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속 ‘한일시민 미래대화’ 열띤 토론 펼쳐
한일 갈등 속 ‘한일시민 미래대화’ 열띤 토론 펼쳐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11.25 2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 주제로 양국 시민 100명 참석
한반도 평화연대, 청소년·교육, 재해, 문화교류 방안 모색
한일간 '마음의 지뢰밭' 제거 위한
22일부터 24일까지 일산서... 한일시민 100명, '평화 염원'

한국과 일본의 갈등국면 속에서 양국 시민들이 ‘2019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한일 시민,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를 주제로 머리를 맞대며 지혜를 모았다.

올해로 세 번째 개최된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 및 소노캄 고양 호텔에서 한일 양국 일반시민과 학계 전문가, 엔지오 활동가 등 100명이 2박3일 동안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 양국 재해 공동 대응과 도시재생 방안 그리고 청소년 교육, 사회문화협력 등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거쳐 실천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2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주최로 한국-일본 시민 100명이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한일시민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에 참가하여 종합토론을 펼치고 있다. ⓒ광주인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주최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 등에서 열린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한일시민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 참가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첫날인 22일 오후에는 양국 참가자들이 임진각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돌아보며 냉전의 시대가 끝나지 않는 한반도 분단의 현장을 목도했다. 

이틀째인 23일 오전에는 정재정 광주과기원 초빙석학교수(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한일관계의 위기와 극복을 위한 지혜-역사에서 배우자'는 기조연설과 심규선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전 동아일보 대기자)의 '조선통신사, 지금도 살아있다-한일 민간연대의 통신사 자료 유네스코 등록'에 대한 한일 공동프로젝트 사례 발표가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분과세션 토론회는 △시민평화연대-남북한·일본의 평화협력 시대 △청소년·교육-화해교육, 젠더, 다문화 가정 △생활안전·환경-도시재생, 재해 △사회문화협력-풀뿌리 교류, 노동시장, 문화교류라는 4개의 분과별 세션 주제를 오전, 오후 각각 2개의 팀으로 구성하여 모두 8개팀이 밀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특히 ‘시민평화연대-남북한·일본의 평화협력 시대’ 분과 토론에서 발제를 맡은 메카타 모토코 일본 츄오대학교 교수는 ‘대인지뢰금지조약(오타와 조약) 체결’과 ‘인도적 군축’ 과정에서 한국의 지뢰문제에 대응해온 국제단체와 일본 그리고 한국 관련 단체의 협력과정을 소개했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이 22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호텔에서 열린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이 22일 저녁 경기도 일산 소노캄 고양호텔에서 열린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메카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2018 판문점 선언'의 ‘비무장 지대의 평화지대’ 제안과 함께 올해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처음으로 지뢰제거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며 "한반도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뢰 제거를 통한 평화정책"을 강조해 토론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어 “2019년 10월말 현재 164개국이 가입된 대인지뢰금지조약(오타와 조약)은 세계의 시민사회가 목소리를 낸 결과로 성립됐다”며 “그동안 국가가 독점해온 군축분야에서 시민들이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메카타 교수는 “대인지뢰금지조약과 집속탄 조약에 한국, 북한, 미국은 미가입국 상태”라며 미국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지난 1997년에 한국과 일본에 각각 설립된 대인지뢰금지 시민단체가 한국의 지뢰실태조사, 2002한일월드컵 당시 공동캠페인 실시, 한반도 지뢰에 대한 공동 스터디투어, 공동 심포지움 및 강연회 등을 개최해왔다"며 새로운 '한일협력 플랫폼' 가능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사단법인 '평화' 김태우 이사는 "메카타 교수가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대인지뢰금지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과정과 해결방안"을 물은 후 "한국과 일본 시민들간의 마음의 지뢰밭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발언해 토론회 참가자들로부터 눈길을 받았다.

23일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시민평화연대- 남북한 통일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참가자들이 23일 오전 '시민평화연대- 남북한. 일본의 평화협력 시대'를 주제로 분과 토론회를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이어진 오후 토론에서는 ‘남북한 일본의 평화협력시대-평화 나로부터’ 주제발제를 맡은 현희련 재단법인 ‘평화재단’ 대외협력팀장이 '평화재단'의 한반도 평화운동 사업들을 소개했다.

현 팀장은 “전국 시민운동조직 ‘통일의병’을 통한 한반도 평화운동 실천에 이어 평화재단이 해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각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미 국무부, 국방부, 미국의회, 학계 전문가 등을 상대로 한반도 평화 캠페인을 펼쳤다”며 “그러나 미국 방문 캠페인에 일본 쪽 시민단체화 함께하지 못했다”고 향후 일본단체와의 연대를 기대했다.

