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고 말을 한다. 씁쓸한 마음이 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따분한 음악 내지는 지루한 음악이라는 말만 듣지 않아도 마음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안도를 하게 된다.

사전적 의미에서 엿보는 ‘클래식’은 고대 로마 시민의 최고계급을 지칭하는 라틴어 ‘클라시쿠스’ 에서 유래된 단어로 오늘날에는 가장 안정적이며 전형적이고 최고의 예술 작품을 나타내는 말로 통용된다.

ⓒ구글 이미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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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특성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모양일까? 전형적인 모습에 가장 안정적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평범하게 생각을 하여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고, 추구하고 쫓으려고 하니 말이다.

최고의 예술 작품을 나타내는 의미가 없었다면 이 지구상에 클래식이라는 예술이 어떻게 또 다른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으며 그 존재의 가치를 빛낼 수 있었겠는가.

안정적이며 전형적인 클래식을 때로는 어렵다고 하고, 때로는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욕구와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내용을 가미하여 또 다른 모습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킨, 클래식을 사랑하는 또 다른 한편의 사람들이 노력한 그 모양을 소개한다.

클래식의 또 다른 얼굴

1997년 한국영화 한 편이 인기를 끈다. 그해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하며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고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전도연은 최정상급 배우로 자리매김을 한 영화 ‘접속’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화가 성공하면서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었던 음악까지도 인기를 얻으며 흥행에 한몫을 감당하는데, 영화 ‘접속’에서 사용되었던 음악은 사라 본이 부른「A Lover's Concerto」로, 이 음악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이 바흐의「미뉴에트(BWM 114)」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크리스티안 펫졸트 (Christian Petzold, 1677∼1733)의 작품으로, 본래의 멜로디에 창의적인 리듬을 가미하여 탄생시킨 클래식의 또 다른 모양의 음악이다.

1965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였던 샌디 린저(Sandy Linzer)와 데니 랜델 (Denny Randell)이 발표한 이후 크게 인기를 끌자 여러 가수에 의해 녹음이 되어 발표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버전은 사라 본이 부르는「A Lover's Concerto」일 것이다.

이외에도 독일 출신의 그룹 sweet box는 바흐의「G 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sampling)하여 「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이라는 노래로 발표했고, 미국 가수 에릭 카멘(Eric Carmen)은 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협주곡 제2번 2악장」의 멜로디를 도입 부분에 사용하여 「All by myself」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가까운 동양 일본에서는 The Venus라는 그룹이 베토벤의「엘리제를 위하여」멜로디를 그대로 사용한 채 올디즈(Oldies) 풍으로 변환시켜「키스는 눈으로(キッスは目にして)」라는 타이틀의 가요로 불렀고, 가수 히라하라 아야카(平原綾香) 는 영국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의「주피터-Jupiter」멜로디를 노래로 부르고 있다.

모차르트의 경우는 현재 동요로 불리고 있지만, 본래는 샹송이었던「반짝반짝 작은 별」의 멜로디를 그대로 활용하여 12변주곡의 클래식 음악으로 역발상의 기질을 발휘하여 현재까지도 전 세계의 사람이 듣고 연주하며 사랑하는 음악으로 탄생시켰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감각적인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기존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보존한 채 또 다른 모습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같은 생각의 말을 우리에게 전한다. 클래식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편하고 재미있게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클래식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는 마음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가는 일조를 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하는 긍지의 말을!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의 노력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 우리네 말이 있지 않은가.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음악을 우리가 사랑하며 듣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후회하지 않은 성공의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을 해 본다.

**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14호(2019년 5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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