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주시 주도 경차 완성형 조립 생산공장 합작법인 '협약'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약 530억원 투자, 19% 지분율

경차급 SUV 개발해 생산 위탁 후 완성차 공급 받아 국내 판매
연 16만대 경차시장 진입…아토스 단종후 20년만에 재진출판매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인 경자동차 생산 조립공장 합작법인에 주주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에 최대주주(21%, 590억원)로 참여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모든 투자자를 모집, 주주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31일 광주시가 제시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 최종안에 합의하고 광주시와 1차 투자 협약을 맺었다.

최종안은 이날 오전 광주시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공동결의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및 ‘적정임금 관련 부속 협정서’를 토대로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마련했다.

현대차 등의 투자는 신설법인 설립 시점에 집행된다.

현대차가 첫 투자자로서 합의한 투자 협약에 따르면 신설법인은 자본금 약 2,800억원 등 총 7천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이원희(오른쪽)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1일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광주형 일자리- 경자동차 조립생산공장 투자 협약서'에 서명하고 기념
이원희(오른쪽)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1일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광주형 일자리- 경자동차 조립생산공장 투자 협약서'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광주시는(광주시가 출연하는 투자자) 자본금의 21%인 약 590억원을 출자한 최대주주이며, 향후 약 1,680억원 규모의 60% 지분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역사회, 산업계, 공공기관,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약 530억원을 출자, 19%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다.

신설법인의 완성차 위탁생산공장은 빛그린산단내 약 62만8,099㎡ 부지에 10만대 규모로 건설되며, 새로운 투자자 유치 등 광주시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1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하며, 투자자의 일원으로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신설법인의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기로 했다"며 "신설법인은 이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메이커들의 차량 위탁 생산을 유치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법인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 수준(주 44시간 근무 기준)으로 시작하며, 광주시의 공동복지 프로그램 및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정부지원까지 등 사회적 임금 등이 지지원된다. 

또 광주시는 빛그린 산단 투자 기업 직원들을 위해 행복주택 및 공공임대주택, 직장 어린이집, 운동시설 등 주거·교육·의료·문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설법인은 노사로 구성된 ‘상생노사발전협의회(이하 상생협의회)’에서 제반 근무 환경 및 조건에 대해 상호 성실히 협의하고,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신설법인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현대차가 밝혔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 투자규모의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등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광주시 완성차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신설법인에 생산을 위탁,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한다"면서 "현대차는 "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연봉 3,500만원(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 주 44시간 근무기준)의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경쟁력 있는 경차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차 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수요의 약 9%(지난 5년 평균)를 점유하고 있는 중요 시장이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 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가 단종된 이후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경차 가격 대비 국내 생산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국내 산업수요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경차시장을 포기해야만 해 그동안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50%에 육박하던 현대차 점유율은 2015년 3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 2018년 39.8%로 좀처럼 40%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차, 한국GM이 양분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아차가 모닝, 레이를 통해 9만959대, 한국GM 스파크가 4만7,245대 등 13만 8,89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8만6,063대, 한국GM 3만9,868대 등 12만7,429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를 포함 전세계적인 SUV 인기로 인해 승용차 위주의 경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신차를 통해 경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차 시장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SUV로 신차를 개발해 승용차 중심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차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SUV 시장(수입차 제외)은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에서 33.5%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SUV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2021년 하반기 경SUV까지 출시해 경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 다양한 SUV에 대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며 "현대차의 국내 점유율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와 민주노총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이 하강세에 위축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노사정이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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