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위한 2019년 4월27일 임진각
DMZ평화인간띠운동 출발에 부쳐 노래함

평화, 통일행진곡

- 김준태(시인)

김준태 시인이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에서 열린 '4.27판문점 선언 1주년- DMZ(민)+평화손잡기 대회'에 참가하여 임진강 철조망을 뒤로 사진을 찍고 있다. ⓒ김준태 시인
김준태 시인이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에서 열린 '4.27판문점 선언 1주년- DMZ(민)+평화손잡기 대회'에 참가하여 철조망 앞에 서서 분단 70년을 말하고 있다. 이 일대는 김준태 시인이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와 해병대원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김준태 시인


1. 우리는 하늘과 손을 잡았다

새벽을 달려 우리 이렇게 모였다
새벽을 달려 우리 하나가 되었다
새벽을 달려 우리 서로의 손을 잡고
동서남북 저 둥근 해와 달로 빛난다
새벽을 달려 남북의 하늘과 손을 잡고
저 수많은 남북의 하늘들과 손을 잡고
70년 철조망 장벽을 꽃門으로 열었다
아 이제 새벽을 달려온 우리가 길이다
다시 저 머나먼 새벽을 달려갈 8000만
우리가 우리의 길이다 사랑과 평화
이제는 우리가 우리를 살리는 서로의
둥근 밥그릇이다 서로의 길이요 서로의
하늘과 바다와 지평선! 남북이 손잡으면
360° 둥근 몸과 몸의 절대완성인 우리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다.

2. 한반도 어머니

지상에서는 자식들에게
옷고름 풀어헤쳐 통젖을 물려주시고
하늘에 가서는 아버지가 싸질러놓은
저 수많은 별들에게 반짝반짝, 빠짐없이
젖꼭지 물려주시는 아 한반도 둥근 사랑
우리의 어머니!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요
내일은 어디에 계실는지요

3. 좋다, 줄탁동시라!

여기를 봐요! 서울과 평양 사이
녹슨 가시철조망 속에 저 먼 머언 하늘에서
달걀 하나 내려오네요 70년을 피와 눈물로 품은
오, 젖은 흰옷으로 닦아낸 배달겨레의 둥근 달걀!
밖에서 아빠닭이 쪼고 안에서 엄마 닭이 쪼니
노오란 봄병아리가 나온다 어, 둥근 달걀 하나에서
8000만 마리 병아리가 주르르 주르르 태어난다!
수탉은 홰를 치며 70년 만에 새벽하늘을 열고
좋다, 서로 껍질을 깨고 바야흐로 줄탁동시라!

*줄탁동시(啐啄同時)

27일 'DMZ(민)+평화손잡기대회'에 참가한 광주시민단체 회원들이 김준태 시인과 경기도 파주 민통선안 임진강 철조망에서 평화통일을 외치고 있다. ⓒ김준태 시인
27일 'DMZ(민)+평화손잡기대회'에 참가한 광주시민단체 회원들이 김준태 시인과 경기도 파주 민통선안 임진강 철조망에서 평화통일을 외치고 있다. ⓒ김준태 시인

4. 새들의 노래

새가 날아오네 4월 먼 별에서 새가 날아오네
하늘에서 지상으로 길게 놓인 첼로 악기 하나
그 푸른 현을 밟고 날아오는 백두지리한라 새떼들
Peace, Peace, Peace! 우리들의 사랑과 평화 Peace!
새가 날아오네 아 코리아 하늘과 하늘에 길게 놓인
첼로를 퉁기며 바람과 구름과 별들의 눈썹에 매달린
새가 날아오네 사랑과 눈물 입술 떨리는 음악의
부호들...눈부신 꽃잎들...Peace, Peace, Peace!

5. 경고, 아마겟돈!

하얀 옷 백합의 향기여 우리 사람들의 몸이여
해와 달이 거꾸로 돈다한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남북이 서로 눈감고 불총을 쏘면 하늘에 젖을 물려준
어머니의 말씀을 버리면 아마겟돈 쾅쾅, 우주가
폭발하는 소리?! 그래, 한반도는 풀 한 포기커녕
꽃 한 송이 피지 않고 새 한 마리 날아오지 않을
것이다 두드릴 목탁은커녕 십자가를 만들어 세울
한 그루 나무도 자랄 수 없을 것이다!

*아마겟돈(Armageddon)

6. 서울과 평양 사이에

서울과 평양 사이에 강이 흐른다 북한강이 흐르고
물거미가 산다 DMZ 비무장지대 늪- 1과 1속 1종
물거미가 반경 2cm 물방울 속에 들어가 서로 kiss
한다 홍보석보다 더 영롱한 아기 물거미를 낳는다!

7. 바람의 노래

먼 산 사슴 두 눈에 둥근 달 솟고 아, 우리가 언제
바람이 아닌 적이 있었던가! 한강 청천강 두만강 건너
백두산 가는 길-갈참나무 숲에 우수수수 뿌려진
우랄알타이어 짐승들의 뼈...아, 우리가 언제 옛사랑의
몸부림으로 활시위를 당기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8.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

한 놈을 업어주니 또 한 놈이 자기도 업어주라고 운다
그래, 에라 모르겠다! 두 놈을 같이 업어주니 두 놈이
같이 기분 좋아라 웃는다 남과 북도 그랬으면 좋겠다.

9. 행진곡

둥둥 북을 울려라 둥둥 북과 징을 울려라
꽹과리 장구 다 모여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우리 장벽을 부수리라 우리 어둠을 찢으리라
돌과 흙 나무와 꽃으로 아 Korea! 다시 세우리라
둥둥 북을 울려라 둥둥 징을 울려라 꽹과리 장구
다 모여라 한반도가 그대를 부른다 그래 마침내
우리 산 넘고 강을 건너 하나되리라 승리하리라
평화하리라 영원하리라 아 우리 자자손손 하리라!
아 우리 손에 손 잡고 영원 평화 하늘 누리리라!

 

김준태 시인이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특설무대에서 열린 '4.27판문점 선언 1주년- DMZ(민)+평화손잡기 대회'에서 '평화, 통일행진곡' 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준태 시인
김준태 시인이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특설무대에서 열린 '4.27판문점 선언 1주년- DMZ(민)+평화손잡기 대회'에서 '평화, 통일행진곡' 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준태 시인

 

ⓒ김준태 시인

▲김준태(金準泰) :1948년 전남 해남 출생. 1969년 전남일보·전남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 월간[시인]지에 ‘머슴’ 외 5편으로 한국문단 나옴. [문예중앙]에 중편 ‘오르페우스는 죽지 않았다’를 선 뵌 이후 액자소설 88편발표. 시집으로 [참깨를 털면서][국밥과 희망][밭詩][쌍둥이 할아버지의노래] 등 17권, 영역시집 [Gwangju, Cross of Our Nation](아아 광주여,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일본어시집 [‘光州へ行く道’](광주로 가는 길), 산문집 [백두산아 훨훨 날아라]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외 저서 40 여권을 펴내다. 전남고·광주과학고 등 고교교사, 전남일보·광주매일신문 편집국 부장 겸 부국장, 광주대· 조선대학교 초빙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 5·18기념재단 이사장, 현재 (사)광주평화포럼 이사장. kjt4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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