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폭동 주장…잘 주장했다

■망월동의 통곡

기가 막히면 말이 안 나온다. 요즘이 그렇다. 글을 쓸 수가 없다. 평생 글을 쓰고 살았는데 무슨 꼴인가. 가슴속에 끓는 말을 옮기면 글이 아니라 욕설이다. 욕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 욕을 하자. 욕을 안 하면 미칠 것 같다. 그런 국민이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폭동이라고 소리 지르는 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김순례, 그리고 지만원을 아예 인간대열에서 제외했다. 이런 인간들과 함께 땅을 밟고 산다는 것이 부끄러운 국민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의 귀는 뚫려 있는가. 눈을 뜨고 사는가. 안 보이는가. 안 들리는가. 저 통곡 소리가 안 들리는가.

■40년 전의 망월동

지난 8일 5.18공청회에서 5.18광주민중항쟁 왜곡,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왼쪽부터). 5.18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들에 대해 제명 및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8일 5.18공청회에서 5.18광주민중항쟁 왜곡,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왼쪽부터). 5.18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들에 대해 제명 및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극우 논객 지만원 씨가 지난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주장했다. ⓒ팩트TV 갈무리
극우 논객 지만원 씨가 지난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주장했다. ⓒ팩트TV 갈무리

광주에 가면 들르는 곳이 있다. 망월동이다. 지금은 국립묘지로 모습이 바뀌었지만, 지하로 흐르는 통곡의 강물은 아직도 눈물의 강을 이루고 있다.

40여 년 전 처음 망월동을 찾았던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숨이 멎는다. 나무 팻말 하나 달랑 꽂아 놓은 떼도 덮지 않은 붉은 진흙 무덤은 피로 얼룩진 역사의 현장이었다.

만삭으로 남편을 찾으러 나왔다가 총에 맞아 숨진 주부. 책가방을 든 채 사망한 여학생. 이들은 모두 같은 우리 국민이다. 소복 차림으로 진흙 무덤 앞에서 통곡하고 있는 할머니. 다리에 힘이 풀려 그냥 주저앉았다. 왜 죽었지. 왜 죽였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흙무덤. 이들 무덤이 바로 김진태·이종명·김순례가 말하는 폭도들의 무덤인 것이다. 5·18 당시에 광주학살을 설명하는 것은 부질없다. 그냥 한마디면 되는 것이다. 마구 쏴 죽이고 찔러 죽이고 패 죽였다면 된다.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인간 포기 선언

“제가 당대표가 되면 애국세력과 우리 당이 힘 모아 어깨동무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김진태가 한 소리다. 한 발 더 나갔다. 이제 대선을 부정한다. 바로 한국을 부정한다는 의미다. 김진태는 누구와 싸우겠다는 것인가. 착각 말라. 김진태가 대표가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끝이다. 아니 벌써 끝났다. 제발 김진태가 대표가 되기를 바란다.

“5·18 유공자들은 좌파들이 만든 괴물 집단이다.”
“살려 달라. 자유 우파의 가치를 지키는 겸손하고 절제된 용어로 앞장서는 여전사가 되겠다.”

김순례의 망언이다. 아니 망언이라고 할 필요도 없다. 이미 인간 포기 선언을 한 것이니 사람의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병준, 왜 정치하는가?

지난 16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 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퇴출'과 '자유한국당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지난 16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 역사왜곡 처벌을 위한 광주범시민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퇴출'과 '자유한국당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김병준을 볼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다소곳이 서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 참 얌전한 교수라고 생각했다. 그런 김병준이 저렇게 변하다니 그를 알고 있던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입을 벌린다. 사람은 열 번 변한다고 하지만 저렇게 변해야 하는가.

김병준이 제대로만 변했다면 열 번을 변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그러나 오늘의 김병준은 참 더럽게 변했다. 이제 변하는 것도 끝이다. 그럼 무엇을 할 것인가. 변신의 귀재니 또 어떤 모습으로든지 변해 있겠지. 그러나 인간으로서는 종을 쳤다.

정치를 예술이라고 한다. 난 전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저렇게 추악한 예술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 정치는 인간이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얼마나 슬픈 일이냐.

