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논평 [전문]

광주지역 #스쿨 미투 1년!!

이제는 다른 목소리와 이야기가 필요하다!!

2018년, 한 해 동안 트위터에서 가장 화제가 된 사회 분야 키워드 1위는 #스쿨미투였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곳 광주에서도 지난 해 8월 #스쿨미투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곳 곳에서 스쿨미투 관련 토론회, 집담회를 통한 학교 현장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광주시교육청 또한 학교 내 성평등 실현과 피해 학생들 보호를 위해 성인식 개선팀을 발족하여 운영하고 있다.

광주지역 #스쿨미투 1년!!

#스쿨미투를 고민해온 우리는 학교가 얼마나 성평등하게 바뀌었는지 물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제 학생들이랑 편하게 농담 한 번을 할 수가 없다. 학교 현장이 얼음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왜 교사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대하는가?”

최근 스쿨미투 관련 토론회에서 들려온 이야기들이다.

학교 현장이 얼어붙은 것이 스쿨미투의 문제인가? 교권은 교사의 직무에 대한 권위이지 학생의 인권과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다.

또한 가르치는 입장과 가르침을 받는 입장에서 이미 그 권리 또한 대등하지 않다.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대립은 가능한가?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차이에 대한 인정, 그 권력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먼저다.

또한 지난 1년 간 한국 사회에서 펼쳐진 스쿨미투는 대부분 sns라는 공간에서 터져나온 이유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학교 내 시스템이 부재했는가?

아니다. 시스템의 부족이 아니라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과 그 말을 들어주리란 신뢰가 부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최근, 광주지역이 뜨거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성비위냐? 교사의 고유한 수업권 침해냐? 라는 질문이 넘쳐난다.

하지만 어떤 단체, 어떤 사람도 “그 학생들이 왜 그 것을 폭력으로 생각했을까”

“그 학생들은 지금 어떤 마음일지 한 번 생각해보자”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이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왜 교사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경청되는가?'

이제는 다른 목소리와 이야기가 필요하다!!

“인간다움에서 목소리가 중요한 특징이라면, 목소리 없는 자가 되는 것은 인간다움을 상실하거나 자신의 인간다움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다. 침묵의 역사는 여성의 역사에서 핵심적인 문제다”
-리베카 솔닛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중-

이제 겨우 학생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침묵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듣고 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학교는 얼마나 성평등해졌는가? 학생들이 말할 공간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가?

어렵게 침묵을 깨고 나온 학생들의 목소리가 무시되고 학교 권력에 눌려 또다시 입을 닫게 해서는 안된다. 특권적 위치가 아닌 학생의 위치에서 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페미니스트 교사가 더 많아지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란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 또한 답답하고 할 말이 많다는 걸 이해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학교 현장이 각각의 구성원들의 권리가 충돌하고, 불신하는 공간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 신뢰에 기초해 더 나은 성평등 학교와 사회를 위해 광주시교육청,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학생 구성원이 함께 모여 #스쿨미투 1년을 평가하고 앞으로 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길 바란다.

2019년 8월 1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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