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리도 더 이상 못 참아”

머슴이라는 것이 있었다. 농사지을 일손이 없으면 머슴을 둔다. 먹고 자고 가을에 새경(품삯)을 준다. 그러나 머슴도 잘못 만나면 골치다.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주인 속만 썩인다.

머슴 얘기가 나오면 국민들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선거 때면 머슴 노릇 하겠다는 자들이 줄은 서는데 머슴으로 뽑힌 자들이 약속대로 성실하게 일을 하지 않는다. 농사를 망친다. 쫓아내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는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지금 국회의원들이 하는 꼴과 비교된다.

국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선거 때 공천 희망자는 어떤 약속도 마다하지 않는다. 공천만 받게 해 준다면 간이라도 빼 줄 것 같다. 지금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뒷간에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속담을 잘 알 것이다. 어떤가. 그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참 기분이 좋다. 의정활동을 잘하면 업어주고 싶다. 국민의 머슴으로 일 잘하고 국민들 편하게 해 주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일 잘하는 의원으로 보도되면 자식새끼 공부 잘해 우등상 탄 것만큼 기분이 좋다. 후원금도 보내준다.

그 반대도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 이름이 나면 또 무슨 못된 짓을 했을까. 물 샌 바가지다. 개망신이다. 요즘 연타석 개망신 홈런을 날리는 인물이 있다. 기자, 해외특파원, 청와대 대변인도 지냈다. 그 정도면 정상적으로 머리가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아니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입만 열었다 하면 오물통이다. 구체적인 사례는 내 입이 더러워질까 그만둔다. 누군지 아는가. ‘천렵질’에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다. ‘골든타임’도 잘 안다. 참 더럽다.

국회해산, 국민 소환제 “정치 싫으면 그만둬라”.

지난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보파괴 저지대회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경욱 대변인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지난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보파괴 저지대회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경욱 대변인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네 낙선운동 한 번 벌여보지 않겠나?"

팔로워가 4만이고 트윗 친구도 11만이 넘는다며 낙선운동을 벌여보라는 친지의 권유다. 마음 맞는 동지 1만 명만 힘을 모으면 국회의원 하나 낙선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란다. 귀가 솔깃해진다.

배지 달고 국회에 있어봤자 국민 세금만 축내고 오장만 뒤집어 놓는 쓸모라고는 하나도 없는 인간들은 국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둘이 아닌데 어떻게 하느냐. 낙선대상 추려서 하자는 것이다.

선거법에 걸리는 거 아니냐니까 걱정하지 말란다. 방법이 있단다. 어떤가. 떨리는가. 구미가 당긴다. 심각히 고려 중이다.

팔자 중의 상팔자는 국회의원 팔자다. 판판이 놀고먹어도 꼬박꼬박 월급도 준다. 비서도 둔다. 죄를 짓고도 잘도 버틴다. 현행범이 아니면 체포도 못 한다. 불법을 저질러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고도 고법, 대법원까지 가려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이번에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의 경우를 보라. 이러니 법도 겁 안 내고 ‘니나노’다. 이런 머슴을 둔 주인은 속이 끓는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탄핵하고 감옥으로 보내는 당찬 국민이다. 수천만 국민이 촛불을 켜 들고 광화문을 가득 메운 장엄한 광경을 보았을 것이다. 국회 해산과 국회의원 소환은 불가능한 것인가. 소환해 보자. 안 되는 게 어디 있는가. 말 안 듣는 머슴은 주인이 쫓아내자. 일 안 하고 놀고먹는 국회의원들 소환해서 옷을 벗기자. 국민이 그만두라면 관둬야 한다.

정치 싫으면 그만둬

당나귀를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한다. 먹기 싫다는 밥 억지로 퍼먹일 수 없다. 지금 한국당이 등원을 거부하는 꼴이 바로 그 짝이다. 이유 설명은 시간 낭비다. 국민들이 잘 보았을 것이다. 간도 쓸개도 다 빼버리고 애걸하는 여당 대표를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든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은 다 알지만, 저 잘못해서 고생하는 거야 도리가 없다. 헌데 머슴이 주인 버리고 무단가출해 주인 고생을 시킨다면 이건 절대 용서해서 안 된다.

한국당에 집으로 들어오라고 한두 번 사정했는가. 조건을 걸기에 들어 주면 다음 조건을 내 세우고 그다음 또 또 또. 지난주엔 정치개혁특위, 사법개혁특위 재구성을 요구하더니 이번엔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가 조건이다.

대통령 그만두고 정권 내놓으라는 미친 목사가 나왔던데 한국당도 걱정이다. 미쳐도 곱게 미치라는 말이 있지만 ‘조건귀신’이 단단히 씌운 모양이다.

옛날에 귀신이 씌이면 푸닥거리도 했고 팥죽도 쒀서 버렸다. 한국당 지도부를 덮친 귀신을 쫓아내기 위한 푸닥거리가 바로 국회해산 청원이고 의원 국민소환제다.

