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고 교직원 일동 반박 입장문 [전문]

고려고는 상위권 학생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부도덕한 학교가 아닙니다.

Ⅰ. 고려고등학교 전 교직원은 시험문제 출제 논란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걱정과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희가 잘 하지 못한 부분과 실수, 오류가 있었던 부분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시정하고, 적극적으로 총력을 다 하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파면과 해임, 고발, 교사의 80%가 징계를 받을 만큼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발단이 된 학생의 SNS 주장에 대해 그 학생을 원망하거나 질책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생과의 소통 부재와 불편과 불평등의 오해와 원인을 제공한 학교의 부족함을 반성할 뿐입니다.

저희는 침묵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교육청이 공정한 감사를 통해서 균형된 시각으로 제도 개선 등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서 학생들을 도와 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8월13일 교육청의 결과 발표를 보면서, 오만한 교육 권력의 횡포에 대해 분노하며,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겁박과 조작된 감사를 했으면서도,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마구잡이로 징계하고, 교사를 고발하는 등, 학교를 조직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해서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교육청이 진정한 광주교육의 책임 관청입니까?

이것이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학생 중심의 교육인가요?

언론을 통해서는 허위 증거를 제시해서, 조직적으로 성적조작과 비리를 저지른 집단으로 매도하고, 학교에 보낸 감사 결과 공문에서는 상식적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 상의 오류, 학업성적 관리업무 등 교무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만으로 교사 80%를 징계한 교육청의 이중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고려고 징계를 보는 전국의 모든 교사는 채점 실수나 시험문제 출제 실수를 하면 징계를 받는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려고 감사와 징계 처분에 대하여, 교육청은 공평하고, 합당한 것인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기를 바랍니다.

Ⅱ. 이번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단순한 교사의 실수로 발생 된 일입니다. (관련근거 첨부 참조)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 결과 시험문제 유출과 특정 상위권 학생 특혜 등이 드러난 고려고가 22일 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문형수 고려고 교장 등 교직원들이 감사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예제하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 결과 시험문제 유출과 특정 상위권 학생 특혜 등이 드러난 고려고가 22일 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문형수 고려고 교장 등 교직원들이 감사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예제하

교육청은 명백한 범죄 증거(청탁, 고의성, 이익 본 학생등)를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심신불안 등으로 치료 받고 있던 교사가 실수로 확인하지 못하고 문제를 출제했다고 해도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합당한 책임은 물어야 할 것입니다.

문제 유출이 사실이라면 해당 자율동아리 학생이 다 맞혀야지 오히려 더 틀리겠습니까? 문제가 되었던 유인물은 해당 동아리반 학생들도 보도를 통해 출제된 사실을 인지하였을 만큼 교사에 의해 강조되거나 언급된 적이 없었고, 일부 학생은 버리기까지 한 자료입니다. 실제 정답률 확인 결과 누구도 이득을 본 학생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특정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사전 제공하여 유출했다는 교육청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문제 발생 인지 후 학교는 즉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였습니다.

휴일이지만 교과협의회 및 성적관리위원회를 개최하여 해당 문제에 대하여 실수라도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시험을 결정하고 실시하였습니다.

매년 매 시험에서 다양한 사유로 많은 학교들이 재시험을 보고 있으며, 이번 7월 기말시험에서도 여러 학교가 재시험을 치렀습니다. 재시험 치른 모든 학교는 고발당하거나 징계를 받아야 할까요?

Ⅲ. 우열반을 편성하여 최상위권 학생 특혜를 주었다는 교육청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수준별 이동수업을 해온 것이며, 오히려 하위권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권장해야 할 제도입니다. (관련근거 : 첨부 참조)

영어, 수학 수준별 이동수업은 2015년까지 교육청에서 강조해 저희도 실시한 것이며, 2016년부터 교육청에서 지침으로 하지 말라고 한 사항입니다. 그러나 저 희는 특히 하위권 학생들에게 교육적 성과가 있기에 교과부에 확인결과 권장 사항이라 하여 최근까지 실시한 것이며, 현재 전국 11,789개 중 약 2,022여개 중•고등학교에서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학교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개인 차이가 심한 영어, 수학 과목 성 적을 기준으로 편성하고, 6개 반을 4개 수준으로 나누어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수리 나형’이 필요한 하위권 학생들의 요구와 그들을 위한 반을 만들어 수준별 이동수업을 운영한 것은 차이를 인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으로 학 교는 학생들의 능력에 맞게 맞춤식 수업을 한 것이지,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 았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금지 지침을 어겼다고 징계를 내렸습니다.

정말로 학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육청은 잘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Ⅳ. 서술형 채점 실수는 무조건 상위권 성적 조작? (관련근거 : 첨부 참조)

상위권이든 하위권이든 점수를 의도적으로 올려 준 사실은 단 한건도 없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서술형 평가 관련 채점오류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신이 아니기에 채점과정에서 아무리 신중하게 하더라도 실수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 재검과 학생들에게 정정 기간을 거쳐 최소화 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관심도 차이와 담당교사가 학생들에게 다니면서 확인하라 고 해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모든 채점 오류에 대해 교사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며, 교육청은 징계하였습니다. 다른 공·사립학교는 완벽?하게 하고 있 겠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유로 징계한다면 대한민국 모든 교 사는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Ⅴ. 명문대 진학 실적을 올리고자 학생 선택권을 제한하고, 교육과정 편성을 불일치 운영하였다.

현 대입제도에서는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불일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청 담당 장학관은 고려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주 전체의 문제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 국, 공립 고등학교에 제출한 3학년 교육과정 운영 사례(관련근거 : 첨부 참 조)를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징계 대상입니다.

교육청에서 교무부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수에서도 논술 등을 교육과정에서 수정하라고 할 만큼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일반화된 현상입니다.

