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근로감독관, 사측 대표 대동하여 현장 조사" 주장
"한국말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설문지 돌려... 불법파견 전 조사 묵살"
노동청 "정상적으로 조사했다. 일부 오해가 있다. 추가 조사할 것" 해명

민주노총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가 4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평동공단 대한솔루션의 불법파견근로에 대해 노동청이 편파조사를 했다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광전지부는 회견에서 "자동차 소음제를 생산하는 대한솔루션은 야간작업 위주로 가동하면서 올해 1월에는 직원은 그대로 둔 채 인데 회사명을 ‘제이엔’에서 ‘제이엔디’로 명칭만 바꾸어서 재계약 했다"고 폭로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가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솔루션 불법파견 노동행위에 대해 근로감독관이 편파 조사를 했다"고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민주노총 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가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솔루션 불법파견 노동행위에 대해 근로감독관이 편파 조사를 했다"고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이어 "도급회사 노동자는 늘 고용이 불안하고 밤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초과근로 10시간을 꼬박 일하고 아침 7시에 퇴근을 한다"며 "2-3년 동안 계속 야간만 하는 그야말로 빛을 받지 못하는 어둠의 노동자"라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불법파견된 노동자들은 지난 5월 30일 노동청에 불법파견 진정서 접수 후 지난 7월 22일 출석하여 조사를 받고 노동청이 불법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그런데 8월 22일 대한솔루션 공장에 광주지방고용청 근로감독관들이 불법파견 현장조사를 한다며 사측 대표와 함께 들이닥쳤다"고 노동청을 규탄했다. 

즉 사측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근로감독관 앞에서 불법파견을 고발했던 노동자들이 조사를 받아야 했다는 것. 특히 근로감독관은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설문지를 돌렸다고 밝혔다.

금속노는 또 "노동청은 더욱 가관인 것은 진정을 넣은 이전 상황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정 이후 회사가 대비를 한 상태를 조사하여 사측의 불법사례를 피해갈 수 있도록 했다"고 노동청의 조사를 불신했다. 

노조간부들은 회견 후 강현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 등과 30여분간 면담을 갖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광주in>과 전화통화에서 "정상적으로 조사활동을 했는데 일부 오해가 발생했다. 사측 대표와 대동한 것은 현장 안내를 받기 위해서였다. 현장 실태조사용 설문지를 돌리는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가인줄 모르고 돌렸다. 일용직이라 큰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이므로 오해가 없도록 2차 3차 조사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문 [전문]

황당한 불법파견 편파조사 노동청을 규탄한다.

불법파견은 고용불안과 저임금, 높은 노동강도를 강요하는 악랄한 불법행위이다. 이를 감시해야 할 노동청이 불법파견에 대해 편파조사하여 노동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노동청은 즉각 사과하고 대한솔루션 불법파견을 공정하게 조사하라.

대한솔루션은 자동차 소음재를 만드는 공장이다. 엔진룸의 소음이나 차 바닥의 소음이 실내에 들어오지 않게 막는 부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대한솔루션은 이중 생산물량이 많은 조립라인을 야간에만 작업하도록 수년 전부터 도급화 하였다. 올해 1월에는 직원은 그대로인데 회사가 ‘제이엔’에서 ‘제이엔디’로 명칭만 바꾸어서 재계약을 했다.

도급회사의 노동자는 늘 고용이 불안하다. 그래서 사측의 횡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밤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초과근로 10시간을 꼬박 일하고 아침 7시에 퇴근을 한다. 2-3년 동안 계속 야간만 하는 그야말로 빛을 받지 못하는 어둠의 노동자이다.

이 노동자들은 원청의 직접지시를 받았다. 카톡으로 하루 작업할 물량을 전달 받고 일을 했다. 원청이 낮에 사용하는 기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잔여물량을 그대로 받아서 일을 했다. 도급회사 사장은 원청의 퇴직자로 임금만 챙겨갔다. 명백한 불법파견이다.

불법파견된 노동자들은 지난 5월 30일 노동청에 불법파견 진정을 내고 7월 22일에는 출석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노동자들은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였기 때문에 노동청이 억울함을 해소하고 불법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8월 22일 평동공단 대한솔루션 공장에서는 기가막힌 일이 벌어졌다. 광주지방고용청 근로감독관들이 불법파견 현장조사를 한다며 갑자기 공장에 들어왔다.

불법파견과 관련한 설문지 작성을 요구하였다. 황당한 것은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사측의 대표가 근로감독관과 함께 왔다는 것이다. 사장 앞에서 제대로 된 진술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해설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은 묵살 되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설문지를 들이밀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진정을 넣은 이전 상황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정 이후 회사가 대비를 한 상태를 조사하여 사측의 불법사례를 피해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불법파견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의 원인이며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차별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권리조차 주장할 수 없는 인권침해의 원흉이다. 그래서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준다는 노동청이 황당한 편파 조사를 통해 노동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청은 즉각 사과하고 불법파견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 그리고 즉각 면담에 응하라.

편파수사 노동청을 규탄한다.

조사않고 도급사를 비호하는 노동청을 규탄한다.

끝장내고 노동자 권리 쟁취하자.

엄중 처벌하라.

2019년 9월 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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