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전두환의 광주 법정 출두에서 광주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이 살인마 전두환 처단과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친 장면은 감동이었다.

이젠 어른들과 사법부와 정치권이 아이들의 외침에 답할 차례다. 아이들에게 전두환 할아버지에 대한 인격적 모독과 감정적 앙갚음이 아닌 공정하고 공평한 형벌이 주어져 정의로운 사회 인간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걸 교육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나는 똥을 누면서 문득 대한민국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범죄사건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전두환의 죄목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지를 고민해 봤다.

‘유관순 누나,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 이한열 열사, 전두환?...’
내 기억은 희대의 살인마들이 저지른 사건이 스쳐갔다. 강호순, 정남규, 김대두, 유영철 그리고 우순경에게 딱 멈췄다.

우범곤(우순경)의 범죄는 1982년 4월 경남의 작은 마을에서 하룻밤 사이에 62명의 주민들을 총기난사로 살해한 시건이다. 국내 최다 살인인 62명을 연달아 살해한 기록의 소유자다.

그러고 보니 전두환과 우범곤은 군인과 경찰이라는 공권력, 엽기 살인, 욱하는 성격, 철면피, 고집, 국민과 국가를 개인 농장으로 취급한 심리상태까지, 살인자들이 지닌 품성까지 많은 부분이 닮았다.

전두환은 희대의 살인마로 불리는 우범곤 순경의 살인 기록을 깨고 기네스에 등극했다. 이젠 그에게 교과서에 실릴 범죄의 명칭을 붙일 때다.‘희대의 연쇄살인마 전두환’ 명칭을 추천한다.

아이들의 입은 거짓말을 못한다. 아이들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대로 말한다. 전두환과 자한당의 좀비들은 자신들의 자식과 손자뻘 되는 아이들에게까지 저주를 퍼부으며 아이들을 사주한 불순한 세력을 찾아내라며 생떼를 쓰고 나올 것이다.

아이들은 누가 시켜서 고사리주먹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친 것이 아니다. 광주에서의 80년 5월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80년 5월은 가족의 식탁에서 살아있고 직장과 식당과 술집에서 늘 회자되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꽃피운 자랑스런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도 5.18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전두환과 자한당의 망령이 미세먼지처럼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것을 아이들의 눈에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전두환의 범죄와 광주의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5.18은 또 하나의 상처로 남을 것이다. 아이들 또한 5.18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되는 것은, 평생을 악어의 눈꼽과 이빨에 빌붙어 기생하는 종자들은 죽어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5.18은 두고두고 사골 우려먹듯이 사적인 권력과 생존의 수단과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5.18민주화운동과 유공자에 대한 망언과 역사왜곡을 일삼는 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80년 5월과 똑같은 방법으로 그들 가족과 그들의 지역에 피의 학살이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오죽하면 그것만이 5.18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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