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전두환 광주 온 다음날 전남대. 전남도청 앞 사격
허장환 전 보안부대 수사관, "상사가 전두환이 왔다 갔다" 증언

허씨"광주국군통합병원서 시시소각 후 일부 매장, 해양투기" 증언
김용장 전 미군정보요원, "미육군 보고서 원본 공개해야 진실규명"

 "지금까지 알려진 5·18의 역사는 잘못 쓰였다. 광주항쟁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김용장 전 미육군501정보단요원은 잘못된 5.18의 역사를 지금이라도 바로 고쳐서 다시 써야 한다며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505보안부대 특명부장(상사)으로 5.18을 일선에서 직접 겪었던 허장환씨도 1980년 5월20일 전두환의 광주방문을 당시 상관들의 전언을 통해 증언하고 '사살명령'에 힘을 실었다.   

김용장. 허장환씨는 14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피해자, 시민 그리고 언론인 등 30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2시간여에 걸쳐 '39년만의 진실'을 증언했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미육군정보501정보단요원으로 활동하며 40건의 보고서를 작성했던 김용장(왼쪽에서 두 번째)씨가 14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39년만에 5.18의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예제하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505보안부대 특명부장(상사)으로 5.18을 겪었던 허장환(왼쪽에서 세 번째)씨가 14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39년만에 5.18의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예제하

김용장씨는 "당시 작성한 40건의 보고서 중 3건을 카터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읽었다"며 "보고서에는 △전일빌딩 헬기 사격 △계엄군 편의대 운용 △광주교도소 사건 △공수부대 성폭행 사건  △사망자 사신 재발굴 후 화장 등이 담겨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보고서와 관련 김씨는 "한국정부는 미국정부에 보고서 원형을 요청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광주의 진상규명을 위해 꼭 한국정부에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1988년 5.18과 관련 양심선언을 한 바 있는 허장환씨도 "오늘 제가 꽃다발을 받을 위치가 아니다"면서 "광주문제를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도 매듭 짓자고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했다"고 증언을 시작했다. 

허씨는 "5.18의 진실이 39년 동안 질질 끈 이유는 보안사가 88년 광주청문회를 앞두고 운영한 '5.11대책팀'에 의해 전두환이 언급된 각종 관련 문서와 문건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삭제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장씨는 "5.18은 신군부의 정권찬탈을 위한 사전 시나리오에 의해 일어났으며 100% 공작이었다"고 '신군부의 의도된 광주학살'을 단언했다.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김용장(왼쪽에서 두 번째)전 미육군 501정보단요원이 14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전일빌딩 헬기 사격, 공수부대 성폭행 사건, 계엄군의 편의대 운용 등을 증언하고 있다. ⓒ예제하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김용장(왼쪽에서 두 번째)전 미육군 501정보단요원이 14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전두환 광주출동, 전일빌딩 헬기 사격, 공수부대 성폭행 사건, 계엄군의 편의대 운용 등을 증언하고 있다. ⓒ예제하

광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서울·부산은 규모가 커서 컨트롤이 어렵고, 그들(신군부 핵심세력) 대다수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대전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점에서 배제됐으며, 광주는 작전을 펴기에 도시 규모도 적당하고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란음모로 엮기 적당한 도시라는 점에서 광주가 선택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5·18과 미국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지미 카터가 신군부의 손을 들어주고 지원했다"며 "글라이스틴 대사의 왜곡된 보고서가 국무성 라인을 통해 카터에게 전달됐고, 이에 따라 결국 카터가 신군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계엄군의 '편의대 선무공작'에 대해서도 "5월20일 40여 명이 수송기로 광주전투비행장에 와서 격납고에 본부를 차렸다. 당시 자신이 직접 격납고에 가봤는데, 20대로 보인 사람은 머리가 짧았고, 30대로 보인 사람은 얼굴이 탔으며 또 한 사람은 넝마 옷을 걸치고 뭔가 순간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나갔다"고 증언했다.