개도 잘못을 저지르면 꼬리를 사리고 낑낑댄다. 그럼 인간은 어떤가. 그 실제 모습을 한국당이 보여주고 있다. 양심을 떼어 낸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더러운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카메라에 얼굴을 내밀고 떠드는 얼굴 가죽을 벗겨내고 보면 거기에는 무엇이 있을까. 위선의 덩어리가 있다.

■이제 국민의 몫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옛 5.18묘지(민족민주열사묘역).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옛 5.18묘지(민족민주열사묘역).

한국당에는 윤리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5·18을 폭동이라고 망언을 토해냈던 인간들이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결과는 이종명은 제명, 김진태·김순례는 유예다. 왜 유예인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했기 때문이란다. 당규에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한다.

국민이 웃는다. 지금 한국당이 당규를 들먹일 때인가. 국민의 분노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가. 모를 리가 있는가. 잘 알 것이다. 알면서 그따위 짓을 한단 말인가. 그러나 한국당은 할 수 있다. 국민을 개떡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의 여론이나 분노 따위를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 지 오래다. 조금이라도 국민감정을 의식했다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매도했을 때 당장 당에서 추방했어야 옳다. 그것이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인간이 할 행동이다.

나경원이 뭐라고 했는가. 5·18 망언은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거부된 5·18 조사위원을 재추천하겠다고 했다. 망동이다. 그래. 잘 해 봐라. 폭도들이 일으킨 폭동인가. 왜 공부를 했는가. 왜 법을 공부했는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망언을 토해낸 한국당을 이제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한다면 국민의 자격도 없다. 한국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여론조사 결과다. 어떤가?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이 폭도들의 폭동인가.

인간은 다양하게 평가를 받는다. 평가에 기준은 무엇인가. 상식이다. 정상적인 인간은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정상적인 인간으로 평가받는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폭동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당연히 인간으로 평가할 수 없다. 5,000여 명이 넘는 죄 없는 국민이 죽고 행방불명이 되고 불구가 됐다.

법은 이들의 정당한 투쟁을 인정했다. 5·18 망월동 묘역에 가보라. 그들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도적 같은 심장을 가진 인간이라 할지라도 망월동 묘역에 가면 숨을 죽일 것이다.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의 망언을 들어야 하는 국민들은 얼마나 불행한가.

그 망언을 토해내는 인간들이 정치지도자가 되겠다고 전국을 누비며 여전히 망언을 토해낸다. 스스로 정신이상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김진태의 카우보이모자

지난 16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역사왜곡 규탄 광주시민궐기대회. ⓒ광주인
지난 16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역사왜곡 규탄 광주시민궐기대회. ⓒ광주인

김진태. 자신의 꼴을 한 번 보라. 어떤가. 멋있는가. 카우보이모자를 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서부개척 시절 인디언 원주민을 학살하던 카우보이를 연상했는가.

미국 기병대는 인디언을 토벌한다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학살했다.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는 김진태가 설마 미 기병대 사령관을 생각해 내지는 않았겠지.

꼴값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자신이 꼴값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아무리 정신줄을 놓고 산다 해도 이건 너무 아니다. 고등고시. 검사. 국회의원. 그 이상 더 말을 말자.

김순례가 열변을 토한다.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하면 개헌 저지선을 놓치게 된다. 우리는 고려연방 국가로 전락하고 대한민국은 간판을 내려야 한다.”
“떳떳하게 할 말을 하는 자유한국당의 여전사가 되겠다.”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김순례가 한국당의 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황교안·오세훈은 뭘 하고 있는가. 모두가 오십 보 백 보다.

잡힐 줄 알면서 도둑질하는 놈은 없다. 그러나 도둑은 반드시 잡힐 흔적을 남긴다. 한국당 당 대표로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는 집권의 꿈을 꾸고 있는가. 잡힐 줄 모르고 도둑질하는 도둑과 같다는 생각이다.

한 가지 방법은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당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국민은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잘 안다.

한국당은 새로 태어난 후에 정치를 해야 한다. 총선이 코앞이다. 오물통에 버려야 할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가. 제대로 공천을 하고 국민의 심판을 겸손하게 기다려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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