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작가의 포토에세이-섬 이야기2

새가 깃을 접고 내려 앉은 섬! 관매도의 총 면적은 4.09km²로 서울 여의도의 2배 정도가 된다. 해안선 길이가 17km, 산의 높이는 212.1m에 달한다. 예부터 봉화산으로 산 이름을 ‘돛대산’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남도 수군만호가 이 해역을 관할 할 때 이 산봉우리에는 돈대(燉坮)를 두어 일본 왜구나 해적선이 나타나거나 섬에 상륙하면 봉화를 이용해 본도 섬 하조도 신금산을 거쳐 남도군 수군에 알리는 군사적 역할을 했다.

관호 마을에서 어선을 이용해 근접할 수 없는 섬의 뒷면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섬의 앞면에 비해 인적이 드문 뒷면은 물살의 세기, 파도의 높이가 큰 차이를 보이며 대조적이다.

첫 번째로 만난 기암괴석은 ‘방아섬’이다. 방아를 찧던 선녀가 그만 인간 세상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는 사랑이야기가 전해온다.

일명 ‘남근바위’라고도 하는데 ‘생긴 모양이 남자 성기의 귀두(龜頭)를 닮았다’ 해서 생긴 말이다. 이 섬은 밀물 때는 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뭍에 붙는 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매8경의 2경으로 잘 알려진 ‘방아섬’ ⓒ석산 진성영
관매8경의 2경으로 잘 알려진 ‘방아섬’ ⓒ석산 진성영

관매8경중 백미(白眉)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하늘다리’다. 그 옛날 방아섬에서 방아를 찧던 선녀들이 날개 옷을 벗어놓고 잠시 쉬다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직절리(垂直節理)를 따라 좁고 긴 형태의 독특한 해식지형으로 절벽과 절벽 사이 3m 간격을 두고 다리를 만들어 났다. 깊은 낭떠러지와 거센 파도에 아찔함이 매력이다. 밑으로 돌을 던지면 한참 후에 떨어질 정도로 상당한 높이다. 한 몸으로 태어났으나 두 가슴으로 갈라진 것을 딱하게 여긴 마을 주민들이 최초 나무 사다리로 이어났고, 그 후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2009년 진도군에서 튼튼한 구름다리로 교체하였다.

바다에서 바라 본 관매8경중 5경 ‘하늘다리’ ⓒ석산 진성영
바다에서 바라 본 관매8경중 5경 ‘하늘다리’ ⓒ석산 진성영
하늘에서 내려다 본 관매8경중 5경 ‘하늘다리’ ⓒMBN캡쳐이미지
하늘에서 내려다 본 관매8경중 5경 ‘하늘다리’ ⓒMBN캡쳐이미지

이렇듯 관매도 여행의 즐거움은 구비구비 굽은 길을 도보로 즐길 수 있는 탐방로와 푸른 바다에서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선상코스로 이루어진다.

섬은 인류 역사의 마지막 보고다. 섬을 이고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생활과 아름다운 섬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고 느낄 수 있는 관매도의 숨은 보물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필자가 태어나 자란 새들의 섬! 조도(鳥島)에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처럼, 밝혀지지 않은 섬 이야기가 태산처럼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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