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광주지부, "최상위권 중심 교육과정 운영" 고려고에 사과 촉구

학생평가 부적절과 최상위권 학생 중심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교장과 교사 등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고려고(교장 문형수)에 대해 전교조 광주지부(지부장 김병일)가 사과를 촉구했다. 

17일 전교조 광주지부는 고려고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고려고의 사과와 학내외 설치된 광주시교육청 비방 펼침막 철거 등을 요구했다.

고려고가 광주시교육청의 감사와 결과에 반발하며 학내 건물에  시교육청을 비방하는 대형 펼침막을 게첩해놓고 있다. ⓒ광주인
고려고가 광주시교육청의 감사와 결과에 반발하며 학내 건물에 시교육청을 비방하는 대형 펼침막을 게첩해놓고 있다. ⓒ광주인

전교조는 성명에서 "(고려고)학부모와 동문을 동원한 여론전, 교육청에 민원이라는 이름의 전화와 1인 시위와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 제대로된 사과없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이번 문제 해결의 선결 조건은 잘못을 저지른 학교측의 사과와 징계가 필수"라고 학교 쪽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고려고는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 결과 학생평가 부적절, 특정 성적 상위권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등이 드러나 교장은 파면 교감은 해임, 그리고 교사 48명은 징계 및 행정처분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고려고는 광주시교육청의 감사와 징계에 반발하여 학내외에 광주시교육청을 비방하는 대형 펼침막을 곳곳에 게첩하는 한편 1인시위와 각종 여론전을 동원해 비난을 사고 있다.

아래는 전교조 광주지부 성명 [전문].

학생평가 부적절, 최상위권 중심 교육과정운영 고려고는 사과하라.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시험문제를 사전에 제공하여 불합리한 고사관리와 최상위권 학생 위주 학교운영으로 물의를 빚은 고려고는 적반하장 대응 대신 즉각 사과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7월 광주의 고려고등학교 3학년 한 학생이 청와대에 민원을 제출하고 SNS에도 관련 내용이 알리기 시작했다. 고려고 3학년 1학기 2차 지필고사의 수학 5문항이 기숙사생 중심의 교내 수학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광주교육단체들이 모여 ‘교육청은 시험문제 유출을 엄정조치하라’는 기자회견회견을 했다. 이후 광주광역시교육청(이하 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최상위권 학생 위주의 학사운영과 학생 평가의 파행 운영을 밝혀내고, 학교법인에 교장 파면, 교감 해임, 관련 교사 48명은 비위 정도를 감안한 징계 및 행정처분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중점관리 대상학교로 지정하여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서 파문은 사그라들고 재발방지 대책 논의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 8월 22일 문형수 고려고 교장 등 교직원들이 광주광역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한 학교 쪽의 입장을 설명하기 전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광주인
지난 8월 22일 문형수 고려고 교장 등 교직원들이 광주광역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한 학교 쪽의 입장을 설명하기 전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광주인

그러나 고려고는 감사결과에 반발하고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로 교육청을 공격하고 있어, 모 시민단체는 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다.

2년 전 S고의 성적·생기부 조작 파문, 작년 D고의 행정실장을 통한 시험지 유출 사건 등으로 매년 광주 고등학교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감사와 징계가 반복되고 있다.

S여고는 교사, D고와 고려고는 학생에 의해 내부고발이 이루어졌다. 공교육의 틀 안에서, 위와 같은 위법행위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그것도 오직 내부고발에 의존해서만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 근본 운영체계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교육의 공공성을 위반하지 않는 신중함과 공정함을 담보할 방법을 공론의 장에서 찾아가야 한다.

비리로 인해 감사를 받은 고려고는 학교건물에 오히려 ‘근조 광주교육’이라는 적반하장의 문구로 대표되는 20미터에 달하는 대형 현수막 30여개를 설치하였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숨막혀서 못살겠다는 민원전화를 하기도 하였다.

학부모와 동문을 동원한 여론전, 교육청에 민원이라는 이름의 전화와 1인 시위와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 제대로된 사과없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번 문제 해결의 선결 조건은 잘못을 저지른 학교측의 사과와 징계가 필수이다.

지금도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내부고발자란 이름을 달고 수업을 받고있는 우리의 제자가 있다. 교육청은 그 학생, 자신의 불이익과 위험을 감수하며 용기를 냈을 공익제보자를 보호할 방법들을 즉각 강구해야 한다.

또한 학교측도 한 달 보름 정도 남은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시점에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주는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

끝으로 이 기회에 소위 SKY 갈 수 있는, 공부 좀 하는 학생들만이 인재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 배움이 일어나는 어떤 공간이든 내일을 꿈꾸는 이들 모두가 인재다.

광주시교육청은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거 방식 실력론을 벗어나, 모든 아이들을 ‘정의로운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 방안들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학생평가 부적절, 최상위권 중심 교육과정 운영한 고려고는 사과하라.

1. 학생들 추가피해 양산하는 막장 대응 중단하고 학생 건강권 가로막는 현수막 철거하라.

1. SKY캐슬 재생산하는 구시대 학력관 버리고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라.

2019년 9월 1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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