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이상헌 교사, 도덕수업 교재로 사용한 '억압받는 다수' 영화에 대한 입장

[전문]

성평등교육 활용자료에 대한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양한 자료와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이 영화는 가부장제 사회문화와 제도가 여성을 오랜 기간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억압해 왔는지 생각해 보게 하려는 의도로 기획되었으며 현실과 성별을 바꾸어서 억압 당하는 당사자를 남성으로 설정하고 가모장제 사회로 완전히 바꾸어서 현실을 비틀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다수의 남성에 의해 자행되는 성폭력, 성적 대상화, 옷에 대한 충고, 옷차림에 대한 비난, 경찰의 2차 가해, 심지어 피해자 탓하기(옷차림 지적),

몸매, 외모에 대한 평가 등 피해를 입는 당사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설정되었고, 피해자들 입장을 옹호해주는 사람도 없이 집단 성폭력을 당하고 고통에 빠진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완전히 입장을 바꾸어 다르게 봄으로써 현재 가부장제 사회에서 자행되는 여성 억압과 폭력적인 문화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교조 여성위원회, 페미니즘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단체와 전문가가 추천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함께 생각하고 논의해 볼만한 영화 속 장면)

1. 여성을 성적대상화, 성희롱 발언 등 문제 –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성희롱 발언, 성적 욕을 하거나 외모, 몸매평가를 당하는 것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는 현실

2. 여성은 가사노동, 육아 전담자로 보며 중요한 결정은 남성이 하는 풍토 비판 – 세입자 회의도 바깥양반이 참여해야한다고 말하거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면서 대화 중 아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수염을 자른다거나 얼굴을 덮는 옷차림을 해야 하는 것 등

3. 경찰서 진술 장면 중 주인공 남성 피해자가 ‘고환을 꼬집고 자지를 입술로 깨물었다’고 오랄섹스를 진술한 장면 (아마 이 장면을 불편해 하는 학생이 있을 것이라 생각) 가부장 사회를 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위기감을 가질 수 있음. 이 또한 우리가 다양한 생각 나눔 속에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함.

4. 자막 중 ‘자지, 엉덩이가 탱탱하다, 소중이 잘라 버린다’ 등의 대사가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성기 명칭을 욕으로 사용하고 금기시한 문화가 문제이지 단어나 문장 자체가 선정적인 의도로 잘못 사용된 것은 아니다. 

 

(참고)
불편함을 외치는 이들을 프로불편러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억압받는 다수'
•  영화부|유채린 기자    
 승인 2019.07.11. 10:33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25499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유채린 기자] 

2016년 강남역에서 한 대학생이 강남역 근처 노래방 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남성에 의해 살해되었다.

당시 CCTV에는 피의자와 피해자만 찍혀 있어 빠르게 체포할 수 있었는데, 남성은 이후 경찰조사에서 "여자들이 항상 나를 무시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20세기 초반 서구권에서 여성의 참정권 운동에서부터 출발한 페미니즘은 운동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혐오(미소지니)’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여성들은 이전에 외치지 못한 부당함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을 ‘프로불편러’로 규정하며 차별이 없음을 주장하곤 한다.
 

ⓒShadows Films
ⓒShadows Films

<억압받는 다수>는 매우 일차원적인 방법을 통해 이러한 현대 사회의 인식이 사실이 아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꽤 경쾌한 노래로 문을 여는 영화는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현대 사회와 완전히 반대되어 있다.

여성이 주가 되고 남성은 매일 성차별에 노출되어 있다.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는 슬리퍼를 신고 반바지를 입은 주인공을 보며 지나가는 여성들은 아무렇지 않게 희롱한다.

주인공은 아이를 맡기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한 무리를 만나 성적인 모욕과 폭행을 당하게 된다.

주인공이 신고를 위해 경찰서에 갔는데 그곳은 온통 여자들뿐, 남성은 커피 심부름을 하는 존재이다.

경찰서로 찾아온 부인은 주인공을 달래는 듯하다가 자신의 승진을 이야기하고, 차를 타러 가던 중 둘은 말다툼을 하게 된다.

혼자 가서 차를 가져오겠다며 걸어가는 부인의 모습을 멀리서 비추고, 이어 누가 뒤따라오는 듯한 느낌에 두려워하며 걸음을 재촉하는 여성(부인)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는 어느 것 하나 버릴 장면이 없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까지도 영화는 세심하게 뒤집는다.

커피 심부름을 하는 남성, 제모를 하고 히잡을 쓰는 남성, 주인공이 부인에게서 듣는 “네가 그렇게 입고 다니니까 그렇지.”라는 말까지, 영화는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고, 그래서 차별이라고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는 것들까지도 바꿔서 보여준다. 

그렇게 우리를 낯설게 만들던 영화는 시작과 끝을 통해 남성이 성차별을 받는 세상이 허구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오히려 두려움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성의 모습이 더욱 비참하게 다가온다.

영화가 보여주는 ‘여성이 남성을 두고 희롱하는 사회’, ‘여성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을지, 성희롱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남성의 모습’이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고 나면, 그 반대가 ‘현실’이라는 것은 쓰디쓴 고통이다.
 
출처 : 루나글로벌스타(http://www.lunarglobal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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