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 하는 '오월시 연재'

통일시계

- 윤석홍

그동안 같은 말을 하면서도 다른 시간을 살았다 2018년 5월5일부터 다시 서울과 평양의 시간이 같아졌다고 노동신문 1면에 ‘정령’으로 나왔다 2년8개월 동안 그 30분의 오차는 실로 엄청난 벽이었다 그 벽이 무너진 표준시 통일이 ‘통일시계’이다

같은 말, 같은 시간은 다시 온 축복이다 우리는 동 시간대에 같은 해와 달과 별과 나무를 보며 해와 달과 별과 나무라 부르지 못했다 아직도 다른 말, 다른 시간을 사는 무리들도 있지만 해와 달과 별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하늘의 시간(天時)과 인간의 시간(人時)이 만나는 순간 한반도에 비로소 때가 왔으니 우주 자연과 인간의 시간이 딱 마주치는 날이 왔으니 남과 북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같은 시간이 겨레의 얼과 조국의 몸이 처음처럼 재생될 것이다 행여 내 마음 속에 다른 시계는 없는지 살펴보고 고장 난 시계를 맞추어 보자 통일이 시간이 멀지 않았으니

 

** 1987년 <분단시대>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저무는 산은 아름답다> <경주 남산에 가면 신라가 보인다> <밥값은 했는가> 등,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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