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광주, "3월 교육부 종합감사 반대... 사전 시기 조정" 요구
"꼬리표 공문, 3월 공문 폭탄 등으로 '불심검문식 공문' 중단하라"

성명 [전문]

3월, 제발 수업 좀 하자!

수업보다 긴급한 것들이 넘쳐난다. 학교로 향한 감사자료 긴급 제출 공문.

교육부 감사자료 긴급보고 공문에 수업이 뒤로 밀리는 현실을 개탄한다!

올해 3월 광주의 학교들은 감사자료 보고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3월18일부터 29일까지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종합감사를 실시하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대체 누구를 위한 감사이고, 누가 감사를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3월은 교사들이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 새로 맡게 된 학년의 수업내용 준비와 상담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기이다.

그래서 광주시교육청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념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3월 한 달을 ‘출장 없는 달’로 정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여기에 더해 새로운 사무분장 업무를 부여받아 업무 파악하고 적응하기에도 바빠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써도 부족한 형편이다.

전교조광주지부가 현장 교사들의 민원을 접수받고 각급 학교를 조사한 결과, 이번 국정감사와 관련하여 학교에 보고 요청을 한 공문이 3월 22일까지만 해도 60여 건(붙임 자료 참고)에 달한다.

3월8일부터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니 근무일 14일 동안 하루 평균 4건이 넘는 자료 보고 요구가 있었다.

감사가 진행된 3월 18일부터 우리가 조사한 25일까지 6근무일 동안으로 좁혀 보면 그 사이 31개 공문이 발송되어 하루 평균 5개의 공문이 학교를 향했다.

공문의 내용도 지난 3년 동안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들이 많아 업무를 새롭게 맡아 수업이 없는 시간을 틈틈이 쪼개 행정업무를 맡아봐야 하는 교사들은 이 보고요구를 감당할 수가 없다.

광주시교육청이 학교로 해당 요구자료를 요청하면서 교육청에서 확보하고 있었던 내용을 함께 첨부파일로 보내주는 사례도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갑자기 지난 3년치(최대 4년치 요구 자료도 있음)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무리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교육청 공문은 한결같이 [중요/긴급제출]이라는 머릿글을 달고 학교로 보내진다. 이 [중요/긴급제출]은 대체 무엇과 비교해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보다 무엇이 더 긴급한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로 향하는 부장교사의 발목이 공문에 잡힌다. 줄지어 [긴급]하다는 보고요구 공문은 교사가 학교에서 수업을 위해 존재하는지, 행정업무를 위한 존재하는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수업보다 긴급한 것이 이렇게나 많은 학교는 결국 학생을 피해자로 만든다.

감사 시기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3월 1일자로 조직개편과 더불어 인사이동을 했으니 우왕좌왕 정신없는 것이 학교 현장에서도 느낄수 있다.

학교의 3월은 새로 부임한 교사뿐만 아니라 해마다 새로운 업무를 분장받아 업무를 해야해서 그것을 익히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학기 초에 3년치 감사용 자료를 그것도 [긴급]하게 보고하라는 것은 학교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의심마저 생긴다.

전교조에 전화로 하소연하신 김** 선생님은 ‘감사 두 번 했다간 학교 휴교하고 공문 보고해야 할 판’이라는 했다.

다른 이○○ 선생님은 ‘공문 머릿글로 달려있는 [긴급] 글자만 봐도 가슴이 뛰고 수업 시작종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학교 현실의 개선을 바라며 전교조광주지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1. 3월에 진행하는 교육부 종합감사는 학교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획이다. 사전에 교육청과 협의하여 감사 시기를 조절하라.

2. 감사 착안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여 예방중심의 감사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필요한 자료를 사전에 안내해 더 이상 [중요/긴급제출] 꼬리표를 단 공문으로 학교를 압박하지 않는 개선책을 마련하라.

3.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문폭탄으로 교사를 수업이 아닌 행정실무자로 만드는 불심검문 식의 감사행정을 중단하라.

2019년 3월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