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전남도청 앞서 농민단체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전문]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통상주권 포기, 농업포기 선언이다!
대안 없이 폐기하는 쌀 목표가격은 쌀농업 포기 선언이다!

정부는 오는 23일까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WTO 개발도상국 지위 대응 논의’를 진행하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그간 정부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개도국 지위 포기가 거의 확실하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감축대상보조(AMS)를 현행 보다 50%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 농민단체들이 21일 오전 전남 무안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목표가격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남 농민단체들이 21일 오전 전남 무안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목표가격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수입농산물 관세도 낮추어야 한다. 감축대상 보조는 현재 쌀값 지지 정책으로 기능하는 변동직불금이 주 대상이며,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주요농산물의 가격 지지 정책에 투여 할 수 있는 보조금이다.

현재 농업계는 감축대상보조금 1조 4,900억 원을 쌀 및 주요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예산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는 쌀 관세화 개방 이후 의무가 사라진 국별 쿼터를 재배정하는 사대굴욕 협상을 진행하더니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개도국 지위 포기’ 트윗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이는 통상 주권을 팽개친 배알 없는 정부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2005년 정부는 감축대상 보조금 삭감을 이유로 쌀 수매제를 폐기했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DDA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감축대상 보조는 삭감되지 않았다. 미리 겁먹고 항복한 결과 농민의 생존권만 벼랑에 몰리게 된 셈이다. 사대적인 협상으로 미리 머리부터 숙였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농민들 뿐이었다.

우리 농민단체는 분명하게 정부에 요구한다. 미국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벌벌 떨며 개도국지위 포기한다고 선언하지 말고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책부터 수립하라.

식량 자급률 24%, 농업소득 20년째 정체, 도·농간 소득 격차 60%, 해년마다 농산물 값 폭락을 반복하는 나라가 농업선진국이라고 주장한다면 개가 웃을 일 아닌가?

또한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으로 공익형직불금을 대책이라고 언론 등에 흘리고 있다.

하지만 공익형직불금 개편안은 트럼프의 개도국 지위 포기 협박 이전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정책으로, 이것을 대책이라고 언론에 흘리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현혹시키는 행위일 뿐이다.

특히나 정부의 공익형직불금 개편 추진 목적으로 쌀수급 불안정 해소를 분명히 하고 있어 공익형직불금 개편이 쌀농사를 줄이기 위한 것임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직불금 개편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상정해 농민들과 협의를 하기 보다는 12월 예산안 통과와 함께 밀어붙일 태세이다.

정부의 이번 개편안 중 가장 큰 문제는 쌀 목표가격과 변동형직불금을 일방적으로 폐지해 쌀 생산농가의 소득안정 장치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한 양곡유통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 소비 대비 추가 생산량을 격리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재경부 장관과 협의해서 수량과 가격을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쌀 산업의 장래를 재경부에 맡겨버리려 하고 있다.

전남은 전국 최대규모의 쌀생산 지역이며 주요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도이다. 때문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개도국 지위 포기와 일방적 쌀 목표가격 폐지로 인해 전남 농민들에게 돌아올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오늘 전남지역 농민단체 일동은 정부에게 요구한다.

1. 미국에 맞서라. WTO를 무력화하고 보호무역을 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2. 개도국 지위 유지하고 농산물 값 안정대책부터 세워라.

3. 농민들과 협의하라.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농민들과 함께 마련하라.

4. 일방적이고 대책 없이 진행되는 쌀 목표가격 폐지 반대한다.

2019년 10월 21일

전농 광주전남연맹, 한농연 전남연합회, 한여농 전남연합회,

전여농 광전연합, 전국쌀생산자회 광주전남본부, 쌀전업농 전남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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