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 하는 '오월시 연재'
씨 워치*
- 사윤수
망망대해를 떠돈다
리비아 해역 침몰 보트의 난민 서른두 명을 싣고
지중해의 부평초가 되었다
난민 중에는 어린 아이 한 명, 미성년자 여섯 명, 성인 여성 네 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에게 안식처를 마련해 줄 수 있느냐고
지중해 국가들 해안경비대에 수차례 타전했지만
대부분 국가가 외면했다
안식, 안식처, 안식일……
몇 년 전
난민선에서 추락사한 아기가
빈 조가비처럼 해변에 밀려온 적도 있었다
새보다 못하다는 말을 누구에게 해야 할지
바다 위에서 목마르고
물의 나라에서 마음이 타는 씨 워치
기타를 치며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네
파도와 물고기와 별들이
씨 워치의 선미를 육지 쪽으로
너울너울 떠밀어주네
밤마다 불면으로 글썽이는 등대 불빛이
저 멀리 보인다
없는 신(神)을 어디에 가서 찾아야만 하는지
*독일NGO-구호단체 선박
** 201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파온>,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대구시인협회 회원,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사윤수 시인
simin6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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