Ⅵ. 대입 학교장 추천 전형을 절대 내신을 기반으로 부실하게 운영하였다는 이유로 이런 엄청난 징계를 하는 교육청은 설득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절대 내신으로 학교장 추천하는 것이 가장 공정한 방법입니다.

교육청에서는 비교과 점수를 반영 안하고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추천해서 부실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종합전형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과 과거 공립여고에서 내신이 나쁜 학생이 비교과 영역이 더 좋아 추천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어느 학부모가 봉사활동 또는 반장을 더 많이 했다고 학교장 추천을 했다면 인정하겠습니까? 오히려 내신으로 추천했을 때 학부모님들은 더 공정하다고 인정할 것입니다.

Ⅶ. 기숙사 학생들에게 특혜를 제공하였다? 오해와 오인을 받는다면 폐쇄하겠습니다.

현재 고려고 기숙사는 1,2,3학년 총 90명 내외로 입사하고 있으며, 원거리·가정환경·배려대상자도 고려하여 선발하였습니다. 또한 나머지 인원은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 성적 순으로 선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숙사 학생들에게 별도의 공간을 제공한 것은 기숙사의 폐쇄된 환경으로 인해 정서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야간 자율학습 시 도서실에서 자율 학습을 하게 한 것입니다. 기숙사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고자 의도한 것이 아니며, 비 기숙사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의도치 않게 차별을 느끼게 했다면 사과드리며, 현재는 기숙사생도 똑같이 교실에서 학습하고 있습니다.

토요논술교실과 자율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을 기숙사 학생들에게만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모든 학생들은 학기 초 자율동아리에 대한 설명을 담임에게 듣고 누구든지 자율동아리를 만들고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아리에 가입하면 토론과 발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을 뺏겨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여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3학년 때는 그런 경향이 더 강합니다. 토요 논술 교실도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망하면 누구든지 수강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방과학교 수강 신청도 온라인에서 선택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준별 이동수업과 마찬가지로 강좌 수준을 택하여 선택하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3학년에서는 수능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수능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을, 교육청은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해서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건의하면 원하는 강좌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오히려 수준이 맞지 않음에도 선택해 들어가도 추후에 너무 내용이 어렵거나 쉬워서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다시 이동하는 경우가 있는 상황입니다.

Ⅷ. 교육청은 성적조작과 성적비리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고, 답변하기 바랍니다. (관련근거 : 첨부 참조)

기자에게 다른 부분은 가리고, 해당 부분만 캡쳐해서 성적조작 증거로 제시한 148등 학생의 영어 서술형문제 채점 실수가 최상위권 성적 올려주려다 발각된 것입니까? 교육청의 계산된 의도와 목적이 무엇입니까?

상위권 학생이 정답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볼펜과, 교사의 채점 볼펜 색깔이 같은 빨간색이면 이 또한 성적 조작입니까?

홀어머니 모시는 가난한 하위권 학생이 몇 년 노력해서 3등급으로 오르고, 기숙사생이면 특혜와 조작과 비리입니까?

이처럼 교육청은 학교가 조직적으로 상위권 학생 점수를 조작한 근거가 없자 교사 의 단순 실수를 과장하여 언론에 유포하고, 학교를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내신에 비해 수능 성적이 훨씬 잘 나오는 학교입니다. 이것 또한 성적 조작과 비리로 만들어진 결과일까요?

하위권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내신 6, 7등급 학생도 조선대, 5등급 학생도 전남대에 진학시키고 있는 고려고등학교는 가정환경의 문제와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꽤 많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일 뿐입니다.

교육청에서 무작위로 학생과 학부형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광주교육 종합 만족도 조사”에서 고려고등학교는 최상위 1위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것도 조작입니까?

Ⅸ. 협박, 조작 감사의 사과와 책임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합니다.

이미 감사 결과를 결정해 놓은 듯, 범죄자 취급하며, 자백을 강요하고, 겁박하며, 인격과 인권을 무시하며 감사를 하였습니다.

동의 없이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교사들의 수업과 업무를 무시하고 감사했습니다.

조사관들이 “ooo검사 아시죠?” “검사 ooo입니다”라고 겁박하는 분위기 속에 조사받는 교사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지병으로 심신이 지쳐 힘들다고 호소하는 교사에게 혈압에 좋은 바나나 먹고 최대한 버티라고 하며, 쓰러지면 119 앰블란스 불러주겠다는 감사관!

“올해 고려고 입시 성적 좋은가 보자”

“왜? 혼자 짐을 지려고 하느냐? 어차피 짤릴 건데...교장, 교감이 시켰지?”

기간제 교사에게는 징계받으면, 다른 곳에 가서도 가르칠 수가 없다며 자백을 강요하고, 기숙사 학생이 성적이 좋은 이유가 선생님이 성적을 올려 준 것이라고 계속해서 다그치는 조사관!

조사 중 모멸감에 뛰어내리고 싶은 교사, 교사가 된 것이 후회된다는 교사...

이런 조사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Ⅹ. 고려고는 학생만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희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가 정상화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님의 근심을 불식시키고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망을 채울 수 있는 학교로 새롭게 태어나겠습니다. 학생이 학교의 중심임을 잘 알기에 현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먼저,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으며 다시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갈망합니다.

저희 고려고등학교는 계속해서 학생만을 바라보고 갈 것이며 실수와 오류, 잘하지 못한 작은 부분도 최선을 다하여 개선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희가 잘 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형평에 맞고, 합당한 어떠한 책임이라도 지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이 부합하지 않는 부당한 처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바로 잡아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교육청과 교육위원회는 모든 공·사립 고등학교에 대해 형평에 맞는 철저한 조사와 감사를 해서 교육 불신을 해소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학생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22일

고려고등학교 교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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