길 때 비로소 문제가 되고 검사도 판사도 필요하다. 모두가 법을 지키면 검사와 판사가 고급 실직자가 되어서 큰일 난다는 친구도 있다. 혼 좀 나야 할 친구다.

법은 지켜야 하고 약속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어떤가. 이 나라 정치인들에게 거짓말과 약속 파기를 빼면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지금 국회가 파장이다. 파장이 뭔지 아는가 끝장났다는 말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 설명을 하자면 국회에 물어봐야 한다. 욕이 나올 것이다. 국민에게 설명해라. 당신들에게 애국심이 있는가. 국민에 대한 사람이 있는가. 하늘을 바라볼 자신이 있는가.

황교안·전광훈·심재철

황교안은 기운도 좋다. 1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연설을 했다. 연설이야 맨날 같은 얘기니 더 들을 것 없고 소환에 5번이나 불응하다가 구속한다니까 덜컥 겁이 났는지 경찰에 출석해 11시간 동안 조사받았다.

“하나님 꼼짝마.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바로 용감무쌍한 이 발언의 임자가 전광훈이다. 늘 가까이 붙어있는 황교안도 조심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들면 누구나 죽이는 전광훈이다. 아직 ‘황교안 죽어’라는 소리가 없으니 무척이나 사랑 받는 모양이다. 행복을 많이 만끽하라. 그날 전광훈이 무슨 말을 했을까.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주어진 최고의 선물인 자유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 북한으로 가려고 하는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구속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로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가려는 것을 목숨 걸고 막아 내겠다.”

황교안도 목숨 걸고 전광훈도 목숨 걸고 웬 걸려있는 목숨이 이리도 많은가. 목숨 건 인간이 이렇게도 많단 말이냐. 정작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킬 국방의 의무를 ‘담마진’으로 면탈했으면 말이라도 가려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일요일(15일) 황교안의 기자회견을 봤다. 완전히 절망했다. 저런 말을 하는 황교안의 심장은 온전한가. 완전하게 인간포기 선언을 했다. 다시는 하나님을 입에 담지 말기 바란다. 용서치 않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지만 정치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신뢰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서울역 회군’은 독재 시절 대학생들의 민주투쟁사 가운데 치욕이다. 억울할지 모르지만 회군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인물이 지금 야당의 원내대표다. 말 발이 서겠는가. 국회파행. 심재철의 약속파기는 연일 계속된다. 약속은 하나마나다.

여당의 이인영은 맨날 기자회견만 하면 뭘 하는가. 결심은 몇 번이나 했는가. 자신 없으면 차라리 공기도 안 좋은데 입에 마스크 하고 조용해라.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국회는 언제까지 개판놀음을 할 것인가. 누가 개판을 만드는가.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이 대답을 해보라. 지금 폭발 직전에 있는 국민의 분노 위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것이 국회의원 자신들이 아닌가.

국회는 국민조롱 학대범 집단인가. 가학인가. 자학인가. 대답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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