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그렇게도 사람이 없는가.

말이 아니면 무시하고 털어버리라고 했다. 그러나 도저히 그게 안 된다. 한국당 정미경(경칭 생략)의 발언을 듣고서다. 손이 떨린다. 가슴이 막힌다. 정미경이 무슨 소리를 했는지 아는가.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하며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개인만 생각한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니냐”

“댓글 중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

주위에서 웃음이 터졌다. 다른 참석자와 당 관계자는 굳는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세월호에서 숨진 학생들은 나라 잘못 만난 탓으로 죽었다. 하지만 천금 같은 자식을 비명에 보낸 한 서린 부모의 가슴에 소금 뿌리는 미친 짓은 어디서 배운 것이냐. 넌 자식도 안 기르느냐.

■입에서 나오면 말인가? 귀도 없는가?

나경원 “자세히 못 들었다”

황교안 “정 최고위원이 충분히 말했으니 그 말씀 그대로 이해해 달라”

민경욱 “최고위원의 발언까지 방어하실 건 아니라고 대표께 말씀드렸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만큼 본인에게 물어보라”.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고시합격, 검사. 국회의원. 이 정도면 똑똑한 사람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상식이 무엇인가. 상식이 없는 똑똑은 헛똑똑이다. 상식은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 판단기준이라고 늘 생각했다.

똑똑하다고 자부할 정미경은 왜 세월호 1척을 떠 올렸을까.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숨진 아이들은 생각지 않았는가. 세월호 침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박근혜에 대한 원망이 문재인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단순 유치한 결론이었을 것이다.

몇 초만 생각해도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아니 인식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바로 사과해야 한다. 고시는 맹탕이 되는 것이 아니고 검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국회의원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잘못은 바로 사과하는 것이 똑똑한 사람이다.

자식 잃은 부모는 모두 자기 죄라고 자책한다. 죽어도 눈을 못 감을 상처다. 왜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가. 배 열두 척을 들먹인 정미경은 이순신 장군은 물론이고 문재인과 우리 국민 모두에게 잘못했다.

■황교안, 언제 철이 드는가?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

“고귀한 한 표로 국민 혈세로 잔치 벌이는 유공자를 색출해 달라. 주저하지 않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실어내겠다”

이건 바로 한국당의 최고위원이라는 김순례가 광주 5·18 학살을 두고 한 벼락 맞을 망언이었다. 국민의 분노가 들끓자 황교안은 처벌을 약속했다. 약속은 지켰다. 당권정지 3개월이다.

기막힌 처벌이다. 이럴 때 황교안은 최소 제명을 시켜야 했다. 그게 검사와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던 똑똑한 황교안이 할 일이다. 어떤가. 제 할 일을 했는가.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된 황교안의 행보는 도무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못 날 수가 있는가. 한국당의 앞날에 검은 구름이 끼었다.

나같이 한국당을 반대하는 사람이야 그렇다 치고 이른바 보수 골통이라는 늙은이들도 한숨을 쉰다. 저러다가 집권은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연달아 낙선했다. 어렵게 배지를 단 그는 당선이 확실한 종로를 두고 부산에서 출마 또 낙선했다. 이유는 모두 안다. 그는 ‘바보 노무현’이 됐다. 눈물 나지 않는가.

노무현의 진심은 국민이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황교안이 광주에서 출마하고 이해찬이 대구에서 출마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정신이 돌았는가. 아니다. 황교안이 어디서 출마할지 궁금하다.

■황교안 곁에는 누가 있는가?

1백 수십 명의 한국당 의원 중에 왜 똑똑한 인물이 없으랴. 내가 아는 똑똑한 의원도 많다. 그들도 한탄한다. 그러나 어쩌랴. 배지 떨어지면 송장인 의원들의 머릿속에 든 건 다음 선거다. 공천이다.

