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고요한 밤하늘의 달빛을 바라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연말기획전 <빛이 머무는 밤>을 오는 12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작품 속 밤하늘의 달과 잊혀진 마을풍경, 어둠 속의 화려한 빛의 환영과 풍경, 밤하늘을 떠다니는 열기구가 저마다의 개성 있는 빛을 발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춘재, 변지현, 이찬주, 정영주, 최수환 다섯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표현방식과 작품의 소재로 어둠 속에서 발하는 빛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집에서 바라보았던 달을 잊을 수 없다는 변지현은 그 순간을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그 순간의 느낌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슈퍼문을 그린다.

넓은 논밭 위에 휘영청 떠 있던 커다란 보름달은 꼭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소녀는 그 달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다.

전시장 벽면에 그려진 커다란 달은 부모님의 마음과 같은 따스함과 평온함이 담긴 추억을 전해준다.

정영주 _초승달 초승달 2019_캔버스 위에 종이 , 아크릴릭 43x53cm.
정영주 _초승달 초승달 2019_캔버스 위에 종이 , 아크릴릭 43x53cm.

정영주는 한지를 캔버스에 붙이는 파피에 콜레(Papier collé) 기법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채색을 하여 달동네를 표현한다.

종이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집이 되고, 기억의 조각조각이 모여 추억을 머금고 있는 마을을 만든다.

커다란 빌딩 숲에 가려져 너무 쉽게 잊혀지고, 새로운 것으로 대처되어 소외된 것들을 끄집어내어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검정색 아크릴판(Plexi-glass)이나 래미네이트(Laminate)에 수많은 구멍을 뚫어, 그 구멍을 통해 나오는 빛으로 환영을 만들어내는 최수환은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반문한다.

과연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구멍 뚫린 액자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빛이 만들어내는 환영인지.. 사물의 표피만을 보고 본질을 보지 못하게 하는 눈부신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의 화려한 불빛이 발하는 판타지의 풍경이 김춘재의 회화에 담겨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환영은 우리의 아름다운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곧 희망을 나타내는 동시에 불안과 결핍을 내재하고 있다.

이찬주는 자신만의 집(열기구)을 밤하늘에 띄운다. 어둠 속에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듯 보이지만 별과 달을 따라 희망을 찾아 항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열기구는 비록 서툴고 투박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빛과 색을 비추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

어두운 밤의 한 줄기 빛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빛을 내고 있다. 밤하늘의 달빛은 오래된 추억을 상기시켜주기도 하고, 잊혀진 마을은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칠흑 같은 어둠 속 빛의 향연은 삶의 본질과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도 하고, 밤하늘의 열기구는 자신만의 빛을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어둠 속의 빛을 바라보며 차분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만의 빛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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