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황교안의 시위
[이기명 칼럼] 황교안의 시위
  •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 승인 2019.04.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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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접 받으려면 분수를…

꿈이야 클수록 좋다. 생쥐가 고양이 세상에서 왕 노릇을 하는 꿈을 꾼다고 나무랄 수는 없다. 문제는 한여름 대낮에 개꿈이면 안 꾸는 것만 못하다.

무엇이든 자기는 최고가 되겠다고 큰소리치던 친구가 있었는데 결국 정치폭력배로 최고를 누리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육군 대장’이라고 했다. 왜 육군 대장인가. 당시는 일제 치하라 대통령도 없었고 국회의원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애들은 뭐라고 할까. 대통령? 우리나라 대통령의 팔자를 안다면 꼭 그럴 거 같지도 않다. 탤런트나 가수 등도 꿈일 수 있는데 요즘 그들이 겪는 고난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대통령이 꿈인가

생각해 보자.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다. 그를 평가하라면 생각하기도 싫다. 6·25 때 혼자서 도망친 것은 정말 더럽고 치사한 것이지만, 반민특위를 해체한 것은 오늘의 이 나라 정치가 이 꼴이 된 원인이 된다. 어떤 여성 야당 지도자는 반민특위가 나라를 분열시킨 원인이라고 하지만 몰라도 한 참 모르는 무식한 소리다.

이승만은 독재자다. 독재의 씨를 심은 장본인이다. 박정희는 어떤가. 천황에게 혈서로서 일본군 장교를 지원하고 해방 후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그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파괴한 일들을 생각해 보면 지워버리고 싶은 이름이다. 특히 궁정동의 파티는 기억하기도 추하다. 역시 말년이 비참했다.

전두환·이명박·박근혜, 왜 이 나라는 대통령 복이 그렇게 없냐고 한탄하는 국민이 많다. 타고 난 팔자라면 도리가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훌륭한 대통령을 만나서 세종대왕을 존경하듯 우러러봤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정치인들은 마음속으로 다짐할 것이다.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기찬 대통령이 될 것이다. 누군들 그런 생각을 안 했겠는가.

신라 선덕여왕은 신라 제27대 왕으로 신라 최초의 여왕이다. 당나라에서 불교를 수입했고 첨성대, 황룡사 9층 목탑을 건립했다. 진성여왕, 진덕여왕이 있었으나 여기서 접자. 이들보다는 ‘클레오파트라’를 더 잘 알고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도 많이 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대단한 여성이었다. 사치와 허영의 상징인 그는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박근혜가 다시 화제다. 형 집행정치를 해 달라는 청원이다.

"불에 덴 것 같은 통증,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과 저림 증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관 전원 만장일치로 탄핵당한 박근혜는 2017년 3월 10일 재판관 8명 전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파면됐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자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딸. 모두가 불행한 대통령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다. 그가 탄핵당한 긴 얘기는 국민이 다 알 것이다. 그중 세월호 7시간 방치는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다.

■황교안과 담마진

우선 ‘담마진(蕁麻疹)’이 뭔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담마진은 ‘두드러기’다. 설마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히 있다.

황교안이 장본인이다. 황교안은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면제가 됐는데 자료에 의하면 1980년 담마진 판정을 받고 군 면제를 받았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신체검사를 받은 365만 명 중 담마진 판정으로 군 면제를 받는 사람은 4명. 91만분의 1이다. 얼마나 억울할까. 그 때문에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니 땅을 칠 노릇이 아닌가.

사람들은 그깟 두드러기로 무슨 병역면제냐고 할지 모르나 그건 모르는 소리다. 만약에 적과 격전 중에 갑자기 잔등이 몹시 가려워 총을 못 쏘게 된다면 이런 낭패가 어디 있는가. 그래도 그는 병역면제를 받은 다음 해 고시에 합격했다. 고시장에서 담마진이 도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담마진 얘기는 그만 덮자. 그는 지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이자 한국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 변변한 인물이 없는 한국당에서 그나마 황교안만 한 인물도 구하기가 힘들 것이다.

황교안은 행운아다. 그의 일생에서 유일한 실패라고 한다면 담마진으로 해서 91만분의 1이라는 병역면제를 받아 군 복무를 못한 것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 한 것이 황교안으로서는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그 후 그는 고시에 합격했고 그 시절 출세가 보장된 공안통으로 승승장구,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했다. 보통 행운아가 아니다.

■착각이야 누구나

황교안은 김학의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가 법무부 장관 때 김학의는 차관으로 임명됐다. 김학의의 행실을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딱 잡아뗐는데 등걸 잠방이가 아니라면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도리 없다. 끝까지 몰랐다고 하는 수밖에.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신뢰다. 신뢰의 상실은 그들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같다. 정치에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한국 정치는 희망이 없다. 책임은 누가 지느냐. 정치인이냐. 국민이냐. 고민해야 한다.

4월 19일,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1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때 이른 더위에 고생들 하신다. 앞줄에는 황교안과 나경원이 팔을 휘두르며 소리를 지른다.

반독재나 민주화 투쟁을 위해 시위 한 번 하지 않았을 황교안에겐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 시위가 데뷔전이라고 할 수가 있다. 어떤가 성공했다고 느끼는가. 평가야 국민들이 하겠지만 황교안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유는 하나다. 시작은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보다도 황교안은 집회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는 입만 열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면 이건 경천동지할 일이다.

황교안과 한국당은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김정은의 대변인이 통치하는 대한민국을 제일 야당으로서 두고 본단 말인가. 빨리 탄핵을 발의해야 한다. 안 한다면 ‘김정은 대변인’이란 말도 취소하고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

솔직한 얘기로 지금 황교안은 집회에 나와서 두 주먹 쥐고 소리지를 때가 아니다. 자신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도리가 없다. 지금 사방을 돌아봐도 황교안은 모두가 눈치를 봐야 할 시어머니다. 누구의 비위도 거스를 수가 없다. 감옥에 있는 박근혜의 눈치도 봐야 한다.

■황교안에게 한 마디

어차피 자유한국당에는 인물이 없다. 그러니까 좋으나 싫으나 한국당은 황교안에게 매달린다. 문제는 황교안이다. 사람은 열 번 된다고 한다. 지금은 변변치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황교안도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할 일이 있다. ‘징글징글’ 망언을 한 차명진·정진석을 비롯한 5·18 유족들을 괴물이라고 한 김순례·김진태· 이종명 등을 당에서 쫓아내야 할 것이다. 누굴 죽이려고 그러느냐고 하겠지만 그게 바로 황교안이 지도자로서 성장하는 길이다.

박근혜의 형 집행정지도 가당찮은 일이라고 딱 잘라야 한다. 박근혜는 재판에도 나오지 않았다. 법을 아는 황교안이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것이다. 지금 한국당은 딱 시정잡배들의 소굴 같다고 해도 아니라고 할 수가 없다. 당의 기강부터 잡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원칙을 지키면 된다.

양심이란 바람에 날리는 가랑잎이 아니다. 양심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근에 무게를 갖는다. 공부 많이 한 황교안이 아닌가. 공안으로서 오장 다 빼놓고 산 때도 있었다. 그걸 모두 회수해야 한다. 제대로 된 소신으로 세상을 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냐. 두고 보면 안다.

거짓말하지 말라. 말 한마디가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국민은 모두 안다. 이것은 비단 황교안에게만 하는 소리가 아니라 여야를 통틀어 모든 정치인에게 하는 소리다. 국민을 물로 보지 말라.

언제든지 촛불을 들 수 있는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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