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일부 특성화고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재검토 필요"
"시대에 맞지 않고 ‘국민정서’에도 어긋나는 부분 많아"

광주교사노조 성명 [전문]

특성화고의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재검토 필요

∙ 악용가능성 있고, 취지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
∙ 시대에 맞지 않고 ‘국민정서’에도 어긋나는 부분 많아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달 6일, 2020학년도 광주광역시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 요강을 공고했다. 이번 공고는 광주시에 있는 모든 고등학교 입학 전형요강을 망라하여 일괄 공고한 것이다.

특수목적고(광주예술고등학교, 광주체육고등학교,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등학교,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와 특성화고를 전기에 모집하며, 평준화 일반고와 평준화비적용지역고(특수지고)는 후기에 모집한다.

이번에 공고된 전형요강 중에서 몇몇 특성화고등학교의 신입생 전형 계획에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동일미래과학고, 금파공업고등학교, 광주자연과학고에서 실시하는 특별전형 중 “가업승계자 특별 전형”을 문제삼고자 한다.

동일미래과학고 2020년도 특별전형 모집 공고.
동일미래과학고 2020년도 특별전형 모집 공고.

동일미래과학고에서는 토탈뷰티과에 6학급 144명의 신입생을 뽑는데, 이 중 52명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이 학교에서는 가업승계자 전형, 미용관련국가자격증 소지자 전형, 취업업희망자(품행우수자) 전형을 각각 정원을 두어 따로 실시하지 않고 뭉뚱그려 52명을 뽑는다.

가업승계자 특별전형은 메이크업, 헤어미용, 피부미용, 네일미용업 사업자등록을 갖고 있는 자와 사촌 이내의 가족 범위에 있는 신입생을 ‘가업승계자’로 인정하고 있다.

4촌 이내로 범위가 넓고, 가업을 유지해 온 기간도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부랴부랴 사업자등록을 내는 경우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가업승계자 전형, 미용관련국가자격소지자 전형, 품행 우수자 전형을 통합하여 실시하는데 “가업승계자 전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것도 일반 시민의 정서와 크게 어긋나는 지점이다.

금파공업고등학교는 이보다 규모가 작지만, 가업승계자 전형을 따로 두고 있다.

기계과, 생명화공과, 전기전자과에 각 5명씩, 첨단장비정비과는 2명을 가업승계자 전형으로 뽑겠다고 공고하였다. 이 학교는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해당 가업을 운영하고 있는 자의 자녀로 제한하고 있다. 사촌 이내로 정한 동일미래과학고보다는 범위가 좁다. 가업을 지속해 온 기간 기간을 정하지 않은 점은 미비한 점이다. 가업승계자 전형으로 뽑는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 168명의 10%에 해당하는 17명이다.

광주자연과학고도 가업승계자 전형이 있다. 이 학교 입학 정원은 식물과학과, 식품과학과, 조리과학과는 각 32명이며, 애완동물과는 16명인데, 3개 과는 가업승계자 특별전형으로 각각 4명을 선발하며, 애완동물과는 정원이 적은 것을 감안해 2명으로 하고 있다.

이중 식물과학과는 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 5년(60개월) 이상 농업 직종 종사자의 직계가족 ▲ 토지 3,300㎡ 이상 또는 시설 재배 330㎡ 이상 소유자의 직계가족으로 정밀하게 제한해 두었다.

단시간에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자격을 갖추기가 쉽지 않아 악용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대입에 있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의미 정도는 있어 국민정서와 크게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동일미래과학고등학교 등의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계획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악용가능성마저 있다. 가업승계자 전형의 취지가 달성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또, 일반적인 국민 정서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성화고등학교들은 오는 11월 18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해당 학교에서는 가업승계자 특별전형 계획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2019년 9월 17일

광주교사노조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