TK 출신들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한다. 그건 여당도 마찬가지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이다. 호남 출신이 대구에서 당선된 때가 있었고 영남 출신이 호남에서 당선된 때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원망스러운 박정희 정권의 지역 나누기다. 똑똑한 인간들 모두 바보로 만들었다. 반드시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 나라를 위해서 말이다.

송건호 선생님은 내 고등학교 은사다. 늘 말씀하셨다. 그 사람을 보지 말고 그와 함께 있는 사람을 보라.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이명박의 주위를 보라. 박근혜 주위를 보라.

김재철 전 MBC 사장이 황교안의 언론 특별보좌역, KBS 사장을 지낸 길환영이 미디어특위에 영입됐다. 요직이란 책임 있는 자리다. 어떤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황교안은 만족한가. 모두가 제 팔자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국회의원과 도둑이 한강에 빠졌다. 국회의원을 먼저 건졌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식수원인 한강이 오염될까 걱정이 되어서다. 꾸며 낸 얘기다. 어떤가. 그냥 웃어 버릴 수 있는가.

집안 살림을 하는데도 돈은 필요하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한데 돈을 안 내준다. 살림 그만두라는 얘기냐. 한국당이 추경의 목을 죄어 숨을 못 쉰다.

왜 추경이 통과되지 않는지 모른다면 이 역시 바보다. 한국당은 진짜 나라 살림을 걱정하는 정당이냐. 국정이야 거덜이 나든 말든 여당을 궁지로 몰아놓으면 장땡이냐. 욕먹으면 오래 산다니까 장수놀음 하는 것이냐.

더러운 정치 싸움은 해도 배지 달아 준 국민이 먹고살도록 예산은 마련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도둑놈 심보가 어디 있느냐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결심이다. 지도자의 용단이다. 황교안의 결단이다. 기분 나쁜 거 많다. 정부·여당 마음에 안 든다. 대통령한테도 감정 많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을 생각한다. 추경 통과시켜라. 박수 소리가 안 들리는가.

황교안, 그러다간 대선은커녕 국회의원도 못 된다

노처녀 시집가기보다 힘든 여야 영수회담이 열렸다. 길게 얘기할 것도 없다.

국민이 기대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 집요한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한 대응조치였다. 국민의 위기의식은 높다. 국민의 뇌리에 일본의 침략 근성은 낙인처럼 패여 있다.

영수회담의 결과는 어떤가. 국민이 본 그대로다. 추경은 물 건너갔고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핵심 소재와 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자’는 대통령의 제안도 황교안의 반대로 무산됐다. 반대이유는 추경을 강제한다는 것이란다. 죽어도 추경은 안 된다는 것이다.

무식한 탓이지만 추경이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 한국당이 추경 하나를 붙들고 난리 블루스다. 그래도 ‘지랄발광’을 한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되겠지. 황교안이 똥볼을 또 찼다. 황교안이 못나서 그런가. 옆에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황교안도 눈·귀가 있으니 보고 들었을 것이다. 옆에 못난이들 정리 좀 해라. 대정부 질문을 보았는가. 전희경이라는 한국당 대변인이 있다.

총리에게 하는 질문만 엉망인줄 알았더니 운영위원회에서 하는 질문도 팩트TV를 통해 전부 봤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10분여 동안 제대로 된 질문을 한마디라도 했는가. 전희경이 대답해 보라.

종잡을 수 없는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서 전희경이 당하는 망신은 바로 황교안이 당하는 망신이나 다름이 없다. 국민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던가. 표 깎아 먹는 이런 의원들 질문 못 하게 해라.

김순례도 공개 사과시키고 더 근신하도록 해야 한다. 민경욱은 뭔가. 언제까지 쫄랑쫄랑 따라다니게 할 것인가. 민경욱의 모습을 보며 국민은 황교안을 생각한다. 주위에 그러하게도 사람이 없느냐.

황교안, 꿈은 커도 좋다. 그러나 이루지도 못할 꿈을 꾸면 그건 바보다. 황교안. 바보가 되고 싶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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