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진성영 작가의 포토에세이-섬 이야기 2

제주도를 비롯한 완도, 신안, 진도(조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식 톳은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바다에서 채취 작업을 한 후 또 한 번의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바다 양식 톳이‘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해안가로 밀려오는 해초’를 일명 '풍랑초(風浪草)'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본격적인 양식 톳 채취 전에 풍랑초 독점 수익권을 계약한 어민만이 해안가로 떠밀려 오는 톳을 수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또한, ‘바다의 불로초’ 라 불리는 톳은 형태가 ‘사슴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갈조류모자반과에 속한 바닷말로 '녹미채(鹿尾菜)'라고도 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히지 키(ひじき)”라고 불린다. 

한창 조도해역에서 양식 톳을 채취 작업하는 조도 어민 ⓒ석산 진성영
한창 조도해역에서 양식 톳을 채취 작업하는 조도 어민. ⓒ석산 진성영

5월 초가 되면 진도 새섬 조도(鳥島)에는 무려 한 달 보름 동안 한바탕 톳과의 전쟁이 벌어진다.

평소에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톳 건조장에 잡초들을 제거하는 것을 시작으로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연일 바다를 오가며 톳을 싣고 자연 건조하는 작업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진다.

톳 양식하는 어민들에 비해 건조장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자동차들이 다니는 큰 도로변까지 검정 페인트 칠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자연건조 작업장이 부족해 큰 도로변 한쪽을 임시 톳 건조장으로 사용한다 ⓒ석산 진성영
자연건조 작업장이 부족해 큰 도로변 한쪽을 임시 톳 건조장으로 사용한다. ⓒ석산 진성영

20년 넘게 톳 양식업에 종사하는 한영수(57)씨는 “비록 이 시기에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톳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시집 장가를 보냈다”면서 “섬 생활에서 톳은 어민들에게 자식보다 더 소중한 효자 노릇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섬으로 귀어한 문종욱(46)씨는 “직장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무엇보다 돈이 별로 들어갈 일이 없어 계획하고 목표한 바를 섬에서 조기에 이룰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다”라는 말을 덧 붙였다. 

진도군 수협 조도 지점에 따르면 2018년도 톳 연간 생산량은 1250t(52억 원, 조도면 가사군도 톳 생산자 제외)으로 전국 톳 생산량의 50%를 조도면이 차지하고 있으며, 톳 양식업에 종사하는 생산자 수는 200여 명이 넘는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조도면 해역에서 생산되는 양식산(자연산 포함) 톳은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고혈압,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며, 무기질 과식이 섬유가 다량 함유하고 있어 체내 중금속을 배출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

요즘같이 미세먼지로 인해 몸이 산성화 되는 것을 억제해주는 역할도 한다. 특히, 톳 밥을 해 드시면 미세먼지 배출과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양식 톳 자연건조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불순물을 제거하는 섬 아낙네들 ⓒ석산 진성영
양식 톳 자연건조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불순물을 제거하는 섬 아낙네들. ⓒ석산 진성영

오래전부터 톳은 건강식품으로 높이 평가되면서 국내 수요는 물론, 이미 조도 톳의 효능을 인정한 일본에 100% 수출되고 있는 조도의 대표 효자 수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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