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교사 모임, ‘성비위 혐의 교사 직위해제’ 반발
도덕교사 모임, ‘성비위 혐의 교사 직위해제’ 반발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07.29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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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의 해당 교사 성비위 규정 중단” 촉구
“현재 진행 중인 행정행위 사과와 원상태 회복” 주장
광주시교육청, "민원 발생에 따른 행정적 조치“ 해명

광주지역 ㅎ중학교 도덕교사의 ‘성윤리’ 수업이 '성비위'로 사건화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교사인 ㅎ중 배이상헌 교사는 평소 진보적인 교육활동과 수업교재 제작 등의 활동으로 익히 알려져 교육계를 중심으로 이번 사안이 어떤 방식으로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도덕교사모임과 광주교육단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교육청 현관 앞에서 지난 24일 '성비위 혐의 교사'로 동료교사를 직위해제한 광주시교육청의 행정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광주인
전국도덕교사모임과 광주교육단체가 29일 오후 광주광역시교육청 현관 앞에서 지난 24일 '성비위 혐의 교사'로 동료교사를 직위해제한 광주시교육청의 행정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배이상헌 교사가 발언하고 있다. ⓒ광주인

지난 7월 9일 배이상헌 교사가 수업배제와 수사의뢰에 이어 24일 직위해제 처분을 당하자 당사자와 함께 광주교육단체와 전국도덕교사모임 등이 공개적으로 광주시교육청의 행정행위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아래 입장문 전문 참조)

전국도덕교사모임(대표 정종삼)과 ‘배이상헌 교사의 성평등교육을 지키는 전국도덕교사모임 대책위원회(위원장 진영효)’는 29일 오후 광주광역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기자간담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교육청의 일방적인 행정행위를 비판했다.

배 교사와 교사모임은 “학생들과 사사로운 대화나 접촉의 상황이 아닌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합당한 교육적 취지에서 진행한 도덕교과 수업활동”이라며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교사모임은 기자회견에서 “△민원을 이유로 배 교사에게 최소한의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점 △다수 학생의 기억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도덕교과서 해당 단원의 내용을 미확인한 점 △도덕교과 전문가 의견을 거치지 않고 시교육청의 ‘성인식 개선팀’에서 성비위 판단 등”을 문제제기했다.

교사모임은 “이 같은 광주시교육청의 모습은 민원 일변도의 교권침해 행정이자 교육활동 침해 행정”이라며 “전국의 도덕교사들에게 심리적, 신분적 압박을 가하고 학교현장의 성평등 교육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배이상헌 교사는 학생인권과 학생자치 그리고 성평등 문제에 대해 평생 화두로 삼으며 일관된 실천을 해온 전문가이자 실천하는 삶을 보여준 교사였다”며 “광주시교육청이 지향하는 성평등 교육이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29일 오후 전국도덕교사모임이 광주시교육청의 성비위 혐의 교사의 '직위해제' 처분의 부당성을 언론에 설명하는 동안 광주지역 교육단체 회원들이 복도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29일 오후 전국도덕교사모임이 광주시교육청의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한 것에 대해 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여는 동안 광주지역 교육단체 회원들이 복도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배이상헌 교사와 교사모임은 광주시교육청에 “△해당 교사에 대한 성비위 규정 즉각 중단, 직위해제와 수사의뢰 취소 △이미 진행된 행정행위에 대해 전체 교사에게 사과와 원상회복”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배 교사와 교사모임은 광주시교육청 관계자와 한 시간 이상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광주시교육청은 “민원이 발생한 사안이어서 해당 매뉴얼에 따라 행정적 조치를 했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교사와 학생 그리고 교육청과 학부모, 수사당국 등이 토론회 등 공론화를 통해 현 제도에 대한 보완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성평등교육 도덕교사 성비위 규정에 대한 전국도덕교사모임의 입장 [전문]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교사 배이상헌의 ‘성윤리’ 도덕수업을 성비위로 규정하였다.

배이상헌 교사는 7월 9일 수업배제와 수사의뢰, 7월 24일 직위해제를 통보받았다.

해당 학교의 성고충 상담 창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배이상헌 선생을 성비위 교사로 규정한 민원은 유감스럽게도 그가 진행한 도덕 수업 내용이었음이 확인되었다.

