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문]

일제고사 부활 시도, 성취도 평가 전수조사 철회하라
전희경 의원 대표발의 「초·중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 평가 적폐 부활 노려

일제고사 꼼수 부활 시도

전희경 의원이 주장하는 ‘전수조사 방식의 성취도평가’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하다 사라진 대표적인 교육적폐인 일제고사의 부활이다. 전희경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19457)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성취도평가의 일제고사 방식 운영의 문제점은 학생, 학교, 지역간 경쟁을 위해 학생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식을 암기하고 정답만을 찾기 위한 지식전달 위주로 교수학습 방법은 획일화되고 학교 교육과정은 파행을 겪었다. 심지어는 무분별한 경쟁에 따른 성적 조작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 결국 폐지된 기억이 생생하다.

학업성취도란 교육과정의 도달 정도를 평가하는 준거참조평가이다. 특히나 집단적인 학업성취도의 목적은 개인적인 학업성취의 도달도가 목적이 아니라 도달도의 분포를 통해 교육과정의 적정도를 평가하는 것이고, 도달도의 편차를 통해서는 교육환경의 개선을 하기 위함이다. 진정한 의미의 학업성취도의 신뢰도는 국가, 지방자치, 학교 차원의 교육 환경의 지원정책을 마련하는데 작동할 때 가능한 것이다.

일제고사로 인한 학교 파행 사례, 차고 넘친다

일제고사식 성취도 평가의 부활은 교육현장의 파행을 이끈다. 일제고사는 학생, 학교, 지역간 경쟁으로 문제풀이식 시험대비 수업을 양산하고 결국 학교교육과정을 비정상으로 이끈다. 일제고사 시기 언론에 보도된 광주지역 파행사례만 보아도 충격적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취도 평가 대비 반복적 문제집 풀이, 방과후 강제 보충수업 실시로 성취도 평가 대비, 성취도평가 성적 우수자에게 도서상품권 수여, 성취도 평가 결과의 편법적 학교 내신 반영, 중간고사 시험범위를 성취도평가 시험범위와 무리하게 일치시키기, 성취도 평가 대상 교과가 아닌 과목을 성취도 평가 교과로 대체하여 수업하는 일들도 있었다.

성취도 평가에서 학교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성적으로 학생들을 선별해 체험학습을 가기도 했고, 시험지 유출과 성적 조작도 있었다. 다른 지역이긴 했지만 교육지원청 차원의 성적 조작 사건도 있었다.

매학년 전국 수능시험 봐라는 비교육적 태도

법률 개정의 이유로 밝히고 있는 ‘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려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 법률개정안의 목적이 단순히 학교간, 지역간 비교와 경쟁 부추기기임을 드러낸 것이다.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학생의 성취 정도에 대한 진단을 통해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개선하여 학생의 전인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환류(피드백)하려는 원래 의도와 무관하게 이 법률 개정안은 성취도 평가를 또 하나의 수능시험으로만 생각하고 경쟁 기재로 활용하려는 못난 어른들의 비교육적 입장이 투영된 것이다.

성취도 평가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신뢰도를 높일 방법을 찾을 일이다. 법률안 개정의 취지로 밝히고 있는 학업성취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평가 방식을 표집에서 전수로 바꾸자는 주장은, 표집의 개념과 성취도평가의 목적을 모르는 교육 문외한의 주장이다.

학업성취도의 표집 방법 개선이나 성취도 평가 자체의 관심을 높여 평가의 신뢰도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젠 학업성취도가 아니라 학업흥미도를 높일 때

지금껏 우리 교육은 ‘학업 성취’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학업 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학업 흥미도는 최하위권이다. 이제는 진단의 초점을 ‘학업성취도 높이기’가 아닌 ‘학업 흥미도 높이기’로 옮겨야 한다.

또한, 학업성취도의 전수 평가로 전환하는 근거로 ‘기초학력’의 미달을 들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교과 지식만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고 읽기, 쓰기, 셈하기 등에 국한하는 기초학력은 대단히 왜곡된 개념이다.

세계 교육계는 협동능력, 배려심, 공감 능력, 예술적 감수성 등 다양한 소양과 능력으로 전환한 지 오래임에도 아직까지 우리는 구시대적 학력으로 지필고사 중심의 평가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국가 수준으로 전수평가를 하겠다는 발상은 국제적 추세나 미래역량 강화의 측면에서도 퇴행적인 발상이다. 당장 일제고사 부활 시도를 멈추어야 한다.

<우리의 요구>

1. 구시대적 학업성취도 전수조사는 일제고사이다. 일제고사 부활 시도 즉각 중단하라.

2.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와 수업시수 감축을 포함한 교육환경개선과 교육과정 재검토를 실시하라.

3. 온 나라를 스카이캐슬로 만들려는 한줄세우기 일제고사 중단하고 미래역량을 키우는 평가 방안을 마련하라.

2019년 4월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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