14일 오후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열린 '두 전직 정보요원이 39년만에 밝히는 5.18의 진실' 증언장. ⓒ예제하
14일 오후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열린 '두 전직 정보요원이 39년만에 밝히는 5.18의 진실' 증언장. ⓒ예제하

이에 대해 허장환씨도 "광주일고 출신인 홍석률 대령이 선무대장으로 광주로 내려왔다. 정호용씨가 1988년 광주청문회에서 '광주행보'에 대해 '편의복을 갖다 주려고 갔다'고 증언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고 뒷받침했다.

허씨는 '전두환 광주 출동'에 대해서도 당시 505보안부대 상사가 "사령관이 왔다 갔다. 발포가 있을 것이다. (허장환 수사관은)사복 차림으로 시내에 나갈 일이 많으니 조심하라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장씨도 전두환의 광주출동에 대해 "당시 비행기록이 왜곡 은폐가 많이 될수 있다. 성남비행장에서 헬기가 이륙했다면 조종사의 비행계획서와 관제탑으 이착륙 계획표 등 기지와 관제탑 비행일지 당시 녹음 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환씨는 광주국군통합병원에서 5.18사망자의 시신소각과 일부 암매장, 해양투기를 주장했다. 허씨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알고는 있다"며 "당시 광주평정 이후 상부에서 5열(간첩)침투가 있는지 엄중색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가매장한 시신들을 찾아 당시 전남도경 지문채취 전문 경찰을 불러 100% 지문을 채취한 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국군통합병원 보일러실을 개조하여 처리하다가 한계상황에 이르자 일부 유골은 광주인근에 매장했으며, 일부 시신들을 비닐에 둘둘 싸서 모처에 해양투기했다"고 증언했다.    

5.18 당시 505보안부대 수사관으로 활동했던 허장환씨가 1980년 5.18 당시 가매장한 사망자의 시신을 소각했다고 증언한 옛 광주국군통합병원 보일러실과 굴뚝. ⓒ광주인
5.18 당시 505보안부대 수사관으로 활동했던 허장환씨가 1980년 5.18 당시 가매장한 사망자의 시신을 소각했다고 증언한 옛 광주국군통합병원 보일러실과 굴뚝. ⓒ광주인

이에 대한 증거로 허씨는 "△당시 국군통합병원장이 훈장 서열 네 번째를 받은 사실 △보일러실 굴뚝 높이를 난방 용량 이상으로 높인 것 △보일러실을 3중 철조망과 무장병력 초소 설치 △보안목표 설정"을 들었다.

이에 대해 이날 사회를 본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당시 광주 국군통합병원장과 진료부장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허씨가 증언한 광주 국군통합병원 '시신 소각', '암매장', '해양투기' 증언은 향후 특조위 조사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사안으로 부상했다. 

허 씨는 자신이 처리 반은 아니었지만 "가매장한 시신을 다시 수습해 통합병원에서 화장했으며, 유골은 광주 인근에 다시 매장했으며, 시신 일부는 해양 투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김용장. 허장환 두 전직 정보요원의 증언을 듣던 5.18피해자들과 유족 그리고 시민들은 박수로써 용기를 보태거나 때로는, 긴 한숨으로 39년 동안 왜곡된 5.18의 진실을 마주하기도 했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2시 사이에  전남대 앞 철교 아래서 계엄군 사격에 부상을 당한 한 5.18부상자회원은 "5월 20일 전두환 광주출동 이후 '사살 명령'이 내려졌다는 증언이 이제서야 당시 부상 시점과 퍼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14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김용장 전 미육군 501정보단요원과 허장환 전 505보안부대 특명부장의 '5.18의 진실' 증언장에 광주시민과 5.18피해자 그리고 유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 언론인 등 300여명이 모여 들었다. ⓒ예제하
14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김용장 전 미육군 501정보단요원과 허장환 전 505보안부대 특명부장의 '5.18의 진실' 증언장에 광주시민과 5.18피해자 그리고 유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 언론인 등 300여명이 모여 들었다. ⓒ예제하

한편 지난 6일 한국에 온 김용장 씨는 13일 서울 국회 기자회견에 이어 14일 광주증언 그리고 5.18관계자 및 이용섭 광주시장 등을 만났다.

허장환씨도 15일 오전 자신이 증언한 광주 국군통합병원 시신소각과 관련 일부 기자들과 함께 당시 현장을 찾아 설명하는 등 일정을 보내고 있더, 이들은 오는 18일 제39주기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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