학생들과의 사사로운 대화나 접촉의 상황에서 드러난 문제가 아니고, 오로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합당한 교육적 취지 아래 진행한 도덕교과 수업활동이라는 점에서 전국도덕교사모임은 이 사안을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 사건을 바라보며 우리가 받는 충격은 첫째,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수업활동에 대한 민원을 이유로 해당 교사에게 최소한의 사실 확인과 소명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고 그의 교사로서의 삶을 일거에 송두리째 빼앗았다는 점이다.

둘째, 다수 학생의 기억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도덕교과서의 해당 단원의 내용에 대한 확인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셋째, 도덕 교과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전혀 없는 교육청 내의 성인식개선팀에서 도덕수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성비위로 판단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광주광역시교육청의 모습을 우리는 민원 일변도의 교권 침해 행정이며, 교육활동 침해 행정으로 규정한다.

또한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교사 배이상헌 선생의 도덕수업을 성비위로 규정하고 결국 직위해제를 단행함으로써 교육자치단체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포기하였으며 ‘성윤리’ 단원 수업을 해야 하는 전국의 도덕 교사들에게 심리적 ∙신분상의 압박을 가함으로써 학교 현장의 성평등 교육을 위축 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덕교육은 ‘생각함’의 수업이요, 도덕교사는 교실 안에 삶과 사회를 연결 짓는 다양한 수업의 장치를 설계하고 학생들과의 공론의 장을 만드는 사람이다.

삶과 사회의 문제를 가치의 틀로 해석하고 ‘도덕함’을 향한 비판적 실천의 긴장을 공유하는 과정이 도덕수업의 과정이다.

여느 교과도 그러하지만 더더구나 도덕수업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교육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그 과정의 반복은 한 시간으로 혹은 한 학기로 부족할 수 있으며 평생 반복되어질 수 있는 문제이다.

한 시간의 수업으로 민감하고 불편한 요소를 익숙하게, 아름답게 만들지 못하였느냐고 추궁하는 것은 이러한 수업, 특히 도덕교과 교육과정에 대해 너무도 무지한 질문이다.

성 윤리, 성 평등 단원의 수업에 대한 불편함을 이유로 교사의 수업이 성비위로 규정된다면 전국의 도덕교사는 교육부가 구성한 해당 교육과정의 수업에 대한 포기선언이 불가피하다.

나아가 15시간 의무교육을 하도록 되어있는 학교 성교육에 대해서도 포기선언이 불가피하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수업자료인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받는 다수’(Oppressed Majority)는 성역할의 역전을 통해 교실 안의 학생들에게 차별적인 젠더시스템을 공론화하고 차별의 세세한 문화적 요소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수업자료로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이 자료는 여성단체들과 전교조 여성위원회가 추천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수업자료는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활용의 유무를 자기 전문성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이 영상에 대한 학생의 불편함과 수치심만을 근거로 수업에서 이를 활용한 교사를 성비위 교사라고 낙인찍었다.

그 불편함과 수치심이 문제라면 수업장학 혹은 수업컨설팅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교육행정의 전문조직이 어찌 이렇게 단순하고 무책임한 판단을 할 수 있는가?

또한 이 영화를 야동이나 음란물이라 언급하며 배이상헌 선생을 성비위 교사로 규정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것을 도덕교사의 수업전문성에 대한 모독이자 성평등 교육 자체에 대한 불순한 공격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배이상헌 교사가 학생인권과 학생자치, 그리고 성평등 문제에 대해 평생 화두로 삼으며 일관된 실천을 통해 누구보다 이 분야의 전문가이자 실천으로 보여주는 삶을 살고 있는 교사임을 아는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전국도덕모임은 해당 교육청이 지향하는 성평등 교육은 과연 무엇인지 엄중히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광주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죄의 유무 판단에서도 지극히 상식적인 근대 인권법의 기본 원리를 위반하고 있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전문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교육기본법> 제5조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도록 규정한다. 교육의 전문성은 교원의 전문성으로 구체화한다.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교원에 대한 민원, 진정 등을 조사하는 경우 해당 교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사상의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않으며, 제2항, 제3항은 교원의 수업과 정당한 교육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아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1. 배이상헌 선생의 수업에 대한 성비위 규정을 즉각 중단하고 직위해제와 수사의뢰 취소하라.

2. 이미 진행된 행정행위에 대해 전체 교사에게 사과하고 모든 것을 원상태로 되돌려라.

3. 이러한 최소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전국 도덕 교사들의 수업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저항할 것이다.

2019.7.27.

전국도덕교사모임
(아무개 교사의 성평등교육을 지키는 전국도덕교사모임 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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