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기관사, 40도 넘는 기관실 고온 버티다 결국 열 탈진
윤영일, “운전실 환경 승객 안전 직결, 최우선 고려해야”

열차의 운행을 책임져야 할 KTX 기장이 40도가 넘는 운전실에서 운행 도중 탈진하면서 대체 기장으로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는데, 당시 차량에는 259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영일 의원(무소속, 전남 해남·완도·진도)이 확보한 '승무원(기장) 심신이상(KTX 열차) 발생보고(19.08.03)'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 포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산천 06호의 이모 기장은 운행 도중 안면과 손·발 마비를 호소했고, 결국 대전역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아무개 기장은 더위에 노출된 후 전신피로감과 소화 장애 등 ‘열 탈진’ 및 위십이지장염 피로증후군(의증)‘ 진단을 받았는데, 당시 운전실 에어컨은 오전부터 고장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영일 의원은 “코레일이 폭염 대비 냉방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하면서 운전실은 제외시켰다”면서 “열차의 운행을 책임지는 기장의 근로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곧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코레일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코레일은 올해 1월 총사업비 146억원을 들여 ‘냉방장치 부품교체 가속화’(128억원), ‘외부 열차단 필름 시공, 송풍그릴 및 내부 순환 개선’(18억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이는 운전실을 제외한 온전히 객실 승객만 위한 것이었다.

아무런 대책도 없던 코레일은 KTX 기장이 열 탈진으로 대체 기장으로 교체되는 일이 발생하고 약 2주 후인 8월 중순에서야 ‘고속차량 운전실 냉방장치 안전강화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았다.

윤영일 의원은 “KTX 기장의 근로 환경과 컨디션은 승객의 생명·안전과 직결된다.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승객 안전의 공백으로 이어질 뻔 했다”면서 “운전실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정비는 물론 예비차량을 충분히 확보해 고장 등 이상 발생시 즉각 교체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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