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청와대 폭파, 다음은
[이기명 칼럼] 청와대 폭파, 다음은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9.05.08 0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당. 지금 제 정신인가

■머리도 양심도 수치심도

‘광주에 가기 전에 우리 모두 양말 벗고 무릎 꿇고 사과를 해야 한다. 5.18 망언을 한 이종명·김순례·김진태는 분명히 제명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광주에 가면 사람도 아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하늘이 준 천재일우의 기회를 버린단 말인가. 우리가 광주에 가서 왕창 얻어터지고 와야 극우보수 세력의 확실한 지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광주 가기 전 혹시 이런 얘기들을 했을까? 한국당이 5·18 망언에 대한 사과와 망언 당사자 징계 약속이라도 지켰다면 황교안이 광주에서 물벼락 맞는 개망신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광주에서 황교안이 당한 꼴을 보면서 한국당이라는 정치집단이 가진 한계를 새삼 느끼게 된다. 잘못한 것을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다. 철부지 애들도 잘못했으면 사과한다. 하물며 국민을 위한다는 정당이다. 차기 집권을 꿈꾸는 제일 야당이다.

광주에서 한국당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당을 지지하는 극우보수들의 분노는 대단했을 것이다. 치를 떨었을 것이다.

사과 없이 광주를 방문해서 물벼락을 맞았으니 지도부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극우보수 결집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만세를 불렀을 것이다. 도대체 이런 석두(돌대가리)가 정치인들이란 말인가.

■사과가 왜 부끄러운가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한 한국당의 결사적인 투쟁을 보면서 일제 강점기에 저들이 있었다면 해방이 훨씬 빨라졌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결사적이었다.

나경원과 황교안을 보면 저들의 과거를 되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저들은 선택받은 신분으로 안락한 생활을 누렸다. 지도자의 과거가 이력서라면 황교안·나경원이 자랑할 이력은 무엇인가. 이럴 때 쓰는 말이 유구무언이다.

그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럼 상식인으로 묻는다.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이 몸을 던져 결사 항쟁을 해야 하는 구국의 과제인가. 국회에서 회의를 방해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왜냐면 처벌법은 바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 처벌쯤 우습게 알았는가.

회의장 난동으로 이들은 고발됐고 유죄면 이제 국회의원과 결별이다. 설마 고소를 취하할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럴 경우 민주당 해산을 청원하는 국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날 것이다.

차제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법을 어긴 자들은 정치에서 물러나야 하고 정치가 조금은 정화될 것이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국당 의원들이 머리를 밀었다. 삭발한 것이다.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눈물을 흘리는 당원도 있다. 애국가는 그럴 때 부르는 게 아니다. 모독이다. 눈물을 왜 흘리나.

민주주의 조종을 슬퍼한다면 옳다. 도무지 분별을 모르는 정치꾼들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새삼 이들에게 표를 준 국민들이 원망스럽다. 이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똑같이 적용되는 분노다.

차라리 황교안이나 나경원이 삭발했다면 구경거리라도 됐을 것이다. 김태흠·이장우 같은 인물들이 나와서 아무리 심각한 얼굴을 해도 흥행 효과는 빵점이다. 앞으로 더 삭발한다니 이번에는 나경원·황교안이 꼭 나와주기 바란다.

다시 광주로 가자. 광주에 가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좋다. 다만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생각하지 못했는가.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단 말인가.

그 때문에 이번 광주행이 잘못 계산된 치졸한 자살행위라는 것이다. 정말 한국당에는 이렇게도 머리가 없단 말인가. 그 많은 판·검사 출신들은 어디로 가고 헌법학 교수와 언론인 출신은 어디에 숨었는가.

김무성, 청와대 폭파는 언제

술이 엉망으로 취하면 헛소리를 한다. 그러나 멀쩡한 정신에 헛소리하면 미쳤단 소리만 듣는다.

흔히들 덩칫값을 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이번 김무성의 ‘청와대 다이너마이트 폭파’ 망언을 들으면서 드디어 한국 정치사에 정신병동으로 직행할 정치인이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훤한 대낮에 멀쩡한 정신으로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원래 머리에 든 것도 없이 김영삼 대통령 따라다니다가 이름 좀 알려지고 3당 합당으로 집권당이 되면서 감투를 썼기로 정신 줄까지 놓으면 어쩌잔 말인가.

박정희·전두환 시대 같았으면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국민의 이름으로 김무성에게 준다.

김무성이야 찬밥 더운밥 구별을 못 한다 해도 적어도 공안검사·판사 지낸 황교안이나 나경원은 뭐가 뭔지는 알 것이 아닌가.

사과하기가 창피했는지는 몰라도 잘못을 사과하는 건 창피한 것이 아니다. 황교안과 나경원은 김무성을 데리고 청와대 앞에 가서 공개사과를 하기 바란다. 아니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에게 엎드려 빌기 바란다.

황교안도 한마디 했다. 그는 집회에서 “두들겨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이 정부의 좌파독재를 막아내기 위해 최 일선에 나서겠다.” 했다. 아까운 목숨이 하나 사라지는 걸 봐야 하는가. 황교안 그만 웃기기 바란다.

가상한 용기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황교안은 일찍이 박정희·전두환 독재와 싸우는 용기를 보였어야 한다. 담마진 정도는 숨기고서라도 군대에 가야 했다.

너무 가려워서 안 되는가. 인간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어도 말할 자격이 있는 자가 말을 해야 한다. 안 그런가. 김무성·황교안은 더 늦기 전에 무릎 꿇고 잘못을 빌어라.

국민의 소리가 안 들리는가

한국당이 장외집회를 계속할 모양이다. 내 맘대로라고 하겠지만 참 바보 같은 짓이다. 한국당이 여론을 어떻게 듣고 있는지는 몰라도 설마 국민들이 장외투쟁을 잘한다고 박수라도 칠 줄 아는 줄 아는 모양이다.

국회 복도와 회의장을 점거하고 길게 누워 의사 방해할 때 국민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동물국회’였다. 귀가 있으니 들었을 것이다. 다시 장외투쟁을 한다니 이제 귀를 완전히 제거한 모양이다.

어쩌려고 저러는 것인가. 의회정치는 문을 닫을 작정인가. 냉정함을 회복하기 바란다. 사실 잘못을 저지르고 사과를 하기는 결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과해야 할 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된다. 사과는 처음이 힘들다. 하고 나면 마음이 가볍다. 도둑이 형사 앞에서 다 털어놓고 속이 후련하다고 하지 않던가.

한국당은 이번 난동을 청산함으로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우선 5·18 망언은 망언의 당사자들을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광주를 찾아야 한다.

그 때 광주 시민들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동서화합의 출발이고 협치의 시동이다.

한국당은 변해야 살 수 있다. 한국 정당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편파성을 한국당이 먼저 깨 보라. 그 결과는 국민이 보여 줄 것이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주도한 주인공으로 한국당이 받아야 할 대우는 엄청날 것이다. 민주당 역시 지역에 안주하는 병폐에서 벗어나야 한다.

살펴보면 한국당에는 얼마나 인재들이 많은가. 재주들이 모두 썩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당은 당장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 이제 1년 후면 선거다.

지금 국민이 다시 국회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의원이 몇 명이나 되리라고 생각하는가. 심각한 표정으로 삭발이나 하는 국회의원인가.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눈으로 보지 못하는 의원들은 내년에 다시 배지 달 생각을 포기해라. 국민들이 절대로 다시 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5월이 무슨 달이냐. 애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어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