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3일부터 총파업 돌입

총파업 선언문 [전문]

전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19년 임금교섭승리, 공정임금제 실현, 교육공무직 법제화,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오는 7월 3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선포한다.

촛불항쟁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당선과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 인정부터 쌍용자동차 해고자, KTX 해고승무원 복직까지의 노동개혁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곧 정규직화의 길이 열릴 거라 믿었으며, 공정임금제를 약속한 것을 듣고 우리 학교비정규직도 그토록 원하던 정규직 최하위직 임금의 80%는 받을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을 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도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 희망에 부풀었다.

정규직화와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34일째 천막농성 중인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일 오전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오는 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정규직화와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34일째 천막농성 중인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일 오전 광주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오는 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질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은 커녕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약속을 지키라며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던 민주노총 위원장을 잡아가두는 것으로 친 재벌 노선으로 회귀한 자신의 변절을 내외에 시위했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내던졌다.

자신이 국정과제로 내세운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의 이행 대책 마련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역사상 최장 기간학교를 멈추는 총파업을 앞두고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파업 전 교섭에도 사용자인 교육부는 파업대응에 바쁘다는 핑계로 교섭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시도교육청의 태도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지난 6월 19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져 노조측에 정당한 파업권이 확보되었음에도 우리 노동조합 측은 파업을 피하기 위해 수차례 성실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용자인 시도교육청은 오히려 파업을 부추기 듯 노동조합을 우롱하는 교섭안을 제시했다.

지난 6월 27일 파업을 눈앞에 두고 치러진 교섭에서 17개 시도교육청이 제안한 의견은 기본급 2만원 인상에 불과했고 ‘파업 할 테면 해라’ 는 식의 막무가내 태도로 일관하여 노동조합을 자극하는 시, 도 교육청들의 만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방교육청 등 관계기관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즉시 이행하고, 지금 이행하기 어려운 것은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노조와 함께 대화를 통해 대책을 강구’하라고까지 당부했다.

그럼에도 교육청들은 ‘어차피 할 파업’이란 식의 언행으로 총파업직전까지도 집중교섭으로 어떻게든 의견을 좁혀보려는 노동조합의 요구도 거부하며 대화의 의지조차 포기하는 한심한 행태는 진보 보수를 떠나 시도교육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한심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단정한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교육감들은 공정임금제,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정책협약까지 했으나 파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누구하나 책임지고 교섭타결과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이 마비될 총파업이라는 엄중한 사안을 앞에 두고도 책임과 권한 없는 교육청 관료들에게만 교섭을 맡긴 채 ‘나 혼자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뒷짐 진 꼴을 보이는 태도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결국 우리를 파업으로 내모는 건 정부와 교육 당국이다. 정부의 노동탄압 정책과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약이행에 대한 의지 없음이 확인될 뿐이다.

우리는 우리 손으로 우리 운명을 바꾸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와 임금은 우리 스스로 향상시켜 왔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서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해서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비정규직 철폐에 호응하는 민심과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총파업에 나선다.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정규직화와 처유개선을 촉구하며 오는 3일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광주시교육청 마당에서 3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예제하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정규직화와 처유개선을 촉구하며 오는 3일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광주시교육청 마당에서 3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예제하

역사상 최초의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나서는 총파업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최선두에서 총파업을 승리로 안내할 것이다.

7월 3일부터 학교를 비우는 우리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우리 자신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기에, 우리 아이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차별받지 않고 멸시당하지 않는 노동자로 살게 하기 위한 미래 세대를 위한 투쟁이기에 당당히 총파업에 나선다.

우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 철폐하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것임을 온 세상에 선포한다.

2019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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