‘한국당 해산’ 국민청원이 183만여 명으로 마감됐다.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 역시 20만 명을 넘었다. 민주당은 억울하다고 할지 모르나 오냐오냐 한국당 투정 다 받아 준 책임 역시 면할 수는 없다. 하기야 국회의원들 쭉 세워놓고 뻔뻔하기 대회를 연다면 여야를 통틀어 누구를 수상자로 할지 선택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이제 민주당도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두는 것이다. 정치하기 싫으냐 그럼 그만둬라.

공안의 요람에서 꿀만 먹고…그렇게 머리가 나쁜가

한국 정치사에 기록된 수많은 정치인이 있다. 이제 황교안도 기록이 될 것이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국무총리에 대통령 권한대행 거쳐 이제 제1야당의 대표다. 박근혜 탄핵도 그의 총리 시절이다. 역사는 황교안을 어떻게 기록할까. 무능력에다 판단력까지 부족한 정치지도자라고 기록하지 않을까.

한국당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지지하기가 힘들다. 요즘 황교안에 대한 평가가 민망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당 안에서의 평가다. 지도력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늘어간다. 홍문종·김진태·장제원 등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이지 않는 내부분열이다. 둑이 무너지는 원인은 쥐구멍이다. 그리고 국민과 한 약속은 어찌 되었는가. 지킨 것 있으면 내놔보라.

5·18 망언에 대한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처벌 약속은 예측대로 공수표가 됐다. 삼사일언도 물 건너갔다. 민경욱의 막말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괴물 목사하고는 아삼육이다. 황교안만 무사태평이다. 남들의 평가는 어떤가.

민경욱도 황교안 대표 정도는 우습게 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은 물론이고 당내에 누구도 황교안의 약속은 공염불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당내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이 있다.

그것은 황교안에게 국가 운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보이는가. 도대체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어릴 버릇 자랄 버릇이다. 공안의 요람에서 자란 철부지에게 남은 것은 자기도취의 고집뿐이다. 심각한 문제다.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황교안과 한국당, 무엇을 보여 줬는가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다. 정치인의 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한국당과 황교안에게 묻는다. 먼저 한국당이다. 한국당은 국민에게 무엇을 보여 주었고 어떤 가능성을 제시했는가? 국민이 알고 있는 것은 한국당이 하는 것은 반대뿐이라는 사실이다. 제 생각과 다르면 반대할 수 있다. 단,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당이 반대하는 정책 중에서 정녕 국민이 이해할만한 이유를 제시한 것이 무엇인가. 잔인한 얘기지만 반대를 위한 청개구리 노릇밖에 한 것이 없다. 저토록 일편단심 반대를 할 수 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다. 아니면 사실을 적시해 보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장에서 합장하지 않는 황교안을 보며 저 사람이 바로 분열의 아이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일 낼 사람이다. 황교안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이다. 편향적인 종교관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정신 나간 목사에게 장관 자리를 제안했다는 말은 믿지 않지만, 소문이 도는 것만으로도 국민이 황교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가 있다. 이제 황교안도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인생도 살아야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사실 인간만큼 결함투성이 동물도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황교안에 대한 절망이나 포기는 이르다.

황교안도 결단하면 된다. 당장 국회로 들어와야 한다. 법으로 정해진 개원이다. 들어와 추경을 심의하라. 경제는 혼자 걱정하듯이 유난을 떨면서 경제의 윤활유인 추경을 묶어두는 것이 정상적인 생각인가. 또한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

당 대표의 권한이 얼마나 막강한가. 황교안이 내년까지 당 대표로 있다면 그는 공천권이라는 염라대왕의 권한을 쥐게 된다. 당을 수술해야 한다.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 정리해야 한다. 우선 공안 출신부터 손을 봐야 한다. 이유는 자신이 잘 알 것이다. 현역들의 평가는 이미 나와 있다. 이들을 정리하면 정치할 사람이 없을까 걱정인가. 걱정도 팔자다.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여신도에게 빤쓰나 벗으라 하고 대통령을 빨갛게 색칠하는 얼빠진 사이비 목사는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한다. 정신병자를 정상적으로 본다면 그 역시 문제다. 정상이 아니다. 정신만 차리면 길은 바로 옆에 있다. 길이 안 보인다면 꿈도 포기해야 한다.

국민이 황교안의 변화를 보고 믿게 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다음에 황교안이 가는 길은 일사천리다. 돌뿌리 하나 없는 고속도로다. 총선 같은 거 왜 걱정하는가. 당연히 제1당이다. 대통령 선거 운동할 필요도 없다. 모두 황교안에게 꽉꽉 찍어준다. 주님께 물어보라. ‘잘했다 교안아’ 등을 두드려 줄 것이다.

어떤가 이제 이해가 되는가. 어려운가 안 되는가. 고집대로 가야 하겠는가. 그럼 결론은 났다. 정치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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