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빛고을 꿈트리밴드 운영 개선 촉구

성명서 [전문]

빛고을 꿈트리 밴드, 명문대 진학에 악용되어 유감

광주광역시교육청(이하 광주시교육청)은 2019.6.22. 국립광주과학관에서 ‘교육과정 선택과 대입전형’을 주제로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광주시교육청 실시간 진로진학상담 「빛고을꿈트리」 밴드 1만 명 돌파를 기념하여 진행된 행사는 일찍이 참가 접수가 마감되었고, 자료집과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붐볐다.

하지만, 이 같은 행사는 입시를 지양하겠다던 장휘국 교육감의 철학과도 명백하게 충돌하는데다가 학벌주의를 더 병들게 하는 행태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는 이를 시정하도록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였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모든 국민은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함'이라고 교육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학교현장에서 이 같은 교육의 이상은 요원하며, 이기심을 부채질하여 소위 명문대 입학자 늘리는 일이 유일한 교육의 목표가 되고 있다.

이런 풍토에서 학생들이 겪는 불행과 교육현장의 부조리는 임계점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이다.

교육현장이 철저하게 입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이 벌인 빛고을꿈트리 밴드가 아무리 흥행을 거둔다고 한들, 그것은 결코 교육의 흥행일 수 없다. 학벌 경쟁을 일삼는 입시는 어떤 경우에도 교육이 아니며, 교육을 썩게 만들어 사교육의 거름이 될 뿐이다.

학벌없는사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빛고을꿈트리 밴드 운영진(상담교사)이 게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온통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 입시정보 투성이다.

6월1일~ 27일 간 밴드 운영진이 게재한 전체 글 80건 중 38건이 소위 명문대(수도권대학, 과학기술원, 의학계열 대학 등) 관련 행사·입시정보이고, 전문대학은 단 3건의 입시정보만 게재되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왜곡된 입시 현실에 슬그머니 올라타서 소위 ‘실력광주’를 뽐내려는 교육청의 속셈을 엿볼 수 있다.

학벌주의는 지적 인종주의이다. 특정 시기에 진학한 대학 간판을 낙인 삼아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며, 성실한 노력과 정직한 능력을 왜곡하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자신의 의지와 보람에 맞게 일할 기회들을 뒤틀리게 하여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수도권대학 중심의 입학설명회에도 관심이 크다.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2019.7.3.에 개최되는 서울 주요대학 등 특정학교 입학설명회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더구나 이번 설명회는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분석을 위한 목적이지 소위 명문대 입시설명회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 학부모들의 환심을 얻느라, 강력한 소신처럼 말하던 장휘국 교육감의 교육철학도 던져 버린 것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들은 학부모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명문대 진학정보에 광주시교육청이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우리의 주장을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폄하할지 모른다.

그러나 학벌주의는 결코 우리 삶과 독립되어 존재하는 덩치 큰 괴물이 아니다. 학벌주의의 무서움은 일상 속에 거역할 수 없는 현실처럼 스며들어 사람들이 공기처럼 그것을 내쉬게 만드는 데 있다. 우리 단체가 예사롭게 넘기지 않고, 문제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경쟁교육, 특권교육을 부추기는 사업에 공적 자금을 낭비하지 말고, 입시경쟁을 지양하겠다는 교육감의 약속에 충실하라!

2.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교육의 근본을 성찰하고, 진로교육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빛고을 꿈트리밴드 운영을 개선하라!

3. 특정학교가 아닌 대학별 형평성에 맞는 입시설명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

2019.7.4.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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