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일 ‘제2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 개최
정신장애인들의 경험담 및 극복과정 이야기 마당

장영익(46. 광주)씨는 약 10년 전 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3년 동안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정신과 외래치료를 시작하면서 7년째 정신재활시설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자활센터에서 택배 일을 할 정도로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지만 식욕 억제가 안 되다보니 살이 계속 찌는 남모르는 고충이 생겼다. 그러나 걱정은 되지만 혼자서는 의지가 약해 다이어트는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올해 초 당사자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들에게 그런 고민을 털어 놓게 되었고, 지금은 나름의 목표를 세워 조금씩 실천해 가고 있다. 장씨는 27일 그동안의 고충과 자신의 경험사례를 무대로 꾸며 선보일 예정이다.

ⓒ이국언
ⓒ이국언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는 일본 정신장애인공동체 ‘베델의 집’에서 1993년부터 매년 진행 중인 '환청·망상대회'를 모티브로 하여 기획된 행사로, 광주지역에서는 2018년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환청·망상은 정신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증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으로 증상들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아 혼자서 고통을 감당하다보니 사회적으로도 고립되고 병도 심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악순환을 방지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공포’에서 ‘공감’을 이끌고자 그동안 감추어왔던 ‘병’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솔직한 삶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정신장애 동료들과 가족, 지역주민들과 나누고자 이 행사를 마련하였다.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화누리, 요한빌리지, 송광정신재활센터 공동주관으로 진행하는 이 행사는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청주정신건강센터(청주),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당사자 5명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겪는 고충과 어려움, 이를 극복하고 있는 과정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의 사례발표자인 오연화 (48세)씨는 “나의 병과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다.”며 “환청으로 인한 고생 등을 동료들과 나누다보니 나만 앓고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 위로가 되었고, 오랜 기간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환청과 잘 지내는 방법들을 알게 되어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환 소화누리 국장은 “간혹 정신장애인들과 연관한 사건사고가 나면 그 점만 부각되다보니 정신장애인들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선입견이 자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며 “이번 대회가 정신장애인을 향한 막연한 편견과 차별을 넘어 정신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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