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백양사 고불총림 해제결정을 철회하라!


온 국민이 광장에서 밝힌 촛불의 의미는 자명했다. 익히 2016년과 2017년도에 전국을 밝힌 촛불은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고, 문재인 정부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올해는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촛불로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No 아베’로까지 이어졌다.

ⓒ강명호
ⓒ강명호

광장의 촛불시민들은 숱한 개혁을 제시했다. 시대적 사명이 된 사법개혁을 비롯해 언론개혁과 교육개혁, 그리고 재벌개혁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개혁을 요구했다.

적폐청산을 통해 민주주의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울 뿐만 아니라 공정·공평한 세상에서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촛불민심이 요구한 개혁은 요즘 지지부진하다. 촛불민심은 우리사회 전반의 개혁이었지만 오늘날 우리사회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잘못된 과거를 바르게 청산하지도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의 준동으로 분열과 반목의 구태는 여전히 되풀이 되고 있다.

나아가 촛불민심은 종교영역의 개혁까지 요구했다. 한때 종교인들은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민주주의를 앞당기는데 기여했지만 오늘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종교 민주화 실현은 요원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종교가 공동선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공동의 악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불교종단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앙종회의 최근 일탈은 전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앙종회는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긴급안건으로 백양사 고불총림 해제결정을 자행해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긴급안건으로 상정할 만큼의 이유가 무엇인지, 또 다른 정치적인 음모는 없는지 등의 의구심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주의와 사회적 정의의 최후 보루로 여겨왔던 종교영역, 특히 불교종단에서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백양사 고불총림은 불교 자주화와 사회 민주화가 둘이 아닌 하나임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 서 왔기에 그렇다. 지선 고불총림 방장 스님 또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소임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다.

특히 고불총림은 수행공동체와 화합공동체의 모범모델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 총림의 오랜 역사적 상징성을 간직하고 있다.

나아가 1400여 동안 호남지역을 넘어 전 국민의 정신적 안식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산실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들은 촛불민심을 새롭게 새기면서 불교종단에 요구한다. 종교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종교를 변화시켜야 할 시대적 소명에 앞장서서 응답하기 위해서다.

높게 날아 넓게 보고, 낮게 날아 자세히 보는 매처럼 불교 자주화와 사회 민주화가 둘이 아닌 하나이기에 시대적 요구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에 감히 요구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백양사 고불총림 해제결정을 철회하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종앙종회에 재의를

요구하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민주주의가 종교영역에서도 실현되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

2019년 12월 12일

백양사 고불총림 해제철회를 위한 광주전남 시민사회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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