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칼럼] 남북미 DMZ 회동, ‘글로벌 안전’의 길 닦았다
[김영근 칼럼] 남북미 DMZ 회동, ‘글로벌 안전’의 길 닦았다
  • 김영근 편집위원(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 승인 2019.07.0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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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평화 프로세스

글로벌 평화체제의 조건과 가능성을 제시한 역사적 만남

한국전쟁 휴전 후 66년 만에 판문점서 성사된 6.30 남·북·미 정상의 만남은 동북아 평화체제의 조건과 가능성을 제시한 역사적인 날로 세계사에 남을 만하다.

요약하자면 이번‘6.30 깜짝만남’을 통해 북한이 행위자로 다시금 주목(인정)받고 대화의 장이 가능하게 된 ‘대북유화(햇볕)정책’ 및 우선순위의 변경이 빛을 발했다. 알다시피 전후 여러 국가들이 대북강경정책을 실시할 경우 북한은 이를 무시하는 정책 스탠스를 취해 관계가 경색되는 국면을 목도해 왔다는 점에서 정책전환의 효과는 뚜렷하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의 완화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향후 북미실미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를 비롯한 비핵화 논의에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를 넘어선 트럼프 모델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이번 <6.30 남북미 DMZ 회동>의 교훈으로 요즘 모든 문제를 재난안전과 결부지어 주장하는 필자 생각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안전정치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안전정치학’이란 지금까지 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거나 자원의 획득, 배분을 둘러싼 또는 권력의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세력 간의 갈등이나 투쟁에 주안을 둔 전통적 정치학(political science)에서 벗어나 타협과 화해·평화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 현상에 관해서 주목하자는 취지의 학문적 제언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비핵화의 속도(Velocity) 및 정도, 비용편익 및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기간만을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메커니즘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숨에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하고, 일대일 맞교환만을 강조하는 ‘특정적 상호주의’에 기반한 기존의 대북강경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트쏘공: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공정)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1차)-5.26(2차)-9.18~20(3차), 6.12 북미정상회담(2018년) 이후 제2차 북미정상회담(2019년 2월 27-28일)이 개최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와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 대한 기대는 무척이나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협상대상국의 윈셋(win-set)을 고려하지 않은 빅딜과 스몰딜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하노이 2차북미회담이 노딜로 끝나 이후 돌파구 마련에 상당히 고전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윈셋이란 미국의 정치학자 퍼트넘(Putnam, R. D.)의 ‘양면게임이론(Two Level Game)’에서 제시된 것으로“주어진 상황에서 국내적 비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합의의 집합”을 이르는 말이다.

국제협상이야말로 외교라는 대외적 프로세스와 국내정치라는 제도적 수용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게임으로 보고 양자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것이다. 국내적 비준을 받을 수 있는 국제적 합의의 집합을 윈셋으로 보고 이것이 크면 클수록 타결 가능성이 높다.

윈셋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국내 여러 집단의 선호 및 이해관계, 국회의 비준절차 등 국내 정치적 제도, 국제교섭 담당자의 전략 등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John Bolton)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론적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정치는 ‘투레벨 게임’이론에 딱히 해당하는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상정외의 효능을 발휘한 셈이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여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과정에서 한반도 운전자론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되어 왔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도 한중일 3국은 상호 경제의존도가 높고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20%를 차지할 정로로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영토분쟁, 군사적 위협 등 리스크 관리 문제 또한 동시에 안고 있는 ‘아시아 패러독스’의 상황을 부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다.

이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정책대응 및 국가관계라는 역학구도가 작동하는 기제에 관해 더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 방문을 통해 성사된 ‘6.20 북중정상회담(2019년)’을 통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6.30 회동은 뜻밖의 로맨틱한 북미 정상들의 만남’이라는 반응도 매우 흥미롭다.

흔히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경계하며, 이른바 중국 소외론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패했다.

이러한 시나리오와는 달리, ‘미중 무역분쟁’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 하에서 중국으로서는 어쩌면 경제제제라는 굴레를 안고 있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하는 과정에서 상정외의 수확, 즉 ‘미중 무역전쟁 휴전’이라는 성과를 얻었을 수 도 있다.

만약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결과적으로 미국이 행위자 효용을 고민하게 만듬으로써‘3차 북미정상회담의 모멘텀’이 되었다고 한다면, 윈셋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SNS 스마트 정치’ 및 ‘국제적 환경 요인’을 고려한 ‘멀티레벨게임’으로의 전환 등을 추가하고 융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호혜적 상호주의’ 및 정경분리 원칙이 우선되어야

ⓒ청와대 제공
ⓒ청와대 제공

그렇다면 과연 전후 한국은 물론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가를 논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과정과 맞물리는 경제협력의 진전 혹은 경제교류의 재개에 관한 논의는 남북철도협력 및 자원・에너지 개발 등 산업기술공학적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회주의경제체제전환국가’이나 시장자본주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필요한 동북아 평화체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비용편익 분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안전정치학’의 시점도 더해져야 한다.

첫째, 우선 글로벌 화해 및 평화 프로세스의 현황을 점검하고, 실제 동북아 나아가 글로벌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조건과 가능성에 관해 상호주의적 관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의 통일비용 등을 포함한 경제재건 및 개발협력을 위한 국제적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규모를 추정 등 정치경제적 시각도 동반되어야 한다.

둘째, 또한 일련의 평화체제 형성 과정에서 아시아 패러독스를 극복하고, 동북아 국가 혹은 시민들의 역할은 무엇이고, 협력할 수 있는 길은 과연 있는지 점검하고. 나아가 평화 체제를 굳건히 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 단계에서 비핵화 교섭의 진전 및 남북관계·북미관계·북일관계 등의 개선을 위해서는 경제지원에 대한 엄격한 정치적 대가를 요구하는 ‘경제적 상호주의’ 혹은 ‘특정적 상호주의’보다는 ‘호혜적 상호주의’의 도입이 중요하며 정경분리 원칙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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