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통일애국열사 서옥렬 선생 민족통일장 상임 장례위원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상임 대표)

통일애국열사 서옥렬 선생 민족통일장 영결식 조사(弔 辭) [전문]

세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을 대신하여

선생님,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영전에는 평생을 목 메여 그리던 아내도, 사랑하는 두 아들도 없습니다.

뼛골을 다 바쳐 지키고자 했던 조국, 그 조국이 내리는 훈장도 꽃다발도 없습니다. 무심한 조국의 가을 하늘은 짙푸르고 흐드러진 가을 꽃들은 몸짓을 멈추었습니다.

14일 고 서옥렬 통일애국열사 민족통일장이 엄수된 광주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 영결식장에 내걸린 장례 펼침막. ⓒ예제하
14일 고 서옥렬 통일애국열사 민족통일장이 엄수된 광주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 영결식장에 내걸린 장례 펼침막. ⓒ예제하

세상은 정적이고, 우리는 언어를 잃은 짐승이 되어 당신 앞에 죄인으로 이렇게 묵묵히 서있을 뿐입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작은 어깨에 왜 그리 큰 짐을 지었습니까? 휴전선 144마일의 철조망을 온 몸에 휘감고 세포 하나하나에 찔려 피흘리는 그리 큰 고통을 어떻게 감내하셨습니까?

당신의 삶은 한반도 분단의 십자가 형벌이었습니다. 30년은 언 발이 터지는 깜깜한 지하 감옥에서, 30년은 10평짜리 감옥에서 지척에 두고도 못가는 조국을 그리며, 세상이 모두 잠든 새벽 혼자 몰래 몰래 얼마나 많은 통곡을 하셨습니까? 분노하셨습니까?

선생님의 통곡은 분단 조국의 통곡이며, 선생님의 분노는 냉전시대에 사는 모든 이들의 분노였을 것입니다.

선생님, 이제 우리는 통곡을 멈추고, 분노의 열정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꾸려 합니다. 잘못된 세계사를 바꾸려 합니다.

지금 한반도는 약소국이 아닙니다. 5,000년 역사 이래 최대 강국입니다. 南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고, 北은 핵무기를 보유한 5대 군사강국입니다.

남과 북이 합치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어 민족공조로 세계질서를 바꾸려 합니다.

그동안 서구에 의해 자행되어 왔던 약탈과 탐욕의 세계질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의해 자행되어왔던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냉전 질서를, 평화와 공조, 공동 번영의 세계질서로 바꿀 것입니다.

ⓒ예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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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뿐 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지구촌의 풀 한포기, 도롱이 새끼 한 마리까지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한반도 통일과정은 남북문제만이 아니라 세계 질서를 바꾸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세계사적 과정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선생님, 우리를 믿고 평생의 무거운 짐 훌쩍 벗어 던지시고, 꽉찬 가슴 텅 비우시고 이제라도 편히 쉬소서. 제발 편히 쉬소서.

2019년 9월 14일

김정길 통일애국열사 서옥렬 선생 민족통일장 상임 장례위원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광주전남본부 상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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