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대학 쪽 학생에 시설 대관 소극적" 비판

성명서 [전문]

전남대학교, 대학판 젠트리피케이션 중단하고 학생에게 시설물 개방해야

-학생활동 거점이었던 전남대 민주마루(옛 대강당) 리모델링 이후 학생 행사 단 2회
-학생행사 대해 행사 인원을 이유로 대관을 거절하는 것은 부적절

- 학생들을 이유로 투자된 예산이 정작 엉뚱한 곳에 쓰이는 대학판 젠트리피케이션
-전남대는 사업추진 시 학생 당사자들과 충분한 협의하고 시설물은 개방해야


전남대학교 대강당은 1975년 건립되어 2015년~2016년 동안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민주마루로 재탄생했다.

전남대 대강당은 학생자치의 중심으로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소음피해 걱정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1980년 전남대 총학생회 재건 시기에는 당시 재학 중이던 박관현 열사가 발표자로 참가하여 화제가 되었던 “학원자율화 공청회”가 실시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1977년에는 박효순 열사의 주도로 알베르 카뮈의 연극 ‘정의의 사람들’이 공연되기도 하였다.

전남대의 주요 역사에서도 자주 등장할 만큼 대강당은 학생활동의 거점이었으나 리모델링 이후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민주마루를 이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전남대학교 민주마루 전경.
전남대학교 민주마루 전경.

학벌없는사회를위한 시민모임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2014년~2018년 사이의 민주마루 대관현황 자료를 입수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리모델링 전인 2014년~2015년 3월까지는 약 40여회의 대관 중 4개 행사를 제외한 모든 행사들이 동아리들의 연습이나 공연, 학생회 행사 등의 목적으로 대관된 것이었다.

그러나 리모델링 이후에는 정반대로 2016년 5월~2018년 사이 약 55회의 대관 중 학생자치 활동으로 대관된 것은 2017년 기독연합회 복음 토크 콘서트와 2018년 총학생회 출범식 단 2회였다.

전남대 학생들은 꾸준히 민주마루 대관을 요청하고 있으나 대학본부는 행사에 참여하는 인원수가 적다는 이유를 들어 지속적으로 대관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행사에 대한 대관을 거부하고 외부 행사나 예술대학 주관 행사 위주로 민주마루를 사용한 결과 활용 횟수 자체도 줄어들었다.

리모델링 전인 2014년에는 34회 대관 되었으나 리모델링 후인 2017년 20회, 2018년 20회 대관되었다. (공사로 인해 사용을 못하는 기간이 있었던 2015년,2016년은 비교에서 제외) 전남대학교는 학생활동이 활발했던 대강당에서 학생들을 쫓아내고 활용 자체도 더 적게 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 행사에는 대관을 거부하고 외부 행사 위주로 대관을 받는 전남대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학생을 배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

더 나아가 학생행사에 대해서는 규모가 작은 용봉홀 컨벤션홀을 대관하라고 말하고 있으나 용봉홀 컨벤션홀의 경우 해당 건물에서 대학원 수업이 이루어져 소음을 이유로 대관이 자주 거부되는 실정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학교에 투자된 돈이 정작 학생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으며 정작 학생들은 자유로운 활동의 거점을 잃어버린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가난한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가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재개발이 실시되어 정작 예술가들과 원주민들은 지역에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매우 유사하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학생회관 리모델링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70~80년대 지역의 문화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을 만큼 긴 역사의 전남대 극문화 연구회가 오래전부터 사용 중인 동아리방을 당사자들과의 아무런 사전논의 없이 용도변경하려 하고 있어 당사자들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대는 학생자치 활동을 이유로 통과된 예산을 정작 학생들을 기존 공간에서 쫓아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학교는 학생을 배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재와 같은 정책기조를 수정하고 시설물을 학생에게 개방해야 한다. 또한 리모델링 등에서 기존 학생이용 공간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학생 당사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19년 6월 17일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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