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근대의 전통화가들-호남과 서울'전 27일부터 11월 24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근대의 전통회화를 조명하는 특별전 '근대의 전통화가들-호남과 서울'을 오는 27일부터 11월 24일까지 개최한다.

1876년 개항 이후 전통 화가들은 서양의 지식과 문물이 급격히 밀려든 전환기를 맞이하며 전통의 고수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꿈꾸었다. 그 변화의 중심지는 대한제국의 수도, 지금의 서울이었다.

하지만 근대회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호남을 중심으로 새로운 화단이 형성된 점이다. 호남 화단은 그 변화의 큰 축을 이끌어 가며, 광복 이후 우리 화단을 견인하는 또 다른 차원의 역할도 함께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20세기 전반에 이르기까지 서울에서 활동한 전통화가 조석진趙錫晋(1853~1920), 안중식安中植(1861~1919), 김은호金殷鎬(1892~1979), 그들과 동시에 활동한 채용신蔡龍臣(1850~1941), 허형許瀅(1862~1938), 허백련許百鍊(1891~1977) 등의 작품을 나란히 전시한다.

먼저 제1장 ‘전통과 개화, 경계 위의 화가들’에서는 185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석지 채용신과 소림 조석진의 인생과 작품을 살펴본다. 성인이 되어 개항을 맞이한 이들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전통 기법의 어진御眞 제작에 함께 참여하였지만, 이후 호남과 서울로 흩어져 활동하면서 전혀 다른 작품세계를 형성해 나갔다.

제2장 ‘화가를 이끈 화가들’에서는 1860년대 초반에 태어난 1살 터울 화가 심전 안중식과 미산 허형의 인생을 비교해 본다. 같은 시대에 태어났지만 서울에서 활동한 심전 안중식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미술가 집단인 ‘서화협회’를 이끌었다.

미산 허형(1862~1938), '모란(墨牡丹圖)', 20세기 전반, 종이에 먹紙本水墨, 성옥문화재단 소장.
미산 허형(1862~1938), '모란(墨牡丹圖)', 20세기 전반, 종이에 먹紙本水墨, 성옥문화재단 소장.

전남 진도에서 활동한 미산 허형은 전통적 도제徒弟 교육을 유지한 화실 ‘운림산방’을 이끌었다. 이들은 다음 세대 화가 지망생들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예술 발전에 기여하였다.

마지막 3장 ‘개화기 새로운 무대 위에 선 화가들’에서는 1,2장에서 살펴본 개화기 첫 세대에게 교육받은 차세대 전통화가인 의재 허백련과 이당 김은호의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둘은 일본 유학 경험을 공유하고, 1920년대 전람회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함께 활동하였다. 그러나 1930년대 후반부터 서울과 광주로 활동 지역을 달리하며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형성하였다.

이 전시를 기획한 김승희 국립광주박물관장은 “국립광주박물관은 공재 윤두서, 소치 허련, 사호 송수면, 의재 허백련 등 남도 예술의 거장을 조명하는 특별전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호남과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한 근대 전통회화의 거장 6인의 예술세계를 비교적 관점에서 소개한다.”라고 밝혔다.

심전 안중식(1861~1919), '체화정에서 바라본 영광의 풍경(靈光風景圖)', 1915년, 비단에 엷은 색絹本淡彩,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심전 안중식(1861~1919), '체화정에서 바라본 영광의 풍경(靈光風景圖)', 1915년, 비단에 엷은 색絹本淡彩,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광복 이후 다양성이 확장되어 가는 미술계에서 전통회화는 과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지만 호남에서는 여전히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특별전시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호남 출신 전통화가들의 작품은 상설전시관 서화실에서 보완 전시한다.

한편 10월 2에는 호남 전통화가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이해 할 수 있는 연계 강연회(강사 이선옥 의재미술관장)가 마련된다. 관람 및 수강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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