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전두환 물러가라’ 외친 학교에 ‘몽니’
보수단체, ‘전두환 물러가라’ 외친 학교에 ‘몽니’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9.03.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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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광주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항의 집회 예고
광주시민단체, “여성회. 오월어머니들이 학생들 지킬 것"
광주시교육청, 경찰에 순찰 강화 및 법적 대응도 고려

지난 11일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던 날 광주지방법원 맞은편 초등학교에서 “전두환은 물러가라”, “5.18진실을 밝히라”고 외친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감동적인 장면으로 남은 가운데 한 보수단체가 어깃장을 놓는 항의집회를 예고해 비난을 사고 있다.

5.18단체와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한 보수단체가 오는 15일 오전 10시 해당 학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학교 관계자 등에게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항의할 것이라는 것.

지난 11일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은 날 광주지방법원 맞은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인
지난 11일 전두환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은 날 광주지방법원 맞은편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인

또 오후에는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한다는 것.

전두환 재판 날 5학년 초등학생들이 20여분간 교실 창문을 열고 법원을 향해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보수단체들이 학교 쪽에 항의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본 많은 광주시민들은 눈물과 함께 박수를 보내며 학생들을 응원했으며 대다수의 언론도 이를 ‘감동적인 풍경’으로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 학교는 고 이한열 열사 모교이며 해마다 5.18주간에는 학생회가 스스로 기념행사 등을 계획하여 실천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동을 더했다.

보수단체의 항의집회가 알려지자 광주시민사회단체와 5.18단체는 “어린이들이 그날 목청껏 외친 것은 전두환에 대한 광주의 정서를 그대로 대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죽했으면 어린이들까지 구호를 외쳤겠냐”며 “해당 학교 앞에서 항의집회를 한다는 것은 올바른 역사를 배우려는 어린이들에 대한 몽니이자 어깃장”이라고 반응했다.

또 “항의집회에 집단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학부모, 여성회, 오월어머니들이 학생들을 지킬 것”이라며 “학생들을 상대로 옹졸하고 황당한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광주광역시교육청도 “경찰에 학교 안팎의 순찰을 강화토록 요청했으며, 만약 불법적인 내용이 드러나면 법적조치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들까지 나서서 ‘5.18의 진실’을 외치는 마당에 ‘5.18왜곡과 폄훼’ 그리고 ‘전두환 옹호’에 앞장서는 보수단체의 엇나간 행태가 초등학생들로부터 웃음꺼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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