현 팀장은 “‘한반도평화가 곧 동북아 평화’임을 한국과 일본의 양국 시민들이 공통으로 인식하고 '나로부터 평화'를 통해 한반도에서 동아시아,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한일시민평화행동’ 결성 등 장기프로젝트 운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참가자들이 22일 경기도 일산 소노캄 고양호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레크레이션을 즐기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참가자들이 22일 경기도 일산 소노캄 고양호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레크레이션을 즐기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북한과 일본 대학생, 청소년 교류를 담당해오며 일본 쪽 토론자로 참석한 미야니시 아키 일본국제자원봉사센터(JVC) 한국사업 담당자는 “일본은 한반도 분단의 원인 제공 국가로서 통일 논의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일본 청소년 교류도 서로  흉금 없이 직접 만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었고 교류를  지속할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북일 교류의 소중한 경험을 소개했다.

한일시민 뮤지컬 극단을 통해 양국의 교류와 협력에 앞장서온 조미수 풀울림 대표는 “남북한 통일이 '한반도와 일본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는 한일시민들의 여론변화가 중요하다"며 “한국 시민들도 ‘민족이 대단결’이라는 기존 통일의 당위성을 넘어 재일 조선인, 재중국 조선인,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등 경계인의 관점에서 새로운 통일담론으로 바라보자”고 ‘일상적인 평화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자웅 사단법인 ‘좋은 벗들’ 조사팀장은 “일본 시민들이 한국 시민들이 갖는 통일가치관을 갖기는 어렵지만, 양국의 시민들이 전쟁반대와 평화를 바라는 공통이해를 기반으로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인식과 실천을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한국-일본시민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가토 나오키 작가도 토론에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쟁피해의 참상을 알리고 평화를 위한 상상력을 위해 한일 양국 시민이 유튜브 운영, 독서토론회, 영화감상회 등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청소년·교육-화해교육, 젠더, 다문화 가정’ 분과세션에서 토론자들은 양국 시민이 세계시민으로서 인권민주교육을 통해 독단적 사고를 지양하고 특히 재일동포의 소외에 관심을 갖자는 의견을 모았다.

또 한일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다문화 감수성 교육 확대, 숙의민주주의, 토론민주주의를 양국 학교현장에 적용해보자는의견도 나왔다. 특히 한일 학생교류의 지속성을 위해 양국 방문 사업의 피드백과 역사토론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생활안전·환경-도시재생, 재해’ 분과 토론에서는 재난과 재해에 대해 일본은 매뉴얼의 장점을, 한국은 시민의 뜨거운 참여율이라는 각각의 장점을 살려 한일 공동 정보공유와 대응 네트워크, SNS운영, 재난 예방교육 등이 제시됐다.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참가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참가자들이 2박3일 행사 일정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사회문화협력-풀뿌리 교류, 노동시장, 문화교류’ 분과 토론에서는 양국의 전통 알아보기, ‘아름다운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한 소모임 교류, 한일 양국 지방의 빈집에서 잠깐 살아보기, 팜스테이, 오키나와 한일청년교류 참여와 지지, 일본 노포 방문 등 다양한 교류 협력 등이 제시됐다.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에 대해 김영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는 “한일관계가 재난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양국 시민들의 네트워크는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번 한일 시민대화의 성과로 생활안전, 환경, 교육, 풀뿌리 문화교류, 평화 등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실천방안까지 토론한 것은 한일교류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을 보여준  사실상 '한일시민 미래대화의 원년'이었다”고 호평했다.

조미수 풀울임 대표도 “이번 한일미래대화 참가자들은 양국 관계의 갈등 속에서도 국가의 대표가 아닌 한사람의 시민으로서 만나, 서로 벽을 허무는 경험과 협력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며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해외교포의 참여율 제고와 젠더의 공평성을 위해 여성 참가자의 확대”를 주최 쪽에 제안했다.

기념촬영하는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한일시민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 참가자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기념촬영하는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 한일시민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 참가자들. ⓒ한국국제교류재단(KF) 제공

한일시민 미래대화 참가자들은 24일 오전 각 세션 8개 토론팀의 토론내용 발표와 소감, 종합토론을 통해 '한일시민의 새로운 상상력'에 뜻을 같이하고 '2020한일시민 미래대화'를 기약했다. 

종합토론 막바지에는 오키나와현과 시즈오카현 일본 참가자들이 내년 '한일시민 미래대화' 개최 장소를 놓고 자신의 지역으로 유치하고 싶다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내놓아 참가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편 올해 '한일시민 100인 미래대화'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예년 행사들이 토론회 자체에 그쳤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양국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프로젝트'를 공모하여 1천만원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는 "형식적인 선언과 토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일교류와 협력을 위한 '작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참가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2019한일시민 100인 미래 대화- 새로운 협력을 상상하다’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와세다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하고 협력대학으로 한국 쪽에서는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동서대학교 일본연구센터,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참여했다.

또 일본 쪽 협력대학으로는 도쿄대학교 한국학연구센터, 리츠메이칸대학교 코리아센터, 큐슈대학교 한국연구센터, 게이오대학교 현대한국연구센터가 각각 참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