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 [전문]

시험문제 출제 논란과 학교 운영의 많은 부족함 등으로 학생, 학부모님들과 시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가 잘하지 못한 부분과 실수, 오류 등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적극적으로 총력을 다하여 시정하고, 개선하고 있으며, 미진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문형수 고려고 교장이 22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예제하
문형수 고려고 교장이 22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예제하

발단이 된 학생의 SNS 주장에 대해 그 학생을 원망하거나 질책하지 않습니다. 초기 대응 과정에서 학생과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으로 오해의 원인을 제공한 학교의 부족함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의혹이 사실이니까 고려고가 조용히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교육청이 시험 기간에 감사를 시작하고, 수업시간에 부당한 방법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항의하는 과정을 ‘감금’이라고 말해도, 셀프 감사를 하라고 해서 교사들이 힘들어도, 성적과 학생부 확정이 지연되어 수시원서 준비에 지장을 줬어도,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침묵하며,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저희는 교육청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공정한 감사를 통해 제도 개선 등 학교운영에 대한 합리적 대안으로 지도해 주길 바랐습니다. 또한 공평하고 합당한 처분을 하고,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해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8월13일 교육청의 감사 결과 발표를 보면서, 오만한 교육 권력의 횡포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결단코 고발과 파면, 해임, 교사의 80%가 징계를 받을 만큼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겁박과 조작된 감사에 대해 교육청은 사과와 시정을 해야 합니다. 교육청은 고려고를 잡고 싶어서 얼마나 다급했으면, 감사발표시 기자에게 허위 사실과 증거를 제공하여, 조직적으로 성적조작과 비리를 저지른 집단으로 매도했으나, 학교에 보낸 공문에는 학사 및 교무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만으로 교사 80%를 징계하는 등 감사의 출발과 종착지가 다른 모순을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교육청의 이러한 이중성과 불순한 의도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고려고는 단지 공평하고, 합당한 책임을 바라는 것입니다.

저희가 현수막을 걸고 항의하자 교육청은 의혹이 아닌 사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교육청은 성적조작과 비리 등에 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기 바랍니다.

의도된 문제 유출이 아닌 실수라도 잘못은 했지만, 청탁이나 고의성, 불순한 의도로 특정 학생 성적을 몰아준 근거가 있다면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학교는 불필요한 오해가 없게, 학생 보호를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여 재시험을 치렀습니다.

이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학교가 이런저런 이유로 재시험을 치릅니다. 재시험 본 학교는 징계와 처벌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고려고 징계를 보는 전국의 모든 교사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인 고려고가 교육청의 지침을 일부 위반한 점은 있으나, 이른바 ‘입시학원화’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릅니다.

교육청은 가지고 있는 자료부터 점검해 보고, 고려만의 문제인지, 무엇이 학생을 위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잘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부분이라도 개선할 부분은 시정하고, 불편과 불평등의 오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단지, 공평하고, 합당한 마무리로 학교가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송구하지만 교육청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루 빨리 학교가 정상화되어 사랑하는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며 이전처럼 ‘학생-교사-학부모’가 한마음으로 오로지 교육만을 생각하며 열정을 쏟아붓는 학교로 되돌아가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22일

고려고등학교장 문 형 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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