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바르게살기 3억원 지원... 시민사회 비판
광주시, 바르게살기 3억원 지원... 시민사회 비판
  • 광주in
  • 승인 2019.09.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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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전국회원대회 행사비 지원으로 혈세 지출
광주시민사회단체, 26일 성명 발표하고 반대 표명

성명서 [전문]

광주시, ‘바르게살기 전국회원대회’에 혈세 3억 지원!

- ‘바르게살기’ 전신은 전두환 5공 전위기구 ‘사회정화위원회’

- 특정단체 위로성 축하행사에 시민들 호주머니 털어야하나!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직무대행 강동호)가 오는 26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2019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광주시가 이 행사를 위해 시민 혈세 3억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억원은 전액 시비 지원으로, 지난해 광주시의회도 이에 동의했다.

1989년 창립돼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바르게살기’라는 이름과는 달리, 전두환을 떼놓고는 설명이 어려운 단체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의 전신이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초헌법기구인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통해 출범시킨 ‘사회정화위원회’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정화위원회는 정치적·도덕적 정당성이 취약한 5공화국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전위기구’였다. 기성 정치인 검거를 비롯해 5천여명을 공직에서 퇴출시킨데 이어, 교수 86명 등 교육공무원 611명 해직시켰다.

ⓒ광주인

또한 기자 등 715명도 해직시켜 언론에도 재갈을 물렸을 뿐만 아니라,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학생 1천여 명을 제적시켜 강제로 군대에 보내기도 했다.

1980년 말에는 ‘순화교육’이라는 명목으로 3만8천여명을 삼청교육대로 강제로 입소시켜 물의를 빚었고, 사회악 일소 명목으로 5만 7천여명을 특별 검거하는 등 전두환의 철권통치를 위해 온갖 초헌법적 횡포를 저지르며 악명을 떨쳤던 조직이다.

1988년 13대 국회에서 열린 ‘5공 비리 청문회’를 통해 사회정화위원회의 실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되었다. 결국 궁지에 몰린 노태우 대통령은 1989년 2월 사회정화위원회 설치 근거였던 ‘사회정화운동조직육성법’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두 달 뒤인 1989년 4월 사회정화위원회의 조직과 인원을 흡수해 형체를 ‘민간단체’로 발족시킨 것이 지금의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이다.

전두환 정권의 전위기구로 출발한 구시대 유물이 지금까지 연명하고 있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광주시가 특정 단체 행사에 3억원이나 되는 광주시민들의 고귀한 혈세를 지원한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전국회원대회’는 이번이 26회째로, 그동안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대회를 치러왔다. 광주에서 대회가 치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말이 ‘전국회원대회’이지,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3시간 동안 기념 축하공연, 포상 수여, 30주년 기념 영상 상영, 축사, 인사말 등 바르게살기 30주년을 자축하고 회원들 위로하는 행사 일색이다.

광주시 보조금 3억원은 행사를 맡은 기획사에 1억 7천만원, 30주년 기념 영상 제작에 1천만원,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기념품 제작에도 9천만원(1만원×9,000명) 등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 밖에 시도 회장단 회의와 진행비 등 5천여만원은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바르게살기운동 광주광역시협의회’가 자부담한다.

이번 ‘전국 회원대회’ 지원금 3억원을 제외하고도, 광주시를 비롯해 5개 각 자치구가 올해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단체 운영비 1억 6천만원을 비롯해 약 3억원에 이른다.

혈세가 해년마다 특정단체 운영과 사업비 명목으로 3억원 가깝게 선심성으로 지원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지만, 광주 시민들이 바르게살기 전국 회원 행사의 축하 공연비와 참가자들 기념품 값까지 대야 하다니, 실로 말문이 막힌다.

광주시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위로행사를 지원할 만큼 바르게살기의 사회적 역할이 그렇게 중대하단 말인가? 아니면 특정 단체 전국 위로 행사에 3억원을 쓸 만큼 광주시의 재정이 그렇게 여유로운가?

광주시는 ‘바르게살기운동조직육성법’에 의한 지원 근거가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육성법 자체가 독재 권력과 부침해 얻은 특혜다. 또한 육성법은 필요시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일 뿐, 손 내미는 대로 무조건 지원하라는 강행규정이 아니다.

설령 백번 양보해, 지원을 하더라도 사업의 공익성과 필요성, 자치단체의 재정 형편 등을 감안해 지원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지, 국가기관도 아니고 공익성과도 무관한 ‘바르게살기’ 위로 행사에 시비 3억원을 들여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한마디로 이번 일은 광주시민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이자, 5.18 정신을 모독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에 우리는 광주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광주시는 당장 바르게살기운동광주시협의회에 보조금 집행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고, 남은 잔여금은 즉각 회수하라!

2019년 9월 23일

<함께하는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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