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음악에 넘쳐흐르고 있다. 잠시 들르는 편의점, 여유의 시간을 갖고자 찾는 카페, 지하철을 기다리는 역, 레스토랑, 병원 등 음악이 이제는 시간과 장소를 별로 개의치 않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스쳐 흐르며 지나치는 형태가 되었다.

이 말은 음악이 인간사회에서 방해를 끼치는 형태가 아니라 오히려 깊숙이 침투되어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호흡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음악이 가지는 매력 내지는 힘에 의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음악의 매력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고 하는 것이다.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아름다운 곡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힐링을 느낀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아 우울해지기 쉽다는 평도 받지만, 부정적인 감정만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분으로 전환되어 평온한 감정을 유지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이 긴장감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이어폰을 끼고 듣는 것이 그러하다.

임산부가 태교를 위해 듣는 것,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듣는 것이 그러하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스트레스 받는 일상생활에서 잠시나마 힐링을 느끼기 위해 듣는 모든 음악이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

겨울과 어우러지는 슬픈 음악

겨울은 어둡고 춥고 차갑고 쓸쓸하며 슬픈 모습들을 인내하는 계절로 더 크게 와닿는다.

하지만 어둡기에 환하고 춥기에 따뜻하며 쓸쓸하고 슬프기에 더 온화하고 평온한 감정으로 이끌게 하는 음악이 있다. 슬픈 음악이라고 해야 할까? 클래식 음악에서도 ‘슬픈 음악’이라고 평가받는 곡들이 있다.

쇼팽의 녹턴과 이별의 곡, 베토벤의 비창, 라흐마니노프의 엘레지와 보칼리제,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차이코프스키의 사계-10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오제의 죽음,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바흐의 샤콘느··· 등 많은 클래식 음악이 슬픈 멜로디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구구절절 애처롭게 가슴을 저미며 아득한 슬픔으로 음악의 감성과 호소력의 감정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쓸쓸하게 인내하는 겨울과 참 잘 어우러진다.

애절하기에 위로하다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애절한 멜로디이기 때문일까? 슬픈 음악의 감성을 뛰어넘는 표현을 사용하여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고 말하는 곡이 있다.

오펜바흐가 작곡한 ‘자클린의 눈물’은 그 어떤 음악보다도 가장 처절하고 애처로우며 쓸쓸하고 슬픈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오펜바흐라고 하면 즐겁고 유쾌하며 신나는 음악 ‘캉캉’을 작곡한 음악가로서 더 많은 인지도를 얻고 있지만, ‘자클린의 눈물’도 그가 남긴 곡이다.

미발표곡이었지만 독일의 첼리스트인 토마스 베르너 미푸네가 오펜바흐의 생후에 발견하여 음악가로서 처절하고 안타까운 인생을 살았던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에게 헌정하며 연주한 곡이다.

오펜바흐가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인생의 시기에 작곡했다고 한 이 곡이 자클린의 안타까운 삶의 시간과 인연이 되어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요새 마음이 안타까운 기사를 많이 접한다. ‘자클린의 눈물’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에게는 평온하고 온화하게 하는 위로를, 행복한 이에게는 평안함을 더하는 곡이 되어 따뜻한 겨울로 이겨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21호(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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