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8일 광주공원 친일파 선정비 앞에 '단죄문' 설치
"광주 곳곳 68개 친일잔재물에 '역사의 심판' 내릴 것"

아베 일본 정권의 경제침략에 맞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규탄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8일 친일파 선정비 앞에 '단죄문'을 설치하고 '역사의 심판'을 내렸다.

광주시는 8일 오전 광주공원에서 '광주 친일잔재 청산 단죄문 제막식'을 열고 광주공원에 세워진 친일파 윤웅열,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앞에 각각 단죄문을 설치하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겼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각종 행사에서 의례적으로 불리고 있는 친일파 악익태의 현 '애국가' 대신 일제에 대항에 독립군들이 불렀던 '애국가'를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식 행사에서 처음으로 제창돼 눈길을 끌었다.  

이용섭 광주시장 등이 8일 광주시 남구 사동 광주공원에서 열린 '친일잔재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예제하
이용섭 광주시장 등이 8일 광주시 남구 사동 광주공원에서 '친일잔재 단죄문'을 제막하고 있다. ⓒ예제하

이날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기념사에서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단죄문 설치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아로 새기며, 대대적인 친일 잔재물 청산과 함께 역사적 심판을 시작한다"면서 "광주공원 계단은 신사참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여기에는 일제의 국권침탈 협력자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친일인사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도 있다"고 친일잔재 청산을 강조했다.

또 이 시장은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말과 글은 물론 민족의 삶 깊숙이 침탈하여 민족의 혼까지도 말살하려 했던 일제의 만행을 샅샅이 파헤치고 찾아내어 단죄할 것"이라며 "일제 잔재물마다 단죄문을 세워 친일 인사의 행적을 낱낱이 적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여 시민과 후대에 널리 알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침력에 대해 이용섭 시장은 "일본의 만행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과거 침탈 역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또다시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을 펼치고 있다"며 "피끓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이럴 때일수록냉정하고 단호해게 지금의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일본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등이 8일 광주공원의 친일파 선정비 앞 단죄문을 살펴보고 있다. 친일파 윤웅열 이근호 홍난유의 선정비는 광주시민들이 뽑아 눕혀 놓았다. ⓒ예제하
이용섭 광주시장 등이 8일 광주공원의 친일파 선정비 앞 단죄문을 살펴보고 있다. 친일파 윤웅열 이근호 홍난유의 선정비는 광주시민들이 뽑아 눕혀 놓았다. ⓒ예제하

광주시가 조사한 친일잔재물은 비석, 누정현판, 교가, 군사·통치시설 등 65개이다. 구체적으로 △윤웅렬, 이근호, 홍난유 선정비 등 광주공원 사적비석군 △원효사 송화식 부도비·부도탑 △너릿재 유아숲 공원 서정주의 ‘무등을 보며’ 시비 △사직공원 인근 양파정에 걸린 정봉현·여규형·남기윤·정윤수 현판 △세하동 습향각에 설치된 신철균·남계룡 현판 등이다. 

또 친일 작곡가 현제명,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이 작곡한 교가 18개가 광주의 일부 대학과 중·고등학교가 사용 중이며, 군사시설로 활용된 지하동굴, 신사참배용 광주공원 계단, 송정공원 옆 송정신사의 참계, 신목, 석등룡기단 등도 친일 잔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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