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사노조, "단순실수 아닌 혐오범죄... 폐업해야" 성명

성명 [전문]

교학사 “혐오 범죄” 저질러 놓고 “단순 실수”라고?
- 단죄하지 않으면 범죄는 반복되는 것 – 사법처리해야
- 교학사는 정중히 사과하고 자진폐업 택하라!

교학사가 공무원 한국사 교재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비하한 악랄한 의도의 합성 사진 이미지를 실었다. 오늘(22일) 이 사건을 보도한 뉴스마다 그 사진을 그대로 싣지 못하고 모자이크 처리해야 할 정도다.

제1야당 국회의원 셋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였고, 전두환 씨는 재판에 출석하기 전에 “이거 왜 이래?”라며 광주시민과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안겼다.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친 초등학생을 겁주는 극우단체까지 나타난 판이니 크게 놀랄 일도 아닌 것 같기는 하다.

교학사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혐오스럽게 편집한 문제의 참고서 해당 장면. ⓒ교학사 참고서 갈무리.
교학사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혐오스럽게 편집한 문제의 참고서 해당 장면. ⓒ교학사 참고서 갈무리.

이번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교학사는 그 책을 전량 회수하여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수법이다.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용서가 능사가 아니다. 교학사의 극우 망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편찬하여 독재자의 환심을 사고, 국민들의 마음에는 크나큰 상처를 냈던 출판사다.

교학사의 엄연한 범죄 행위에 대해 저 정도로 사과한 것을 국민들이 받아주면서, 훈계로 끝내 버리면 다시 부조리한 역사는 틀림없이 반복된다.

법조인 출신의 야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역사 인식과 언동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반백년이 지난 뒤에 야당대표의 입에서 “우리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이라는 망언이 나올 것이라고 어느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친일 반민족행위를 철저히 단죄하지 못한 탓이다.

몇 년 전, 일베 청년들이 518을 왜곡하고 폄하하여 희생자와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일이 있었다. 고소를 당하여 처벌을 받게 될 지경에 이르자, 이들은 반성문을 내고 518 묘역에 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시늉을 했다. 그때 국민들은 이들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해 준 적이 있다.

용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다. 더 철저히 단죄했어야 할 일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교학사 일베사진 출판물 파동에서 깨달아야 한다.

엄하게 벌하자.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

수험서적 한 권 잘못찍어서 출판사 문 닫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한번 보여 주자.

아울러 교학사에도 정중히 권하고자 한다. 출판사 등록 취소와 같은 처벌을 받아 회사를 문닫는 것보다는 자진하여 출판사를 폐업하면서, 국민 앞에 진정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그때는 국민들도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3월 22일

지방교육자치시대 맞춤, 분권형 교원노조

광주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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