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우익단체의 동산초교 앞 기자회견에 주민들 항의
학부모, 시민들, "광주에서 원 짓거리냐"며 강력 비난

 지난 11일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은 날 "전두환은 ㅜ물러가라", "5.18진실을 밝히라"고 외쳤던 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우익단체들이 광주시민들에게 혼쫄이 났다.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GZSS 회원 1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학생들이 정치적 구호를 외친 것은 교사의 정치 중립 의무 일탈 행위"라고 학교 쪽에 사과문 발표를 요구했다.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GZSS 회원 1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GZSS 회원 1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광민회 SNS 갈무리

이들의 기자회견장을 지켜보던 광주여성회와 교육단체 회원 10여명은 마스크를 쓰고 이들의 학생들과 학교에 대한  우익단체의 '겁박행태'를 침묵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광주에서 뭔 짓거리냐. 학교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 아이들이 뭘 잘못했느냐"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날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단체 회원은 "아이들이 평소 듣고 느낀 것을 행동한 것을 두고 우익단체들이 시비를 걸며 겁박을 하고 있다"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우익단체들의 행태에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 쪽은 정문을 봉쇄하고 우익단체 회원들의 학교출입을 막았으며 동산초교 학부모들과 지역주민 등 20여명도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자회견장 내내 현장을 지켰다.

한편 동산초교 일부학생들은 지난 11일 오후 전두환씨가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날 창문을 열고 법원을 향해 "전두환은 물러가라", "5.18진실을 밝히라"고 외쳐 이를 지켜보던 어른들이 눈물의 응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동산초교는 고 이한열 열사의 모교이며 해마다 학생회 주최로 5.18광주민중항쟁 기념행사 등을 개최해오고 있다.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앞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학교 교장과 교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우익단체 회원들을 향해 항의를 하다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 ⓒ뉴스1 제공
1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앞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학교 교장과 교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우익단체 회원들을 향해 항의를 하다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날 우익단체의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평화당 광주시당은 논평을 내고 "자유연대 등 일부 극우단체가 15일 광주 동산초등학교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연 것은 5월 영령과 광주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테러"라고 규탄했다.

또 "극우세력과 전두환 추종세력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을 겁박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치졸한 망동"이라며 "퇴색돼 가는 존재감을 확인하고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민중당 광주시당도 성명에서 "초등학생을 볼모로 종북공세 활용하는 극우보수 단체는 어른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 "이번 사건을 통해 5.18민중항쟁 진실왜곡, 거짓선동을 단죄할 수 있는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되었다"며 "5.18왜곡 처벌 특별법 제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여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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